무더위가 지속되며 유독 곤욕스러운 사람들이 있다. 무좀 환자들이다. 한번 무좀균의 포로가 되면 좀처럼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다. 일단 무좀이 생기면 발가락 사이가 짓무르거나 발바닥과 발가락 각질이 하얗게 일어나기도 한다. 시도 때도 없이 간지러워 벅벅 긁기도 한다. 특히 발에 땀이 차는 여름은 기분 나쁜 냄새가 더 나는 것 같다고 환자들은 말한다. 답답하지만 샌들을 신기에도 곤란하다. 게다가 장마철의 습한 환경은 무좀균을 더욱 활개 치도록 만든다.

무좀은 피부사상균(곰팡이 일종)이 각질층에 침투해 생기는 피부병이다. 따라서 무좀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균이 살기 어려운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샤워 후에는 발가락 사이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좋고 항진균 양말을 신는 것도 방법이다. 또 구두는 서너 켤레를 준비해 충분히 내부가 건조해진 다음 신어야 한다. 사무실 같은 곳에서 오랫동안 구두를 신고 있어야 한다면 통기성이 좋은 실내화를 신는 것이 도움 된다. 간혹 무좀 치료를 위해 식초나 레몬 물에 발을 담그는 민간요법으로 치료를 시도하는데, 이는 피부에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발에 피부병에 생겼다고 무좀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접촉성 피부염이나 농포선 건선 등도 무좀과 증상과 양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무좀균 검사(KOH, 과산화칼륨액 도말 검사법)로 진단하거나 환자에 따라 진균 배양검사, 피부 조직 검사를 적용할 수 있다. 무좀을 진단받았다면 향진균제를 처방받아 바르거나 먹어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손발톱까지 무좀이 옮겨갔다면 얘기가 다르다. 진균에 의해 손발톱이 점점 두꺼워지고, 유백색 혹은 황갈색으로 변하고 파괴되기도 한다. 무좀균이 손발톱 밑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에 치료도 쉽지 않다. 손발톱무좀이 생겼다면 우선 바르거나 먹는 약을 고려한다.

바르는 약은 매니큐어와 유사한 향진균제를 병변에 발라 무좀균이 세포막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최소 6~12개월 정도 걸린다. 먹는 약을 적용할 수도 있다. 단 고혈압, 당뇨병, 다른 피부질환이나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위장장애 등의 위험성이 있어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신장과 간 기능이 저하된 사람이나 임산부과 수유부는 사용이 어렵다.

최근에는 먹는 약이나 바르는 약이 아닌 레이저로 손발톱무좀을 치료하기도 한다. 핀포인트 레이저를 이용한 손발톱무좀 치료법은 지난해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로 등재된 후 환자들의 관심과 기대가 크게 높아졌다. 손발톱무좀 레이저 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라 강도를 조절하며 치료가 가능하고 엄지발톱 기준 5분 정도로 시술 시간이 짧다. 치료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해 직장인과 중장년층, 여성들까지 쉽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증상 호전 정도에 따라 한 달 간격으로 치료를 반복하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