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신들의 강점을 극적으로 키우는 한편, 창조적인 기술력으로 신기술을 개척하는 투트랙 전략을 영리하게 구사하는 곳이다. 당연히 성적도 훌륭하다. ‘시장을 선도하는 확실한 글로벌 1등 기업’이라는 모토가 말하듯 한상범 부회장이 취임한 2012년부터 LG디스플레이는 15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나아가 2009년부터 대형 디스플레이 분야 7년 연속 세계 1등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으며,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2015년 기준 연매출 28조3839억원과 영업이익 1조6256억원의 실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매출의 90%가량을 수출을 통해 해외로 판매하는 지점도 글로벌 전략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대표하는 강력한 플레이어다.

▲ 출처=LGD, 신한금융투자

글로벌, 그리고 OLED

시장조사기관 IHS는 현재 글로벌 디스플레이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가 2015년 4분기 기준 4275만장의 대형 패널을 출하해 23.8%의 점유율을 기록해 글로벌 시장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LG디스플레이는 9.1인치 이상 대형 디스플레이 출하량 기준, 2009년 4분기 이후 25분기 연속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 1위를 유지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출하량, 매출(28.9%), 면적(24.6%) 등 모든 부문에서 1위를 이어가며 적수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OLED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상범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남다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사들보다 한 발 앞서 미래를 준비해 왔다”며, “디스플레이 산업이 어떤 환경에 처해지더라도, 항상 수익을 낼 수 있는 강한 기업을 만들 것과 기본을 지키며 고객의 가치를 창출해 시장을 선도해 가는 리더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전략은 간단하다. OLED를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선정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한편, LG그룹 차원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대단위 플랫폼 전략을 구사하는 방법론이다. 특히 OLED의 경우 LCD 대비 화질과 디자인 측면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미래 디스플레이 제품 구현에 최적의 기술로 여겨진다. 가장 완벽한 ‘블랙(Black)’을 표현해 LCD가 결코 구현할 수 없는 무한대의 명암비를 자랑하며 풍부하고 정확한 색 표현과 LCD보다 1000배 빠른 응답속도, 전반적인 화질적 측면에서도 OLED는 미래의 디스플레이로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자체발광의 매력이 더해진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로 백라이트가 필요 없으며 초박형 구현이 가능해 투명, 플렉서블, 벤더블과 같은 미래형 제품 구현에 최적의 기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디스플레이 응용 영역이 무한대라는 뜻이다. 신한금융투자 소현철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1분기는 비수기로 분류되어 글로벌 LCD TV 판매량은 4분기 대비 30.5% 감소했으나 UHD OLED TV 판매량은 9.3% 감소에 그쳤다”며 “OLED TV가 퀀텀닷 TV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색 재현율, 명암비 등 모든 영역에서 앞서 있고 프리미엄급 TV 시장에서 OLED TV가 소비자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OLED의 기술적 장점과 혁신적 디자인 가능성을 토대로 OLED를 통해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의 판도를 바꿔나갈 방침이다. 특히 OLED의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한국을 제외한 다른 업체들이 양산단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강력한 기술력으로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복안이다.

계획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3년부터 다양한 OLED TV용 패널공급을 시작하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열었으며, 2014년에는 중국의 스카이워스(Skyworth), 콘카(Konka), 2015년 일본 파나소닉 등 다양한 고객사들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 17일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쑤저우에 위치한 중국 특허청 장쑤심사센터에서 70여명의 전자분야 특허심사관들을 대상으로 OLED 주요 기술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 CTO 강인병 전무가 OLED 등 주요 기술을 소개하고 OLED 연구팀의 정상훈 수석연구원이 POLED(플라스틱 올레드)기술에 대해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설명회는 LG디스플레이의 앞선 기술력을 현지에 확실히 인식시키고, 특허청과의 교류와 협력의 장을 마련하는 것에 있다는 평가다. 나아가 중국의 특허 출원, 등록과 보호에 있어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특허경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 중국 특허청 설명회. 출처=LG디스플레이

현재 LG디스플레이는 2015년 OLED 사업부를 신설해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완결형 체제 구축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보여줬으며 2016년 대형 OLED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나아가 플렉서블 OLED는 기존 스마트폰 및 웨어러블 판매를 더욱 확대하는 한편 폴더블, 자동차용 등 차별화 제품에 대한 준비도 착실히 추진해 나가고 있다.

더불어 총체적 생태계 창출에도 나서고 있다. 대형 OLED에서는 종이처럼 얇은 월페이퍼(Wall Paper) 디스플레이와 투명 TV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군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신시장을 창출하고 중소형 OLED 분야에서는 플렉서블 OLED에 집중해 웨어러블 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자동차용 및 폴더블 시장도 고려 가능한 선택지다.

또한 OLED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고객사를 포함, 장비 및 소재업체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강력한 OLED 에코 시스템(Eco System)을 만들어 OLED의 전후방 사업군 모두 장악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파주 8세대 OLED 패널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총 3만4000장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서 55, 65인치의 커브드(Curved) UHD OLED와 77인치 가변형(Variable) UHD OLED 패널 등 초고해상도 및 곡면 디자인의 다양한 OLED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 파주 공장. 출처=LG디스플레이

최근에는 2017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2만5000장 규모의 8세대 OLED 라인을 추가투자하기로 확정해 눈길을 끈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3만4000장 규모의 8세대 라인에 2만5000장의 라인을 추가로 확보하는 방식으로 월 6만장 규모의 8세대 OLED 생산 라인을 갖추게 된다. 나아가 플라스틱 OLED를 미래 성장기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전략 아래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자동차 등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제품도 양산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 4.5세대 플라스틱 OLED 생산라인에서 월 1만4000장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최근에는 폴더블(Foldable)과 대화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플렉서블 라인에도 1조5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 111인치 웨이브 디스플레이. 출처=LG디스플레이

그 결과 다양한 신제품이 등장해 업계의 시선을 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CES 2016에서 세계 최초로 곡률반경 30R을 구현한 18인치 롤러블(Rollable)을 포함해 회로 등이 하단으로 매립되어 종이같이 얇아 보이는 디자인 콘셉트의 55인치 페이퍼씬(Paper-Thin) OLED TV, 65인치 오목(Concave)‧볼록(Convex) OLED 등 미래 콘셉트 제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LG디스플레이는 2015년 7월 경북 구미에 1조500억원 규모의 6세대 플렉서블 OLED 신규라인(E5) 투자를 결정한 바 있으며, 11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로 OLED 중심의 P10 공장 건설 등에 총 1조8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확정했다. P10에는 총 10조원 이상이 투자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 출처=신한금융투자

OLED만? LCD도 있다

OLED의 강점과 더불어 그동안 LG디스플레이가 7년 연속 글로벌 시장점유율 1등을 차지하고 있는 LCD 분야에서도 나름의 차별화 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TV와 IT사업 분야에서는 초대형과 IPS 등 차별화 제품을 핵심으로 삼는다. 특히 TV는 M+를 바탕으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UHD 시장에서 확실한 시장 지배력을 보여준다는 방침이다. UHD 시장에서 저전력/고휘도(M+) 기술과 가볍고 얇은 디자인(Art Slim)의 결합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한편 HDR(High Dynamic Range) 제품 등 프리미엄 비중 확대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미래 사업 방향과 관련해 한상범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는 고객 가치를 제고하고, 고객의 사업 성공을 돕기 위해 차별화 기술을 끊임없이 확보하고 경쟁사들보다 한 발 앞서 미래를 준비해 왔다”며, “비록 시장 환경은 점점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LCD 사업에서 수익 확보에 주력하고, OLED로의 성공적인 사업 전환을 철저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LG디스플레이는 LCD와 OLED를 아우르는 다양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업계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여기에 최정상의 위치에 섰음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후발주자의 추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오로지 전진만 있고 방심은 없다. LG디스플레이의 현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