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대맹선에 군사 80명, 중맹선에 60명, 소맹선에 군사 3, 40명이 승선합니다. 거북선의 인원들 중에 40명은 노를 젓고, 20명씩 양편으로갈라서 20명씩 번갈아 노를 젓고, 72명은 72구멍의 대포(천지포, 현자총통)구멍에 각 1명씩 맡고, 36명은 포수의 번을 번갈아 드는 사람들이고, 나머지 12명은 거북의 머리 안에 불을 놓아 거북의 입으로 독한 연기를 토하게 하는 책임과 취사와 청소를 맡았습니다.”

“음! 거북선의 입에서 오호호 하는 산과 바다가 진동하는 길고도 흉물스러운 소리가 나며 그 뒤를 이어 시커먼 연기가 나오고 또 그 뒤를 이어서 대완구(大碗口=조선 시대 화기의 한 가지인 대형의 화포, 직경30cm되는 쇠나 돌로 만든 둥근 탄알을 내쏨)소리, 지금의 대포소리와 함께불빛이 하늘을 찌를 듯하며 무수한 불화살이 혜성같이 바다 위 하늘로쏟아져 나갔다.

그러자 좌우현에 걸린 20개의 노가 일시에 물을 당기니 크나 큰 거북선이 바람과 물결을 일으키며 쏜살같이 앞바다로 내달으며, 좌수영 앞바다를 몇 바퀴 돌으니, 관람객들은 경탄하고 환호하기를 우레와 같이 할 때 ‘사또! 이런 거북선이 한 20여 척만 있다면, 일본뿐 아니라 천하에 무서운 것이 없겠습니다’하고 취한 듯이 기뻐하는 사람은 옆에 있던 정운과 ‘정충부국’이라고 검명을 새기고 있는녹도만호, 기타 몇 사람만 뿐이었다. 
당시에 대장이니, 병, 수사니 하는 축들이 이름은 군직이라 하더라도 아마수군에 무엇인지를 아는 이가 몇 사람이 안 되었고, 거북선의 위력은 다른 병선 수십 척을 당적 할 만하였으며, 속력이 다른 배보다 빨랐으며, 적을 쏘아 죽이기는 해도 적은 나를 쏘아 죽일 수는 없고, 전후좌우에72개의 포구가 있기 때문에 일시에 방포를 하고, 불화살을 쏘면 전신에불이요, 화살이어서 적선이 감히 접근할 수 없고, 배의 중요한 곳에는철갑을 덮고 예리한 송곳과 칼날을 수없이 박았으니 적이 아무리 불을놓으려 해도 불이 붙지 않고, 배 등에 뛰어 오르려 해도 송곳과 칼날에찔려 죽게 되고, 입으로 연기를 토하여 몸을 감추고 배가 크기 때문에음료수와 군량을 많이 실어서 오래 항해할 수 있었는데,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시없는 군선이었다.”

“네, 참으로 훌륭한 인격을 가진 장군이 아니었다면, 거북선의 탄생은 없었을 것이니, 생각할수록 아찔해집니다. 거북선의 제원은 길이가 113척(약32m)이요, 거북머리의 넓이가 12척(3m60cm)이오.허리넓이가 5척(7m50cm)이오. 거북꼬리 넓이가 8척(2m40cm)이오. 두께는 모두 다 4촌이요, 이물의 높이가 4척이오. 좌우에 천자포구 하나씩을 뚫었고, 고물 높이가 8척이요, 한 폭 널빤지에 구멍을 뚫어 키를끌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물에는 거북의 머리를 용의 머리로 만들었으니, 길이가 12척이요, 넓이가 3척이며, 그 속에 유황과 염초를 피워 입을 벌리고 연기를토하면, 안개와 같아 적으로 하여금 거북선을 보지 못하게 하였다.”

“네, 거북선 위에는 갑판을 덮고, 십자행의 길을 내어 아군이 그 길로 통행하게 하였으며, 길 밖에는 전부 예리한 송곳과 칼날을 꽂아 접촉할 곳이 없게 하고, 그 위에는 짚으로 만든 자리를 덮어 송곳과 칼날이 꽂힌줄을 아무도 알지 못하게 하였고, 꼬리에는 키를 꽂아 배의 방향을 돌리고 전후좌우에는 72개의 구멍을 뚫어 그 곳으로 대포와 불화살과 화살을신출귀몰하게 쏘아댔답니다.”

“그리고 거북선의 등에는 거북무늬를 그려 바다에 뜨면 물결과 흡사하게보여 일종의 보호색이 되고, 앞가슴에는 쇠닻을 매었다. 한 쪽 등에는 1척 5촌 되는 긴 틈을 내어 돛대를 세우고, 누이고를 편리하게 하였다.”

“네, 거북선에서 사용하는 대포는 2종이 있으니, 그 이름은 ‘대완구’와‘불랑기’라 하였고, 대완구의 위력은 불랑기보다 그 파괴력이 10배 이상이나 되고, 불랑기의 위력은 당시에 일본군이 사용하던 조총보다 수십배 이상이나 되었습니다. 이순신장군은 일본에서 조총을 사용한다는 것을 정보를 통해 미리 아시고, 저들은 조총을 사용하면 우리는 대포를 사용한다는 계산을 이미 다 해놓았으니 대단한 일입니다.”

“암! 그렇다마다, 일본보다 앞선 무기를 개발하여 전쟁에 대한 준비를 했다는 것은 이순신장군의 위대한 업적 중에 제일이라고 하겠다.”

“네, 장군은 수완 있는 철공을 불러들여 대완구의 제조에 몰두하여 많은개량을 했고, 이밖에도 ‘대장군전’이란 대포철환을 발명해 내셨는데, 적선을 파괴하기는 첫째로 거북선이요, 둘째로 대장군전이요, 셋째로 불랑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