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롯데 주주들은 다시 한 번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었다. 

일본 롯데 홀딩스(HD)는 25일 오전 9시 도쿄도 신주쿠 구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정기 주주 총회를 열었다.

이날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지난 3월 임시 주주총회와 동일하게 신격호 명예회장과 자신의 경영 복귀, 그리고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의 교체를 제안했다. 신 전 부회장은 한국 검찰이 롯데 그룹 비자금 의혹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을 근거로, 신동빈 회장이 그룹의 총수로써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주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앞서 신 전 부회장은 한국에서 롯데 그룹의 논란이 제기되자 ‘롯데 경영정상화를 위한 모임'이라는 일본어 홍보사이트를 통해 긴급성명을 내는 등 전방위로 신동빈 회장을 압박했다. 동시에 롯데홀딩스 상장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1인당 최대 25억원을 보상하는 베네핏 프로그램, 1000억엔(약 1조원)의 사재출연을 통한 복지확대 등을 내세웠다. 이는 신동빈 회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지 세력이 부족한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내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됐다.

주총 승리의 ‘키’는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 과장급 이상 130여명으로 구성된 종업원지주회였다. 종업원지주회는 롯데홀딩스의 지분 27.8%를 보유하고 있는 2대주주로 롯데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이후 열린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모두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의결권을 기준으로 신 전 부회장과 신격호 명예회장의 주식 지분은 약 3% 정도(광윤사 포함)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신 전 부회장에게는 27.8%의 지분을 보유한 종업원지주회 주주들을 설득해 자신을 지지하게 만드는 것이 신동빈 회장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일본의 주주들은 신동빈 회장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 의사를 표하며 신 전 부회장이 제안한 안건들을 기각시켰다. 사실 이는 주총 이전부터 어느정도 예상됐던 결과였다.  

종업원지주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은 대표적인 신동빈 회장 측 인사였다. 심지어 종업원지주회 의장은 주총 이전에 쓰쿠다 사장에 이미 의결권을 위임해 놓은 상태였다고 전해졌다.

신동빈 회장 측은 “이번 정기 주주총회는 지난해 그룹의 실적을 평가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였을 뿐”이라며 “신동빈 회장에 대한 일본 주주들의 변함없는 지지의사를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