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가를 버리고 스카이를 선택한 팬택의 새로운 스마트폰, 모델명 IM-100이 22일 공개된다. 'I am back'을 연상시키는 모델명에 팬택의 간절함이 엿보인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법정관리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 등 몇번의 변곡점을 거치며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가닥을 잡은 IM-100의 시장 파괴력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출처=루리웹

맷돌춤과 함께 돌아왔다!
현재 팬택은 IM-100 티저광고를 통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배우 박기웅이 10년전 자신이 팬택 CF에서 보여줘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던 푸시캣돌스(The Pussycat Dolls)의 ‘돈차(Don't Cha)’를 들으며 '맷돌춤 각성'에 돌입하는 영상이다. 팬택의 영광스러운 과거를 깨우는 컨셉으로 보인다. 팬택의 CF는 신인배우의 등용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티저광고의 맷돌춤은 다른 측면에서도 의미심장하다. 실제로 업계에서 박기웅의 맷돌춤이 IM-100에 탑재되는 휠키를 상징한다는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휠키는 음향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이며 자체 음악 프로그램인 원플레이어와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확실한 스펙은 나오지 않았지만 IM-100의 후면에 황금색 원형버튼을 탑재시키는 방식이 유력하다. 휠키를 돌리는 것을 맷돌춤으로 연상시킨다는 뜻이다.

▲ 출처=티저광고 캡처

SK텔레콤과 KT를 통해서만 출시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계열사인 LG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을 취급하고 있어 IM-100을 운용하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국립전파연구원의 전파인증 및 기타 유출된 스펙을 보면, IM-100은 스냅드래곤420에 5.35인치 풀HD, 2GB램에 32GB 내장 스토리지가 유력하다. 카메라는 후면 1300만, 전면 500만이며 배터리는 3000mAh다. '특별한 부가기기'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립전파연구원에서 전파인증을 마친 모델명 SL-100, 특정소출력 무선기기로 확인된다. 블루투스 스피커 및 무선충전기가 유력하며 WPC의 문선충전 표준 규격인 QI인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스펙으로만 보면 IM-100은 중저가 스마트폰이 확실시된다.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30만원대가 유력해 보이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근 중저가 라인업과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유출된 스펙이 맞다면 '음악 사용자 경험'에 상당히 집중한 분위기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SL-100이 무상으로 제공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 SL-100. 출처=WPC

성공을 위해 넘어야 할 '길'
IM-100이 베가를 버리고 스카이를 택한 이유는 '초심'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피처폰의 전설인 스카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저가 라인업 바람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현 상황에서 SK텔레콤과 KT가 대대적인 마케팅을 준비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IM-100의 미래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비관적인 시각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중저가 라인업이 각광을 받고있는 것은 맞지만, 이러한 관심이 꼭 IM-100에 집중될 개연성은 낮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팬택은 자금난을 겪으며 삼성전자 및 LG전자처럼 시장에서 꾸준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과거에 대한 향수'만으로 냉정한 게임의 법칙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라는 말도 있다.

애플처럼 프리미엄을 지향하거나 삼성전자 및 LG전자처럼 막강한 브랜드 효과를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고질적인 AS 미비 등이 조금이라도 재연될 경우 초반 기세가 쉽게 꺾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는 팬택의 '결정적 과오'가 되풀이 될 가능성에 주목한 시나리오지만 현 상황에서 가장 유력한 실책 가능성으로 꼽힌다. 나아가 LG G5의 사례에서도 확인됐지만 초반 물량공급은 지속적인 흥행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 지점에 대한 불안감도 엿보인다.

최근 스마트폰 업계 분위기가 프리미엄과 중저가를 아우르며 하드웨어 기기 그 자체로만 승부를 보는 시대는 지났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페이처럼 특별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야 하지만 팬택의 IM-100이 이러한 강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뜻이다. 다른 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팬택이 중심이 되는 스마트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외적인 문제도 있다. 현재 통신업계에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논란이 거세지며 소위 보조금 상한제 폐지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만약 보조금 상한제가 폐지되면 막강한 마케팅 비용 및 보조금을 감당할 수 없는 팬택은 규모의 경제를 내세운 경쟁자를 이겨낼 여지가 낮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 출처=팬택

하지만 고무적으로 보는 쪽은 '스카이'라는 브랜드 파워와 팬택에 대한 믿음, 나아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존재감을 꼽는다.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의 오포와 비보가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처럼 팬택이 한국의 오포, 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중저가 라인업 자체가 막강한 존재감을 가진다는 말도 나온다. 게다가 IM-100의 스펙을 다른 30만원대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상당한 고스펙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뜻이다.

결국 22일 팬택의 발표에 모든 것이 달렸다. 이용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히 환영할만한 일이며, 이는 생태계 다양성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팬택의 도전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