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의 확대로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핵심소재인 ‘리튬’(Lithium)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직접 생산하는 업체가 없을뿐더러 관련 상품조차 없어 해외 투자가 필요한 상황.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리튬ETF’가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관련 상품 투자를 위해서는 해외거래가 가능한 증권사에서 해외계좌 개설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리튬이온전지 시장 2020년에 41조원 규모로 성장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을 필두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의 경우 환경문제를 고려해 전기차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15년 약 22만대로 추산되며, 오는 2020년에는 200만대로 급성장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도 확산 추세다. 테슬라는 기가팩토리를 통해 2016년 4분기부터 배터리셀을 생산할 방침이다. 오는 2018년 완전 가동에 들어갈 경우 테슬라는 50만 대의 전기자동차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규모를 갖추게 된다.

국내에서도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의 업체들을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기차 시장 확대는 사용되는 배터리 ‘리튬이온전지’의 핵심 물질인 ‘리튬’의 수요도 자연스럽게 확대시키고 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기존 IT제품들의 배터리에 비해 고용량을 필요로 한다. 자연히 배터리당 투입되는 리튬의 양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통상적으로 스마트폰 배터리 한 개에는 리튬이 5~7g 들어가지만 전기차는 한 개당 40~80kg이 필요하다. 전기차 한 대에는 스마트폰 1만 대 분량의 리튬이 필요한 셈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전 세계 리튬이온전지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4억5800만달러(약 17조원)에서 2020년에는 377억1600만달러(약 4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출처=신영증권

주요 업체 미국‧중국‧호주에 밀집

리튬 중에서도 상업성 있는 리튬 매장은 남미 지역에 절반 가까이 묻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가 만나는 지역을 중심으로 상당량의 리튬이 매장되어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지질조사소(USGS)에 따르면 리튬 전체 매장량 중 절반이 칠레에 존재하며 중국, 아르헨티나, 호주 순으로 많은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매장량에서는 남미와 중국이 많지만, 생산량은 호주 1위이다. 칠레가 호주 다음으로 많은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 중국, 짐바브웨, 미국 등도 주요 생산국 중 하나이다.

업체별로 보면 전세계 1위 리튬 생산 기업은 미국의 앨버말(Albemarle, ALB US)사가 있다. 이 회사는 전체 매출 중의 절반 가량은 석유 정제 및 화학적 표면처리 부문이 차지하며, 나머지 절반은 브로민, 리튬 등 첨단 소재 부문이 차지한다.

SQM도 주목할 만한 업체로 평가받는다. 이 회사는 질산염 생산회사로 시작한 비료업체다. 현재는 비료 부문이 전체 매출의 65%를 차지하며 요오드, 리튬, 산업용 화학물질 등이 나머지를 담당한다.

SQM은 1997년 처음 탄산리튬을 생산했으며, 추출한 리튬을 탄산리튬이나 수산화리튬으로 정련해 판매한다.

화학회사인 FMC도 리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직 회사 전체 매출에서 리튬이 차지하는 비중은 7% 가량이다. 2016년 매출 가이던스는 32~35억 달러이다.

오로코버(Orocobre)는 아르헨티나에 설립된 산업용 화학 및 광물 기업이다. 리튬, 탄산칼륨, 붕소(boron) 등이 주요 생산 품목이다. 지난해 2분기부터 탄산리튬 생산에 돌입했으며 1만7500t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갤럭시 리소스(Galaaxy Resources)는 리튬 생산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하는 호주 기업이다. 지난 2013년 6월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해 총 4억 달러 이상의 부채를 0.2억 달러 수준으로 줄였다.

이 회사는 아르헨티나에서 리튬 및 탄산칼륨 생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연 생산능력은 리튬 2만5000톤, 염화칼륨 9만5000톤 정도로 추정된다.

쓰촨 티엔지리튬(Sichuan Tianqi Lithium Industries)은 중국 리튬 1위 기업이다.

1997년부터 중국과 캐나다 리튬 생산 시설에 투자하고, 배터리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분야까지 밸류체인을 확장해왔다.

해외거래 가능 증권사 계좌개설해야

다만 국내 투자자들이 이들 업체에 투자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상장된 기업이 아니라 해외에 직접 투자를 해야 하고, 관련 파생상품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천원창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리튬 생산 빅3 기업인 앨버밀, SQM, FMC는 뉴욕에 상장돼 있지만 다른 기업들은 호주, 캐나다, 중국 등에 상장돼 있다”며 “국가별 제도와 인프라가 제각각인데다 관련기업 정보가 다소 취약한 점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뉴욕 거래소(NYSE Arca)에 상장된 리튬 ETF(LIT)는 상대적으로 편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글로벌X사가 운용중인 이 상품은 2010년 7월22일 상장됐다.

해당 ETF를 구매하려면 해외거래 가능 증권사에서 계좌를 개설한 뒤 주식투자 하듯 상품을 매입하면 된다.

이 상품은 올해 6월10일 기준 시가총액은 8544만 달러이며, 6개월 평균 거래대금은 123만 달러다. 리튬, 리튬전지용 물질, 리튬전지, 전기차 등 리튬 관련 밸류체인 각 부문에 속한 기업들을 편입하고 있다. 테슬라, BYD, 파나소닉과 더불어 삼성SDI, LG화학, 비츠로셀 등 25개 업체가 포함돼 있다.

편입 비중은 FMC(20.5%), SQM(9.9%), 오로코버(7.5%), 엘버말(5.8%) 등 리튬을 직접 채굴하는 기업의 비중이 높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절반 가량은 리튬을 직접 채굴하는 기업이다. 편입 기업들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테슬라의 편입 비중은 3.7%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