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전문적인 미술 교육을 받아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정해진 엘리트 교육을 받지 않아도 훌륭한 작가가 되는 일도 종종 있다. 스트리트 팝아티스트 미스터 브레인워시가 그런 경우다. 그는 정규 미술교육 없이도 현재 가장 ‘핫’한 인기를 구가하는 작가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1966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미스터 브레인워시, 그의 본명은 티에리 구에타이고 미스터 브레인워시는 그가 작가로 커리어를 시작하면서 붙은 닉네임이다. 그는 고향은 프랑스이지만 미국으로 건너와서 L.A 거리에서 구제 옷 장사를 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의 사촌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거리의 예술가로 길거리에 ‘인베이더’ 캐릭터를 붙이고 다니는 작업을 한다. 그는 사촌의 영향을 받아 거리예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영상으로 기록하는 것에 집착하던 미스터 브레인워시는 밤마다 카메라를 들고 길거리에 나가 거리의 예술가를 촬영했다.

예술계의 거물로서 그가 그린 벽화는 수억이 넘는 가격에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한몸에 받는 작가 뱅크시와의 만남이, 미스터 브레인워시의 미술 세계에 또 한 번의 터닝포인트가 된다. 얼굴이 한 번도 언론에 노출되지 않은 상당히 미스터리한 작가인 데다, 속 시원한 ‘사이다’ 메시지를 담은 사회비판 벽화로 논란의 중심이기도 한 뱅크시와의 만남은 미스터 브레인워시를 뒤흔든다.

그는 자신이 동경하는 뱅크시의 작업을 촬영했다. 뱅크시의 작업을 촬영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그는 뱅크시의 권유로 거리의 촬영가가 아닌 거리의 예술가가 되어 자신의 작품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의 미술 교육은 학교가 아닌 거리에서, 교수가 아닌 작가에게서 받게 된 셈이다. 그의 작품이 생생한 생명력으로 팬들의 광적인 사랑을 받게 된 것은 이같은 배경이 가져온 강한 매력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정석(定石)이 아닌 다름에서 오는 매력은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에 일종의 동경과 같은 감정을 끌어낸다.

▲ 위키피디아

미스터 브레인워시의 첫 솔로 전시는 그의 예술의 고향 로스엔젤레스(LA)에서 뜨거운 햇빛이 강열한 2008년 여름에 개최되었다. 그의 전시 ‘인생은 아름다워(Life is Beautiful)’는 헐리우드의 TV 스튜디오를 개조한 공간에서 이루어졌는데, 그 때문인지 당시 전시되었던 20피트 높이의 로봇, 2만권의 책으로 이루어진 피라미드, 에드워드 호퍼의 영화 <밤을 새는 사람들>의 실제 크기 세트장의 작품이 작가의 색깔과 함께 확연히 돋보였다.

2008년 그의 첫 전시는 성공적이었다. 수천명의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보기 위해 전시 오픈 첫날부터 몰려들었고, 3개월 연장 전시와 5만명의 방문객과 이후 그의 행보가 그날의 전시가 얼마나 인상이 강렬했는지 알려주고 있다. 많은 음악인들과의 콜래버레이션, 브랜드와의 콜래버레이션, 전 세계에서 진행되는 그의 전시들, 그의 작품에 열광하는 팬들이 넘쳐난다.

어떤 이들은 언론 때문에 그의 전시가 대박 났다고 말한다. 실제로도 뱅크시가 그의 전시회 오픈을 축하며 축하 글귀를 크게 프린팅해서 길거리에 걸고 그것을 신문사에서 기사화했지만 그 때문만은 아니었다. 반드시 그의 작품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미스터 브레인워시의 첫 번째 한국 전시가 이달 21일부터 시작된다. 그도 작품과 함께 한국에 온다고 한다. LA의 그의 전시 열기가 한국에 기분 좋게 상륙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