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플레인은 매장마다 해당 업장의 관리총괄을 맡고 있는 책임자가 있다. 주방에는 주방장, 홀에는 매니저가 그 책임자들이다. 본사에 있는 경영진은 모든 매장의 운영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반면 각 매장을 성(城)으로 비교한다면 주방장과 매니저라는 두 명의 성주(城主)가 각 성을 튼튼히 지키는 임무를 부여받고 있는 셈이다.

얼마 전 차이나플레인 선릉점의 주방장과 매니저가 교체되었다. 성주가 없는 상태로 성을 둘 수는 없는 법이다. 새로운 주방장과 매니저에게 해당 매장을 맡겨서 매장 운영을 튼튼히 해야 한다.

이럴 때 주방장이나 매니저의 빈자리를 채우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외부에서 영입하는 것이다. 적당한 경력을 가진 외부의 주방장을 스카우트해서 해당 매장을 맡기는 방법이다. 회사나 신임 주방장 입장에서 서로 조건만 맞으면 가장 편하게 빈자리를 메우고 곧바로 주방 운영도 쉽게 할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내부승진이다. 해당 매장 또는 차이나플레인의 다른 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조리장(부주방장)을 주방장이 빈 매장의 주방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방법이다. 내부 부주방장들 가운데 한 매장의 주방을 책임지는 주방장감이 누구인지 판단해서 주방장을 맡기는 것이다. 이 방법은 주방장으로 일해본 적이 없는 직원을 주방장으로 신규 선임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방장으로서 그 사람이 얼마나 임무를 잘 수행할지에 대한 검증이 안 된 상태에서 성주 자리를 준다는 리스크가 있다. 그러나 주방장으로 승진하는 해당 직원의 성취 동기와 전체 주방 직원들의 선순환 인사고리를 만든다는 점에서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방법이다.

차이나플레인은 주방장이나 매니저 자리가 빌 경우 가급적 두 번째 방법으로 빈자리를 메우는 인사원칙이 있다. 외부 영입은 그 자체로는 쉽지만 조직 전체의 발전이나 직원들 개개인의 능력을 키우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조리장이 주방장으로 승진한다면 그 조리장 자리에는 그 아랫급 직원 중 누군가가 다시 조리장 역할을 해야 하고, 그 아랫급 직원 자리에는 또 다른 직원을 승진시켜서 업무를 맡길 수 있다.

물론 이같은 선순환 인사고리는 각 직급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인적 풀이 갖춰져 있을 때 가능한 일이기는 하다. 어쨌든 직원들 입장에서 ‘내가 지금 자리에서 맡을 일을 잘해낸다면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구나’라는 인식을 가지고 일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동기부여에 있어 차이가 크다.

이처럼 매니저나 주방장 자리를 선순환 인사고리로 채워나가기 위해서 ‘확장’은 외식업의 중요한 숙제다. 자연적으로 결원이 생기지 않는다면, 즉 주방장이 그만두지 않는다면 그 매장의 조리장은 평생 조리장에 머물러야 한다. 그 조리장이 한 매장의 주방을 책임지고 싶다면 다른 식당에 주방장 자리가 생겼을 때 지원해서 회사를 옮기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외식업 사장의 의무 중 하나는 확장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확장 경영을 할 수는 없다. 회사 내부적으로 신규 매장을 오픈할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하고, 외부적으로 확장의 좋은 기회가 있어야 한다.

외식업의 확장이 정답인가와 관련한 질문을 하면 언제나 일본의 3세대, 4세대에 걸쳐 한 가지 요리만 하는 식당이 반대 사례로 나온다. 100년을 넘게 한 자리에서 같은 공간에서 같은 맛을 선보이는 일본의 유명한 식당도 있는데 확장이 답이냐는 반문이다. 그러나 이는 핏줄이 아닌 외부인도 철저한 트레이닝을 통해 가업을 물려주는 일본의 문화적 특성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 한국적 상황에서는 어려운 모델이다.

15평짜리 매장 하나뿐인 식당이든, 수십개의 직영점을 갖춘 외식기업이든 외식업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좋은 확장의 기회를 노려야 한다. 외형 성장은 물론이고 내부 인력의 성장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확장’은 외식업 사장의 권리이자 의무다. 설거지만 하는 주방 막내 직원으로 입사하더라도 열심히만 일한다면 10년, 20년 후에 주방장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식당이라면 오랫동안 실패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인적 자원을 확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