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의 모든 장치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스마트홈’ 시장이 태동하면서 관련 업종에 대한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사물인터넷(IoT)을 구축하는 통신업종과 더불어 가전제품 업체, 경비를 제공하는 보안업체 등이 거론되는 상황. 장기적으로 시장 확장이 가능해 투자매력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언제 어디서든 ‘집안 제어 가능’

#회사원 김 모 씨는 거실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울리는 모닝콜을 들으며 잠에서 깬다. 그는 화장실로 이동해 양치를 한다.

김 씨가 세면하면서 바라본 거울에는 당일 날씨와 더불어 주요 신문의 헤드라인, 스마트폰에 기록한 김 씨의 일정 등이 떠올랐다.

간단히 토스트로 아침식사를 하면서 냉장고 액정을 터치해 내일 먹을 스파게티 재료를 미리 주문했다. 스파게티 면, 토마토소스, 양송이버섯 등의 식재료들은 오늘 오후 2시 도착 예정이라고 문자메시지 알림창이 떴다.

그가 출근하자 거실과 방의 조명이 자동으로 꺼졌다. 김 씨는 자동차 운전석에 올라타 ‘자율주행’ 버튼을 누르고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집안 온도를 24도로 유지하도록 설정하자 집에서는 에어컨이 자동으로 켜졌다.

스마트홈이란 집을 구성하는 모든 사물과 설비에 네트워크와 자동화를 지원해 소비자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스마트홈이 구축될 경우 소비자들은 가전제품(TV, 에어컨, 냉장고 등)을 비롯해 에너지 소비장치(수도, 전기, 냉난방 등), 보안기기(도어록, 감시카메라 등) 이외의 다양한 분야에서 모든 것을 통신망으로 연결해 모니터링,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의 특성에 따라 자동으로 작동하거나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다.

최근 시장조사기관인 SA(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은 연평균 24.2% 성장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71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의 경우도 올해 10조원 규모로 스마트홈 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추산된다. 특히 오는 2019년에는 19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우선적으로는 냉장고와 TV를 통해 인터넷을 사용하고 설정 조정이 가능한 스마트 가전(융합가전), 홈엔터테인먼트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에는 보안, 홈오토메이션, 에너지 관련 시장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홈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사물인터넷(IoT), M2M 등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에 따라 그 성장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으며, 성장 가능성 또한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자‧통신주 스마트홈 서비스 확대 주목

실제 삼성전자, LG전자, 샤오미 등 비롯한 글로벌 IT 기업들은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이들 업체는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스마트홈 서비스’를 지목하고 있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냉장고 ‘패밀리 허브’의 경우 터치스크린을 활용해 서로에게 하고 싶은 메시지를 손 글씨, 사진 편집 등으로 남길 수 있다. 또 거실 TV와의 ‘미러링’을 통해 냉장고 디스플레이로 TV를 시청할 수도 있다.

아울러 패밀리허브는 정상급 셰프들과 협업해 개발한 ‘클럽 드 셰프 앱’과 ‘만개의 레시피 앱’을 실행할 경우 냉장고가 레시피를 직접 읽어주기도 한다.

LG전자의 스마트냉장고 ‘시그니처’는 냉장고 앞에 서서 바닥 쪽의 센서에 발을 살짝 대면 냉장실 오른쪽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오토 스마트 도어’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두 손 가득 짐을 들거나 요리 중 손에 양념이 묻어 냉장고를 열기 어려웠던 상황에도 손쉽게 문을 열 수 있다.

통신업체들 역시 스마트홈의 핵심인 ‘네트워크’를 담당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힐스테이트 동탄’에 스마트홈 서비스를 지원하고, 모델하우스에 스마트홈 체험 부스를 마련해 방문객들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힐스테이트 모델하우스에서는 제조사들과 협업해 만든 ▲제습기 ▲에어워셔 ▲공기청정기 ▲밥솥 ▲스마트 플러그 ▲스마트 스위치 등 8종의 스마트홈 상품을 선보였다.

또 SK텔레콤은 15초에 한 번씩 자동으로 공기질을 측정해 오염도에 따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대응 방안을 알려주는 휴대용 공기측정기 ‘에어 큐브’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이산화탄소 농도와 미세먼지 측정이 가능하며, 오염이 심할 경우 경고음이 울린다.

KT는 지난 2014년 ‘기가토피아(GiGAtopia)’라는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고, 스마트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집에 최대 867Mbps 이상의 속도를 제공하는 홈 와이파이존 ‘기가와이파이홈’을 출시해 호평받고 있다. 이 상품은 무선랜을 통해 각종 스마트기기를 네트워크에 연결시켜 주는 서비스로 올해 6월 기준 가입자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아울러 KT는 하반기 ‘스마트아이홈’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무선랜 인식을 통해 자녀의 귀가 여부를 알려준다.

LG유플러스는 건설사와 전자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스마트홈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안강개발과 IoT오피스텔 구축을 위한 사업협력을 맺은 데 이어 최근에는 종합건설업체 아주산업건설㈜와 대우건설 푸르지오 아파트 등과 스마트 홈 확산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오피스텔에 공급하는 서비스는 ▲홈IoT허브(음성제어) ▲에너지미터(전기 사용량 실시간 확인·누진단계 변경 알림) ▲플러그(원격 온오프·대기전력 및 전기누전 차단) ▲스위치(전등 원격 온오프·타이머 온오프) ▲열림감지센서(창문 문 개폐 상태 확인) ▲가스락(가스밸브 원격 확인잠금·타이머 설정) ▲온도조절기(원격 실내온도 모니터링 및 제어) 등이다.

아울러 냉‧난방을 담당하는 위닉스와 경동나비엔, 스마트가구를 제공하는 현대리바트, 경비 및 보안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스원 등이 주목된다.

김철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융합가전 생산 능력과 IT 기술을 토대로 예상보다 빨리 확대될 수 있다”며 “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