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정부에서 LTV와 DTI를 1년 연장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간 해오던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비율들의 규제완화를 조금 더 하겠다는 이야기인데요.

LTV(주택담보대출비율, Loan To Value ratio)는 집의 가치를 인정받아서 대출을 양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DTI(총부채상환비율, Debt To Income)는 대출받는 사람의 소득에 따라 대출의 양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계산 방법입니다.

그래서 주택담보대출을 하려면 집값이 얼마인지, 소득이 얼마인지에 대해 은행에서 알려달라고 하죠. 이런 제도들을 통해서 당장 돈이 없는 사람들이 주택에 대해서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뉴스에서 많이 사용되는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가계부채’입니다. 가계부채는 ‘벌어오는 것보다 쓰는 것이 많아 자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때, 제삼자에게 신용이나 가지고 있는 부동산을 담보로 약정서를 작성하고 필요한 만큼의 현금을 빌려다 쓰는 빚’을 말합니다.

한국은행은 이 가계부채가 약 1200조를 넘어섰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480조가량이라고 합니다. 즉, 우리나라의 국민의 많은 사람들이 자력으로 집을 마련하고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되어버렸을까요?

성경의 잠언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빚진 자는 채주(債主, 채무의 주인 즉 돈을 빌려준 이)의 종이 되느니라’ 여기서 부채의 주인은 누구이고 종은 누구를 의미하는 말일까요?

정부가 금리인하 정책을 펼치면서부터, 그리고 이에 맞춰 TV 광고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대부업체들과 여러 저축은행들의 마케팅이 심해지고, 대출을 장려하게 되어버린 여러 은행의 달콤한 금리를 확인한 순간부터일지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내 집 마련이 정말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복권도 주택복권을 생각했고, 이 한 몸 누울 곳이라는 얘기도 드라마 등에서 자주 나오던 대사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집이 없는 사람이 없습니다. 월세든 전세든 오피스텔이든 단칸방이든 수요만큼 공급도 늘어나서 어디든 살 수 있긴 합니다. 다만, 문제는 그게 우리가 모은 돈으로 구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또한 집뿐만 아니라 카드빚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자주 나오는 문제가 카드사용량의 증가, 마이너스 통장의 개설 등입니다. 이처럼 건강하지 못한 재무 상태가 계속 가다 보니 점점 악순환으로 빠지게 되는 것이지요.

필자는 실제로 상담을 할 때 이런 질문을 많이 합니다.

“최근에 사용하신 신용카드 내역을 보셨나요?”/ “카드회사의 돈을 한 달 먼저 빌려 쓰는 건 아닌가요?” / “꼭 신용카드를 사용해서 지불해야 하는 돈이었나요?”/ “신용카드로 사용하는 돈을 고객님의 돈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렇게까지 질문을 하고 카드를 멀리하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각종 카드회사의 마케팅으로 인해 포인트나 혜택을 얻으려 하다 보니 점점 카드 값이 많이 나오고, 월급은 그저 스치는 것뿐으로 남는 게 없는 현상의 반복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필자는 상담을 받는 고객님들의 신용 카드를 참 많이 잘라봤습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빚’이 되는 부분을 줄여보려는 것이죠.

빚의 무서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있습니다. 영화 <짝패>에서 필호(이범수)는 지역주민들의 땅을 빼앗을 목적으로 돈을 빌려줍니다. 지역주민들은 그 달콤한 속임수에 속아 돈을 빌려 쓰고 갚지 못해 당장 카지노로 개발될 땅을 다 빼앗기게 됩니다. 극적인 재미를 위해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지만, 빚이라는 것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메시지는 분명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 받았던 용돈이나 대학시절 아르바이트해서 벌었던 돈을 기억해보세요. 힘들게 얻은 돈으로 어떤 것들을 했었나요? 힘들게 번 돈일수록 유혹을 이겨내고 잘 지켜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모든 국민들이 대출에 빠져 힘든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내 집도 있고, 내 꿈도 있고 어떠한 취미생활도 즐기고 있어도 항상 빚 때문에 가슴 한켠이 찝찝하지는 않은가요? ‘남들처럼’이라는 단어에 속아 너도나도 빚으로만 살아가려 하는 건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당장에 남들보다는 조금 못해도 괜찮습니다.

그것들 때문에 결혼할 때 빚내고 아기 키울 때 빚내고 교육시킬 때 빚내고 노후준비로 빚내는 건 분명 문제가 있지 않나요? 이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돈은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해서 시간이 얼마간 흘렀을 때 분명히 차곡차곡 잘 쌓이게 됩니다.

필자의 아버지께서는 어렸을 적 늘 이렇게 강조하셨습니다. “큰 부자는 운이 좋든 실력이 좋든 아무나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런데 절약은 누구나 할 수 있다”라고요.

필자는 확신합니다. 절약의 대가는 반드시 큰 보상으로 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