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BMW AG

아이가 없는 집과 있는 집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아이가 생기면 집안 인테리어부터 삼시세끼까지 거의 모든 것이 바뀐다. 내친김에 차도 바꿀 수 있는 호기다. 좀처럼 꺼내기 힘든 이야기지만, 가장으로서 용단을 내리는 것이다. 다만 가장이라는 부담 때문에 지나친 희생을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패밀리카를 고를 때는 나와 가족 모두를 위해 조금 이기적인 편이 더 낫다.

 

▲ 출처=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보통은 더 크고 넓으며 튼튼한 차가 설득력을 얻는다. 나아가 조금 비싸긴 해도 내 아이와 가족을 위해 수입차를 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 대부분은 아빠들의 입에서 나오는데, 대개 이런 식이다. 국산차와 수입차로 등급을 나누던 시절은 진즉에 갔다. 그것보다는 나와 가족들의 라이프스타일에 가장 잘 맞는 차를 편견 없이 고르는 것이 관건이다. 여유가 넘쳐 한두 대를 더 산다면 크게 고민할 것 없이 용도에 맞는 차를 고르면 그만이지만, 대부분은 달랑 차 한 대로 여러 가지를 충족하고 해결하려다 보니 어려움이 따르곤 한다.

바로 이때 등장하는 단어가 패밀리카이다. 패밀리카는 정의하기 나름이어서 잘 빠진 중형 세단일 수도, 여유로운 공간의 SUV나 쓰임새가 좋은 미니밴일 수도 있다. 패밀리카라는 말에서 가장 먼저 연상되는 단어는 희생, 그 다음이 안전이다. 가족을 위한 희생이고 안전이니 기꺼이 감수해야 하지만, 이미 자타공인 좋은 가장이라면 자신의 취향이나 욕망을 조금 더 반영한 선택을 하는 편이 낫다. 아빠가 운전대를 잡자마자 콧노래가 절로 나올 만큼 바라던 차라면, 꽉 막히는 길에도 아이가 보채는 와중에도 실내는 늘 밝고 활기가 넘칠 것이다. 장거리 운전도 마다하지 않고 매일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 가고 싶어서 안달이 날지도 모른다. 다른 동승자들, 그러니까 사랑하는 가족들의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가족을 위해 희생한 나머지 원치 않은 차를 선택했을 경우는 어떨까? 운전이 그저 되풀이되는 일상이나 의무감에 그칠 공산이 크다.

우리의 아버지들은 후자의 경우가 많았다. 운전하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다이내믹하고 신나기보다는 차분하다 못해 따분한 것 투성이인 이유도 그 때문이다. 아이와 오랫동안 편한 친구처럼 지내고 싶다면 생각을 바꿔야, 아니 뒤집어야 한다. 그리고 실천해야 한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사실 하나. 아빠들이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은 보름달보다 크다. 그러니 차를 고를 때 자아실현까지는 아니더라도 자기만족을 위한 포석을 두길 바란다. 패밀리카의 굴레에서 과감히 벗어나길 바란다. 아빠를 매일 웃게 만드는 ‘카’야말로 사랑하는 ‘패밀리’들이 가장 원하는 바 아닌가. 여기, 절로 아빠 미소를 부르는 패밀리카 5대를 덩치별 역순으로 소개한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SD4 SE 2.2

▲ 출처=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초보 아빠의 가장 이기적인 선택이라면 랜드로버가 아닐까? 문제는 설익은 경제력. 그래서 5천만원대 랜드로버의 출현은 의미심장하다. 랜드로버는 숱한 SUV들과 걸어온 길이 다르다. 모델 체인지 중에도 크게 손을 대지 않는 디자인은 그런 고집과 자신감의 표현이리라. 중대형 SUV에 버금가는 뒷좌석 덕에 온가족이 편안하다. 5천960만원.

 

기아 카니발 2.2 디젤

▲ 출처=KIA Motors

카니발이나 쏘렌토는 싼 차가 아니다. 실제로 이 차의 오너들은 수입차 한두 개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16년 연속 미니밴 판매왕인 카니발은 한마디로 ‘웰메이드 인 코리아’이다. 오토 슬라이딩 도어와 고급스러운 실내, 그리고 엄마들의 열렬한 지지 등이 반갑다. 2천735만~3천650만원.

 

인피니티 Q50 2.2d

▲ 출처=인피니티코리아

굳이 세단이어야 한다면 SM6와 함께 요즘 가장 핫한 이 차를 권한다. 이니셜 G에서 Q로 환골탈태한 인피니티를 보면 국내에 처음 소개되자마자 고성능 스포츠 세단 바람을 일으킨 그때 그 시절이 절로 떠오른다. 가는 곳마다 시선을 몰고 다닐, 역동적이고 화려한 디자인은 아이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것이다. 3천950만~4천920만원.

 

BMW 320d 투어링 M퍼포먼스

▲ 출처=BMW AG

세단은 지루하고 SUV는 진부하다. 이 말에 동의한다면 왜건이 답이다. SUV 버금가는 공간 활용도와 다양한 쓰임새는 정말이지 써본 사람만이 안다. 여기에 BMW M의 갑옷을 입고 있다면 감히 ‘짐차’라는 말을 꺼내지 못할 것이다. 트렁크 용량은 495리터, 분할식 뒷좌석 시트를 접으면 1,500리터까지 넓어진다. 캠핑이든 쇼핑이든 끄떡없다는 말씀. 5천730만원.

 

미니 쿠퍼 S 컨버터블

▲ 출처=BMW AG

덩치 큰 유럽의 많은 엄마 아빠들은 미니 뒷좌석에 베이비 시트를 달고 잘도 쏘다닌다. 시대가 바뀌어 이제 미니 라인업에 SUV도 있고 5도어 모델도 있다. 그래도 진정한 미니는 문이 2개가 아닐까? 작은 미니에 큰 몸을 구겨 넣는 그 맛을 사랑한다면 말이다. 내친김에 지붕을 열면 뒷좌석에 앉는 일이 스트레스는커녕 영화 속 한 장면이 되는 컨버터블을 권한다. 4천6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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