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면 그만일지도 모른다. 손목 위, 왠지 모를 허전함도 스마트워치가 달래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좋은 시계의 자리가 줄거나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좋은 시계의 대부분은 한계에 도전하기를 반복한 끝에 기어이 손목 위 소우주를 세운 것들이다. 그래서 좋은 시계의 주인들은 가격을 크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갑을 열곤 한다.

 

▲ 더블 페이스의 그랜드마스터 차임 Ref.6300G. 출처=파텍필립

지난 15년간 파텍필립에서 정기적으로 만드는 시계 중 가장 복잡한 것은 스카이 문 투르비옹 Ref.6200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자리는 참신하게 생긴 그랜드마스터 차임 Ref.6300G의 차지가 되었다. 6300 모델은 차임 기능을 갖춘 5개를 비롯해 최소 20개의 컴플리케이션 기능이 있으며, 특허 받은 더블 페이스 모델로 만들어졌다. 그랜드마스터 차임 Ref.6300G는 빼어난 기술력은 물론이거니와 미적 우아함도 타고 났다. 블랙 & 화이트의 더블 페이스를 지닌 이 시계는 4개의 스프링 배럴과 고난도 컴플리케이션, 즉 그랑 소네리(매 15분과 매 시에 자동적으로 소리가 울린다), 쁘띠 소네리(15분 간격으로 시간을 알려준다), 미닛 리피터(크라운에 있는 푸시 버튼을 누르면 언제든지 현재 시간을 알려준다) 기능 등을 갖췄다. 또한 그랑 소네리와 쁘띠 소네리의 사운드를 온/오프 할 수 있는 스트라이크워크 모드 디스플레이(Strikework mode display)와 알람 표시, 무브먼트 및 소네리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세컨드 타임존, 낮/밤 인디케이터, 문페이즈, 24시간 서브 다이얼, 요일 및 월 디스플레이, 네자리수 디지털 표기 년도, 날짜와 윤년 표시 등이 두 개의 다이얼에 모두 자리해 있다. 뒷면의 캘린더는 가독성이 압권이다. 4개의 서브 다이얼이 골드 프레임 안에 모여 있고, 중앙에 자리잡은 4자리수 디지털 표기 년도가 눈길을 끈다. 3시 방향에 월 인디케이터, 6시 방향에 날짜와 윤달 사이클, 9시 방향에 요일 디스플레이, 12시 방향에 24시간 서브 다이얼을 배치했다. 참고로 퍼페추얼 캘린더는 정면에 위치한 6시 방향의 문페이즈 프레임과 함께 표시된다.

 
▲ 최소 20개의 컴플리케이션을 가진 그랜드마스터 차임 Ref.6300G. 출처=파텍필립

한몸인 동시에 다른 두 얼굴을 가진 그랜드마스터 차임 Ref.6300G는 18K 화이트 골드로 제작된다. 핸드 스티치에 큼직한 무늬가 있는 검은색 악어가죽 스트랩과 대조되며 안정감을 준다. 화이트 골드 케이스 중앙의 검은색 다이얼은 수작업으로 새겨진 홉네일 무늬의 길요쉐가 있다. 이 무늬는 파텍필립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시계에서만 드물게 나타나는 무늬이기는 하지만, 사실은 1934년 Ref.96D가 출시된 이후 줄곧 쓰인 파텍필립의 상징적인 문양이기도 하다. 브레게 타입의 숫자와 핸즈는 화이트 골드로 제작되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뒷면의 유백색 다이얼에는 4개의 검정색으로 인쇄된 서브 다이얼과 스틸 핸즈가 배치되어 있다. 중앙의 4자리 년도 표시는 분별되도록 화이트 골드 틀 안에 넣었다.

 

▲ 무브먼트 명작 300 GS AL 36-750 QIS FUS IRM. 출처=파텍필립

직경 47.4mm 화이트 골드 케이스 안에 담아낸 무브먼트의 두께는 10.7mm에 불과하며, 시간당 진동수는 3.5Hz이다. ‘300 GS AL 36-750 QIS FUS IRM’이란 이름의 이 무브먼트는 파텍필립 175주년 기념작인 그랜드마스터 차임 Ref.5175에 처음 쓰인 바 있다. 기본적으로 72시간 파워 리저브를 보장하는데, 스트라이킹 메커니즘이 지속적으로 작동할 때는 30시간 파워 리저브가 가능하다. 이 30시간 파워 리저브가 있는 별도의 더블 스트라이크워크 스프링 배럴 덕에 잦은 와인딩 없이도 하루 종일 시간에 맞게 울려줄 수 있다. 놀라운 사실은 이 알림이 2개가 아니라 3개의 종에서 순차적으로 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이 기능은 매 15분마다 종이 칠 때 50%의 에너지가 더 요구된다. 또한 밸런스의 관성 모멘텀을 이용해 시간의 속도를 조정하는 자이로맥스와 실린바 소재의 스피로맥스 밸런스 스프링을 적용해 최고 수준의 정확성을 보장한다. 칼리버는 1,366개의 부품에 의해 구성되었고, 여기에 214개의 별도 부품까지 합하면 시계 한 점에 탑재된 총 부품만 무려 1,580개에 이른다. 하지만 가공할 스펙과 컴플리케이션을 논하지 않아도 러그를 사이에 두고 케이스가 뒤집어지는 마법 같은 기능만으로도 이 시계가 기술 명작임을 직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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