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의 SM6는 국내 중형 세단 시장 ‘돌풍의 주역’이다. 출시 첫 달인 지난 2016년 3월 2만대의 계약을 확보했다. 당초 르노삼성이 2016년 5월까지 판매하기로 목표했던 수치다. ‘프리미엄 중형 세단’이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개척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다운사이징’이라는 최근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도 잘 담아냈다. SM6 1.6 TCe 모델을 시승했다. 도로를 1400㎞ 이상 달리며 장거리 주행 능력을 시험해봤다.

세련된 외관 ‘시선 집중’

“이 차 출고하려면 오래 기다려야 하나요? TCe 모델인 것 같은데, 연비는 얼마나 나오나요?” 고속도로 위 휴게소에서 한 남성이 말을 건넸다. 그간 차량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여러 명 있었지만 이처럼 적극적으로 ‘추궁’한 사람은 처음이었다. 적잖이 당황했지만, SM6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SM6는 모두의 이목을 끌었다. 날렵한 헤드램프와 길고 낮은 차체가 절묘하게 어울려 ‘새 차’ 같은 인상을 풍긴다. 오버행(차축과 앞범퍼 사이의 거리)이 상당히 짧아 스포티한 이미지도 구현했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4850㎜, 전고 1460㎜, 전폭 1870㎜, 축거 2810㎜다. 현대차 쏘나타와 차이가 크지 않은 정도다.

실내 인터페이스는 대부분 터치 식으로 조작하게 했다. 에어컨 조작을 비롯한 대부분 차량 설정을 할 수 있다. 중앙에 8.7인치 터치식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았다. 대형 태블릿 PC를 센터페시아에 심어놓은 듯한 느낌이다. 깔끔한 분위기가 강하지만 초반 ‘공부’가 필요했다.

편의사양을 대거 갖췄다. 기존 르노삼성 모델과는 사뭇 다른 감성이었다. 주행모드에 따라 실내등 색깔이 바뀌어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헤드업디스플레이와 운전석·조수석 마사지 기능을 활용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센터콘솔 안쪽에 작은 ‘냉장고’가 숨어있다는 게 인상적이다. 500㎖ 생수병을 두 개 정도 수납할 수 있는 정도다. 동급 경쟁모델 대비 상당히 넓은 글로브 박스를 지녔다. 룸미러가 단단히 고정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웠다.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장거리 여행 ‘이상 무’

SM6 TCe는 1.6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품었다.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6.5㎏·m의 힘을 낸다. 7단 듀얼클러치트랜스미션(DCT)과 조화를 이룬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달리기 성능을 보여줬다. 특히 변속기의 변화가 피부로 크게 와 닿았다. 르노삼성은 SM5 TCe 등 1.6 터보 모델에 6단 변속기를 적용해왔는데, 직결감에서 다소 단점을 보여왔다. 새롭게 적용된 DCT는 수준급의 변속 성능을 발휘했다.

시승은 서울에서 출발해 전라도 고창군과 보성군을 거쳐 강원도 춘천시를 돌아오는 구간으로 이뤄졌다. 중간에 다른 도시에도 잠시 정차, 서울에 되돌아왔을 때 총 주행거리는 1390㎞였다. 주행 간 평균속도는 52.3㎞/h. 고속도로와 국도에서 대부분 제한속도를 지켰고, 크게 무리한 주행도 하지 않았다. 실연비는 15.9㎞/ℓ로 나타났다. 공인복합연비(12.8㎞/ℓ)는 물론 고속연비(14.7㎞/ℓ)도 크게 웃돌았다. 이 차의 연료탱크 용량은 51ℓ. 휘발유를 6만원어치 보충했다. 기름값은 1350~1400원 수준이었다.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통풍 시트가 효율적으로 작동, 더운 날씨의 장거리 주행을 쾌적하게 만들어줬다. 차선이탈방지시스템의 민감도를 직접 조절할 수 있어 졸음운전을 예방해줬다. 야간에도 후방카메라가 선명하게 작동돼 주차 시 용이했다.

트립 컴퓨터의 주행가능거리 표시 방법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연료로 달릴 수 있는 예상 거리를 10㎞ 단위로 표시해준다. ‘510㎞’, ‘200㎞’ 같은 식이다. 경쟁 차량들이 대부분 1㎞ 단위로 거리를 나타낸다는 점과 비교된다. 심지어 100㎞ 이하에서는 ‘---㎞’라고 나타났다. 치명적인 단점이다. 기름이 없는 상태에서 현재 차량 상태를 알 수 없어 아쉬웠다.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국내 자동차 시장에 중형 세단 바람을 일으킬만한 ‘걸작’이라는 총평이다. 상품성은 기대 이상이다. 구매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수준급 신차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M6 TCe의 가격은 2805만~325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