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가 폐뿐만 아니라 다른 장기에도 피해를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가 13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조경현 영남대 의생명공학과 교수는 실험을 통해 옥시 가습기 살균제가 폐뿐만 아니라 심장에도 피해를 줬다는 것을 알아냈다.

조 교수는 옥시 가습기 살균제의 주 성분인 구아니딘 계열 살균제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와 'PGH(염화에톡시에틸구아디닌)'이 동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2012년 학계에 처음 보고했다. 가습기 살균제를 쓴 사람들이 폐 손상으로 사망했다는 뉴스를 보고는 폐 이외에 다른 장기, 특히 심장에 손상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조 교수가 동물실험을 진행한 것이다.

실험동물 '제브라피시'를 선택해 실험을 한 결과 옥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폐뿐 아니라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조 교수에 따르면 제브라피시는 물고기인데 물에 옥시 가습기 살균제를 넣으니 1시간 안에 모두 죽었다. 물고기들은 모두 심장 섬유화가 심하게 진행됐고 혈액에서도 문제가 나타났다. 

혈액에 문제가 있다는 건 가습기 살균제에 있는 유해한 물질들이 혈액을 따라 온 몸으로 퍼질 수 있다는 뜻이라는 설명이다. 

조 교수는 또 가습기 살균제의 주요 성분을 희석해서 사람의 피부세포에 뿌리면 노화와 세포의 사멸이 증가한다는 점도 발견했다.

동물실험으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폐 뿐만아니라 다른 장기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 밝혀진 만큼 조 교수는 옥시 피해자들의 후유증을 연구하는 연구센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독성을 가진 새로운 물질들이 계속 나오는 만큼 안정성 검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제품에 붙어있는 라벨에는 성분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써있지 않고 '세균 억제 물질', '계면활성제' 같은 식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알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