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규덕 커리어 컨설턴트

십여 년간 대기업 신입 공채 선발 과정에 참여했다. 참여를 통해 보아온 신입사원 채용의 특징들 중 한 가지는 스펙이 훌륭해도 최종합격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경우는 ‘자세와 태도’ 측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또, 경력사원 채용은 단순한 스펙보다는 개인의 업무성과로 결정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업무성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역시 '자세와 태도'이다. 그럼 우리는 어떤 자세와 태도를 가져야 할까?기업 인사조직 컨설팅 과정의 현장에서 경험했던 두 가지 사례를 나눠볼까 한다. 

첫 번째는 중국법인을 가지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의 사례이다. 경력사원 채용에 함께 참여했었다. 중소기업은 경력사원 채용 시 '실무형 리더'를 원한다. 실무형 리더란, 견적서 및 보고서 작성과 같은 일은 물론, 거래업체의 선정, 국내외 시장환경 분석과 비즈니스전략 수립 역량까지 필요로 한다. 채용공고를 내고 접수를 받은 뒤 서류심사를 하여 최종면접 4명까지 압축했다. 오후 내내 4명의 경력자 면접을 실시하였고, 면접결과 기업에 너무나 적합한 후보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 후보자에겐 풍부한 지식, 10년 이상의 현장 경험,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식견이 있었고 실무형 리더의 가능성까지 엿보였다.

최종 면접관으로 참여한 팀장, 본부장, 인사담당자와 사장까지 그 후보자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중소기업에 필요한 업무능력을 갖춘 실무형 리더로 평가되었다. 4명의 후보자 면접을 마친 후, 결과미팅이 이루어졌다. 미팅자리에서는 그 후보자에 대한 칭찬이 흘러 넘쳤고, 최종 합격자에 대한 결론은 그 후보자로 모아졌다. 그러던 중, 인사담당자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면접 전에 인사담당자의 레퍼런스 체크(평판조회) 결과, 그 후보자에 대한 다소 부정적 의견이 있다는 것이다.

모든 면접관들은 순간 당황했고, 면접결과 미팅 자리는 급냉! 레퍼런스 결과를 무시하고 넘어갈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 날 이후 바로 그 후보자의 평판을 다방면으로 확인했다. 함께 일했던 거래처 사장, 같은 그룹 사에 있었던 다른 직무분야의 상사 등과 접촉했다. 추가 평판조회를 한 결과, 더 부정적 의견과 사례가 나왔다. 그 후보자에게는 ‘부정직함과 비리’라는 과거가 있었다. 이것은 시간의 흐름이나 교육을 통해 고쳐지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결국 그 후보자는 탈락했고, 그 다음으로 좋은 역량을 보여준 다른 후보자가 채용되었다. 3개월이 지난 지금, 강렬하지 않았던 차선의 후보자는 조직의 윤활유이자 잠재적 리더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두 번째는 임대관리업을 하는 기업의 사례이다. 경쟁력 있는 상가를 운영해 오고 있고 역사와 전통도 있는 기업이다. 어느 날 기업CEO의 고민을 듣게 되었다. 직원과 입주자 간의 비리관행이 심각했던 것이다. '관행'은 오랜 기간 존재해온 것 같고, 그 관행에 관련된 직원들도 여럿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CEO의 고민은 ‘오랫동안 지속된 관행을 묵인해야 하는지?’였다. 크지 않은 기업이라서 손을 대면 남아있을 직원이 많지 않았기에 조직의 불안정이나 입주자들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CEO는 조직이 흔들리고 다소 불안정해 지더라도 부정한 관행을 바로 고치기로 했다. 그 관행들을 밝히고 중단시킨 순간, 그 기업의 팀장들과 경력자 여럿이 사직하였다. 놔두어도 그럭저럭 안정적인 기업 운영이 보장된 상황에 있었던 그CEO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에게는 올바른 가치('정직')가 당장의 성과, 안정과 숙련된 업무능력보다 중요했던 것이다. 

빛나는 스펙, 탁월한 업무능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는 세상! 위 두 가지 사례들에서 기업CEO가 더 중요하게 여긴 것은  '자세와 태도' 였다. 아무리 업무능력이 탁월하고, 뛰어난 성과가 있다 한들 정직함과 같은 자세가 없다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정직함’, 우리 개인과 기업에 필요한, 또 중요한 가치관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