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KBS2 드라마 <아이가 다섯>을 봅니다. 오랜만에 TV 드라마에 복귀한 ‘백주부’ 백종원의 아내 소유진과 벌써 중년이 된 1세대 한류스타 안재욱의 성숙한 연기가 볼만 하더군요. 타이틀도 특이합니다. 아이가 다섯, 하나만 낳아 키우기 힘든데, 둘도 아닌 다섯이랍니다. 또, 같은 방송 <해피선데이>의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개그맨 이휘재와 쌍둥이, 축구선수 이동국의 세 남매도 나옵니다.

지난 4월 19일 열린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에 참여한 김용환 대한노인회 사무총장은 “직설화법으로 아이를 낳으라고 호소하는 것은 이젠 의미가 없다. 참신한 발상이 필요하다”며 “공익광고를 수없이 하는 것보다 7~8명씩 아이를 낳은 가족의 훈훈한 일상을 1년만 드라마로 보여주면 훨씬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답니다(<중앙일보> 4월 21일자). 바로 스토리텔링 홍보죠.

<아이가 다섯>은 이 사례를 잘 보여줍니다. 물론 상처한 상태(안재욱 분)의 두 아이와 미정(소유진 분)의 세 아이를 합쳐서 다섯이 되지만, 다둥이네를 보여주며, 자연스레 시청자를 무장해제시킵니다. 드라마 타이틀부터 그 메시지가 강하게 담겨 있는 셈이죠.

정책 홍보를 위한 스토리를 담는 콘텐츠는 크게 드라마, 웹드라마, 광고, 웹툰 등 네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먼저 드라마는 앞에서 말한 <아이가 다섯>이나 드라마는 아니지만 ‘슈퍼맨이 돌아왔다’ 같은 유형입니다. 이런 경우는 기획 단계부터 논의가 되어 소재나 주제로 담아야 하기에 쉽지는 않습니다. 물론 두 프로그램이 적극적으로 저출산 문제에 개입하여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지는 않지만 자연스럽게 메시지를 노출하고 있는 셈입니다.

두 번째 유형으로 웹드라마가 있습니다. 최근 공전의 히트를 친 웹드라마 <초코뱅크>가 있습니다. 이 웹드라마는 금융위원회가 금융개혁 정책을 소개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아이돌그룹 엑소(EXO)의 멤버 카이가 등장해 더 유명해졌죠. 창업 성공을 꿈꾸는 주인공 ‘하초코(박은빈 분)’와 그를 돕는 금융권 취업준비생인 ‘김은행(카이 분)’의 밝고 건강한 로맨틱 코미디이죠. 이 스토리 속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크라우드펀딩, 핀테크 등 새로운 금융 정책을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10~14분 정도의 분량으로 총 6편으로 제작되어 네이버tv캐스트, 유튜브, 페이스북, 피키캐스트를 통해 온라인과 모바일 전용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었는데, 조회수가 2개월 만에 900만 건에 달했다고 합니다. 재미도 있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금융정책을 쉽게 풀어주고 있다는 호평이 있으니 정책 스토리텔링 홍보로 성공한 사례입니다.

세 번째는 광고 유형입니다. 광고는 드라마나 웹드라마에 비해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는 스토리텔링 방법이지만, 스토리가 없는 다른 광고에 비해 정책 수혜자의 공감을 더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정책 광고는 건강보험 확대 적용으로 수혜를 받은 한 국민의 이야기, 영유아 건강검진 수혜를 받은 아이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했습니다. 실제 사례를 기반으로 스토리텔링한 작품으로 광고지만 훈훈한 감동을 받을 수 있습니다.

네 번째는 웹툰입니다. 아마 정책스토리텔링으로 가장 많이 제작되는 콘텐츠일 것입니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홍보를 위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영화 <검사외전>을 패러디한 웹툰 <선거외전>을 제작하여 젊은 유권자들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밖에 법무부의 <동네변호사 조들호>, 경찰청의 보이스피싱 예방 웹툰 <오순경이 달립니다>, 환경부의 <푸루의 환경 상식>, 국방부의 <말년이다>, 여성가족부의 <워킹맘 이야기> 등 다양한 스토리텔링 웹툰이 있습니다.

정책 홍보를 위하여 드라마, 웹드라마, 광고, 웹툰으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이 제대로 되어야 합니다. 반드시 담아야 하는 것이 메시지입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정책 메시지가 잘 담겨야 비로소 홍보하는 의미가 있는 거죠. 그렇다고 메시지만 치중하다 보면 자칫 지루한 스토리가 될 수 있으니, 스토리 흐름을 해치지 않은 선에서 전략적으로 메시지와 재미를 적절하게 녹여야 정책 스토리텔링으로써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스토리텔링 강의 때 이런 말을 하곤 합니다.

“스토리텔링에서 메시지가 없으면 취미 생활이고, 메시지만 있으면 내부 결제용입니다”라고.

 

▲ 웹드라마 <초코뱅크>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