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르게 낮잠 자는 법

생체리듬이 바뀌면서 나른한 봄날 오후에는 쏟아지는 졸음을 견디기 힘들다. 이럴 때는 낮에 10분이나 20분 낮잠을 자는 것은 피로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일본 문부과학성 산하 ‘쾌적한 수면을 위한 종합 연구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은 밤에 충분히 수면을 취했어도 오후 2시경이면 졸려진다. 따라서 오후의 졸음은 일의 능률 저하나 각종 사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이와 관련 일본 문부과학성 산하 연구팀은 작업효율을 높이고 뇌를 맑게 해주는 낮잠 자는 요령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선 낮잠은 15~20분가량 자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15~20분은 인간이 잠들고 난 후 깊은 숙면 상태에 들어가기 직전 상태로 15~20분이 지나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잠을 깨기가 어렵고 깨고 난 후에도 좋은 기분을 유지하기 어려우며 밤의 숙면에도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또 이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낮잠은 잠들 때보다 깰 때가 얼마나 상쾌한 기분을 유지하는가가 더 중요한데, 낮잠에서 상쾌하게 깨기 위해 낮잠을 자기 전에 커피 한잔을 마시거나 낮잠에서 일어난 후 밝은 조명이나 하늘을 바라보면 낮잠을 잔 후 상쾌한 기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특히 커피의 경우 커피의 카페인 성분이 뇌에 전해지는 데 약 30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낮잠에 들기 직전에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면 20분 내외의 낮잠을 잔 후 상쾌하게 깰 수 있다는 것이 이 연구팀 호리 타다오 교수(히로시마대 정신생리학과)의 말이다.

책상에 엎드려 자면 디스크 위험
한편 편하게 누워서 낮잠을 잘 수 없는 특성상 낮잠 잘 때의 자세도 중요하다. 직장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낮잠의 자세는 팔을 베개 삼아 책상에 엎드려 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자세는 디스크와 척추측만증, ‘팔목터널 증후군(수근관 증후군)’이 생길 우려가 높아 좋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고도일 신경외과의 고도일 원장은 “엎드려 자는 자세는 엉덩이와 등뼈는 치솟고 허리는 들어가게 돼 디스크에 심한 압력을 유발해 주변 인대가 약해져 있다면 디스크가 밖으로 밀려나와 신경을 눌러 통증이 생기게 된다”며 “통증이 만성화하면 더 심한 척추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좌우측 근육의 불균형으로 척추측만증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팔베개로 인해 팔 신경이 눌리면서 손이나 팔목에 저림 증상이 나타나는 ‘팔목터널 증후군(수근관 증후군)’이 생길 우려도 있다”는 것이 고 원장의 말이다.

또 간혹 책상에 다리를 올려놓고 자는 이도 있은데 얼핏 보면 가장 편해 보이지만 이런 자세도 허리 건강에는 좋지 않다. 다리를 책상에 올리면 요추 부위에 압력이 증가할뿐더러 골반이 틀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의자에 앉아 낮잠을 잘 때 인체에 가장 무리가 가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의자에 앉아서 낮잠을 청할 때는 의자에 깊숙이 앉은 상태에서 허리를 곧게 펴고 등받이에 편하게 기댄 자세로 자는 게 좋다. 머리는 살짝 뒤로 기대고 의자는 가급적 머리 받침이 있는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앉을 때는 등받이를 직각에서 10도 정도 뒤로 눕혀 자연스레 벽에 기댄 자세를 취한다. 등은 전체가 등받이에 닿게 한다. 등 뒤에 쿠션 등을 받쳐도 좋다.

또 부득이하게 엎드려 잘 경우에는 상체가 지나치게 굽지 않도록 한다. 상체가 많이 굽을 경우 허리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쿠션이나 책 등을 얼굴에 받쳐주면 등이 덜 굽을 수 있다. 몸과 책상과의 간격도 고려해야 한다.

의자 끝에만 엉덩이를 살짝 걸치고 책상에서 허리를 멀리해 엎드릴 경우 허리 아래쪽 근육에 긴장을 주게 된다. 때문에 책상과 10~15cm 정도의 거리를 두고 엎드려 몸의 무게를 책상에 실리게 하는 것이 좋다.

낮잠을 잔 후에는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좋다. 바른 자세로 앉아 목을 양 옆으로 눌러주거나 기지개를 켜듯 팔을 위로 뻗은 상태에서 15~30초 정지하는 등 간단히 몸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이형구 기자 lhg054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