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의 원칙> 데이비드 요피·마이클 쿠수마노 지음, 홍승현 옮김, 흐름출판 펴냄

IT 산업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초파리’와 같다. 초파리는 번식이 빠르고 수명이 짧아 실험재료로 널리 쓰인다. 컴퓨터 소프트웨어·반도체·가전제품·디지털 미디어 등도 변화가 매우 빠르고 수명주기가 아주 짧다. 이 때문에 경영학자들이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관찰하는 데는 IT 기업들만큼 좋은 대상군이 없다.

두 저자도 비즈니스계의 초파리 격인 IT 기업들을 대상으로 30년간 연구해왔다. 이들은 무엇이 위대한 전략가를 만드는 것인지, 뛰어난 리더는 무엇이 다른지를 알아내고 싶었다.

그 결과 위대한 CEO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인텔의 앤디 그로브, 애플의 스티브 잡스로 연구 대상이 좁혀졌고, 이들이 전략과 실행의 핵심적 측면에서 공통적 접근 방식을 지녔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세 CEO의 다섯 가지 전략 원칙은 대략 다음과 같다.

▲앞을 내다보고 지금은 무엇을 해야 하는 지 되짚어 보라=한계와 우선순위를 정하라. 고객의 니즈, 경쟁자들의 움직임, 시장의 전략적 변곡점을 예측하라. 진입 장벽을 만들라. 변화에 대처하고 끝까지 버텨라.

▲크게 베팅하되 회사의 존립을 위협하진 말라=게임의 판도를 바꾸려면 크게 베팅하라. 회사 전체를 걸지는 말라. 자사의 비즈니스를 잠식하라. 추가 손실을 줄여라.

▲제품만 만들지 말고 플랫폼과 생태계를 구축하라=플랫폼만 생각하지 말고 생태계를 생각하라. 자산의 보완 제품을 직접 만들어라. 노후화를 극복하기 위해 향상된 플랫폼을 새로 만들어라.

▲유도와 스모처럼 지렛대 원리와 힘을 활용하라=세상의 주목을 피하라. 경쟁자를 가까이 둬라. 경쟁자의 강점을 수용하고 자신을 확장하라. 두려워하지 말고 권력을 휘둘러라.

▲개인적 ‘닻’을 바탕으로 조직을 만들어라=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라. 절대 큰 그림을 놓치지 말라. 지식이 있는 사람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라. 여기서, 개인적 닻(anchor)이란 리더 특유의 강점을 말한다. 빌 게이츠는 소프트웨어를 기술이자 비즈니스로 이해하는 조직 풍토를 만들었다. 앤디 그로브는 경영및 운영에 ‘공학기술적’ 엄밀함을 적용하도록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제품디자인에 독특한 감각을 불어 넣었다. 또, 비전문가도 복잡한 기술을 쉽게 이용할 수 있게끔 했다.

“또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인가…” 하며 대충 훑어보려다가 밤새 통독하게 된 책이다. 내용이 충실하며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