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 대학생 등 젊은 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도입된 행복주택 공급이 올해 본격화된다. 행복주택은 젊은 층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철도부지 같은 유휴 국공유지에 짓는 장기 임대주택이다.

행복주택은 도입 초기 주민 반대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과 달리 지난해 입주 시작 이후 주변 시세보다 20~40%가량 저렴한 임대료와 도심 역세권 입지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행복주택 임대료 기준은 입주계층에 다르게 매겨진다. 예컨대 취약계층은 시세의 60%, 대학생은 68%, 사회초년생은 72%, 신혼부부·산업단지근로자 등은 80%이다.

대학생·사회초년생·대학생과 같은 젊은 층에 전체 물량의 80%, 노인계층(65세 이상)과 주거급여 수급자에 20%를 공급한다. 젊은 층은 최대 6년(대학생·사회초년생은 결혼 시 최대 10년), 노인·취약계층은 최대 20년을 거주할 수 있다.

이렇다보니 월세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행복주택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지난해 6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송파삼전지구, 서초내곡지구, 구로천왕지구, 강동강일지구 등 4개 지역에서 행복주택을 공급했는데 평균 1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 송파구 삼전동 170-27번지 일대에 지은 삼전지구 행복주택은 지난해 6월 청약 40가구 모집에 3208명의 청약자가 몰려 당시 평균 80.2대 1 최고 20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서울지하철 8호선 송파역·석촌역과 가깝고 올림픽대로·서울외곽순환도로·수서~분당 간 고속도로 등을 통해 서울 도심과 수도권 전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또 2018년 개통 예정인 지하철 9호선 삼전역(가칭)이 연결되면 강남은 물론 여의도 등 서울 서부권 접근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또 인근에는 제2롯데월드와 가락농수산물시장, 이마트, 홈플러스 등 생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인기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초내곡지구에 들어서는 행복주택도 87가구 모집에 2480명의 청약자가 몰리면서 평균 2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분당선 청계산입구역 초역세권에 위치하고 있으며 강남 주요업무지구가 가까워 출퇴근이 수월해 사회초년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그밖에 구로천왕지구, 강동강일지구도 모두 마감에 성공했다.

행복주택 입지에 따라 선호가 엇갈리긴 했지만 행복주택이 대체로 인기를 끈 이유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와 전세금의 조정이 자유롭고, 전세 매물 기근 등의 전월세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꼽고 있다.

서울 송파구 삼전지구의 대상별 임대료를 살펴보면(표준 보증금·월 임대료) Δ대학생(전용 20㎡) 3162만원·16만원 Δ사회초년생(20㎡) 3348만원·17만원 Δ신혼부부(41㎡) 6800만원·35만원 Δ고령자(26㎡) 4522만원·23만원 Δ주거급여수급자(26㎡) 3580만원·18만원 등이다. 주변 전세 20㎡의 시세가 9300만원인데 이를 환산할 경우 보증금 4650만원에 월 임대료 약 24만원 수준에 비해 저렴하다.

SH공사가 공급한 서초내곡과 구로천왕, 강동강일 중 대학생까지 공급하는 서초내곡의 경우 Δ대학생(전용 20㎡) 4148만원·21만원 Δ사회초년생(20㎡) 4392만원·22만원 Δ신혼부부(29㎡) 6880만원·35만원 Δ고령자(20㎡) 4636만원·23만원 Δ주거급여수급자(26㎡) 3660만원·18만원 등으로 면적 구성이 선호도가 높은 소형 면적인 데다 임대료가 저렴했다.

행복주택은 보증금과 임대료 비율을 조정할 수 있어 유리하다. 보증금 5000만원에 월 임대료 30만원일 때 낮은 월 임대료를 원한다면 전환율 6%를 적용해 보증금을 3000만원 올리고 월세는 15만원을 낼 수 있다. 반대로 낮은 보증금을 선호할 때는 전환율 4%를 적용해 보증금 2000만원에 월 임대료 40만원을 내면 된다. 또 임대료 상승률도 임주주택법에 정한 5%를 넘을 수 없다.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인 셈이다.

거기다 수도권 전세난도 행복주택의 인기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지역은 전세난이 지속되면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8.07% 올라 2014년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서울 소형 주택의 전세매물은 찾기 힘들고 그나마 있는 오피스텔이나 원룸은 월세는 주거비 부담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공급된 행복주택은 올해 10월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송파삼전, 서초내곡, 구로천왕은 10월 27일 강동강일지구는 12월 28일부터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행복주택 양이 대폭 늘어난다. 정부는 2016년 1만가구 정도에서 2017년 2만가구로 두 배 가량 늘어나고 2018년에는 3만가구 수준까지 입주 물량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공급이 확정된 행복주택 물량은 전국적으로 8만7841가구 규모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지역이 3만5409가구로 가장 많고 서울이 9605가구, 충남 6252가구, 인천 6124가구 순으로 물량이 많다. 정부는 2017년까지 14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행복주택의 공급이 첫발을 내딛는 격이라면 올해부터 공급이 본격화된다. 올해 예정 돼 있는 행복주택을 살펴보면 지난해 4곳에서 19곳으로 대폭 늘어났다. 공급되는 지역도 많아졌고 물량도 풍부하다. 서울 가좌역, 인천 주안역, 경기 고양삼송, 화성 동탄 등 수도권 10곳 6210가구, 대구혁신도시, 대전 도안지구, 대구테크노밸리 등 지방이 9곳 5058가구 등 주로 택지지구에서 공급 물량이 나온다.

행복주택은 3월 말 서울 서대문구 가좌역, 인천 부평구 주안역, 대구 동구 사복동 대구 신서혁신도시 등 3곳의 모집공고를 시작으로 입주자 모집이 본격 시작된다. 4월 21~25일 청약을 받고, 6월 당첨자를 발표한다.

이 중 가좌역지구는 ‘철도 위 행복주택’이라는 초기 아이디어를 현실화한 사업지구로 전용 면적별로 △16㎡ 290가구 △29㎡ 47가구 △36㎡ 25가구 등 총 362가구가 공급을 준비 중이다.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과 신촌역 등이 가깝고, 공항철도와 경의중앙선·신경의선도 이용할 수 있다. 반경 5㎞ 내에 연세대 등 대학 10여 곳이 몰려 있다. 전용면적 16㎡ 기준 대학생은 보증금 2737만원에 월 임대료 10만9000원만 내면 된다. 보증 주변 임대료보다 훨씬 저렴해 대학생을 중심으로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 주안역 지구는 16㎡ 84가구, 29㎡ 56가구 등 행복주택 140가구와 오피스텔 16실로 복합 개발된다. 인천 지하철 1호선 주안역이 가깝고 인천시청, 인천남구청 등 공공기관과 인하대, 주안국가산단(인천J밸리) 등 산업단지도 밀집해 있다. 대학생 특화단지로 계획돼 빌트인 가전·가구 등이 기본 설치된다. 인천의 주요상권 중에 하나인 주안역 상권과 접해 있고 한국수출제 5차·6차 국가산업단지와 인천기계 일반산업단지, 우림테크노밸리 등과 가까워 임대수요가 풍부할 전망이다.

그밖에 서울에서 공급되는 서울 가양동(30가구)과 서울 상계 장암5단지(48가구), 서울마천지구 3단지(148가구) 등의 행복주택은 공급 가구 수가 적어 치열한 경쟁률이 예상된다.

지방의 경우 행복주택에 대한 인식이 없어 서울과 같이 청약 성공을 단언하기는 어렵다. 다만, 화성동탄2신도시를 비롯해 고양삼송지구, 파주운정신도시, 대구혁신도시, 충주첨단산업단지 등은 지역 인근에 기반 산업단지 등이 위치해 있어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의 직주

근접형 임대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급 증가와 함께 행복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자신이 청약이나 입주 기준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행복주택의 입주는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노인계층, 취약계층, 산업단지 근로자에 해당하는 경우만 입주를 할 수 있다. 또 대학생 및 취약계층은 청약통장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신청이 가능하지만 그 외 계층은 금액과 관계없이 청약통장을 보유하고 있어야 신청을 할 수 있다. 경쟁이 높을 경우 계층별로 다른 우선 공급 조건을 적용하니 본인이 우선 공급 요건에 해당되는지를 꼼꼼히 확인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