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이 현대증권 매각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과 매각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KB금융, 한국금융지주, 홍콩 사모펀드인 액티스가 제출한 현대증권 인수 제안서를 심사한 결과, KB금융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이 제시한 현대증권 인수가는 1조원을 상회했다. 아울러 한국금융지주도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조원이 넘는 가격이 인수가로 제안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다소 비싼 가격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는 현대증권 매각지분 22.56% 시가의 3배에 달하는 가격이며 경영권 프리미엄(20~30%)을 포함해도 높은 가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지막 대형증권사’라는 인식이 인수전에 불을 지폈고 결과적으로 가격은 치솟은 셈이다. 그만큼 금융업계 또한 미래 수익성 제고를 위해 필사적이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이번 KB금융의 파격적인 인수가격은 더욱 관심을 모은다. 지난 KDB대우증권 인수전에서 상당히 보수적인 인수가격을 써냈음을 물론 이전에도 증권사 인수에만 나설 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불분명할 정도로 이미지는 더욱 실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KB금융이 보여준 1조원이 넘는 인수가격 제안은 이러한 이미지를 한 번에 떨쳐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또한 예대마진 중심의 은행 수익구조가 성장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태에서 수익성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현대그룹과 채권단은 향후 5일 이내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체결하고 오는 5월말까지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예상보다 높은 인수가격으로 인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그룹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