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사람을 흉내 내기 위해서 필요한 기술이라는 인식이 많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필요한 이유는 사람의 두뇌만으론 문제를 다룰 수 없을 만큼 세상이 너무 복잡해졌기 때문이고 이런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컴퓨터가 사람과 똑같이 흉내 내듯이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은 고정관념이다. 오히려 사람이 미처 감당하기 힘든 대용량 데이터의 분석처리와 같은 일을 컴퓨터가 맡아서 능숙하게 처리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사람을 얼마나 빼닮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이 잘 해낼 수 있는 일을 어설픈 로봇을 내세워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우선은 흥미를 끌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은 사람과 경쟁할 수 없다. 비즈니스에 도입된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성공적이라고 인정받으려면 사람이 미처 챙기지 못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며, 궁극적으론 비즈니스의 매출액 신장, 고객 증가, 새로운 비즈니스 개척, 클레임 감소와 같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져야만 한다.

인공지능 기술은 이미 우리 주변에 스며들어 있다. 스마트 폰이 제공하는 애플의 시리(Siri)나 안드로이드의 구글 나우(Google Now) 서비스는 자연어로 물어봐도 알아듣고 신뢰할 만한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 이런 소프트웨어에 기대하는 점은 사람의 수고를 덜어주는 신속한 검색능력이다.

IBM CEO 로메티(Rometty)는 CES 2016 기조강연자로 나서서 이젠 ‘인지 컴퓨팅 시대(Cognitive Era)’가 되었다고 선언했다. 인공지능 왓슨은 세상에 흩어진 무정형 데이터들을 구조적으로 자동 분류해서 고객이 원하는 의미로 해석해 준다고 설명했다. 세상은 이미 여러해 전부터 기계가 데이터를 인지하고 학습하는 인지컴퓨팅 기술을 발전시켜 오고 있다. 최근 설치되는 고층빌딩의 엘리베이터엔 단추가 없다. 승객이 엘리베이터 복도에 설치된 컴퓨터에 자신이 갈 층을 예약하면 컴퓨터가 승객이 타야 할 엘리베이터 번호를 지정해 준다. 예약된 엘러베이터가 도착해서 타 보면 내부 벽면에 단추가 하나도 없다. 엘리베이터는 탑승객이 몇 층까지 가는지 이미 알기 때문에 원하는 층까지 정확히 실어다 준다. 엘리베이터를 관장하는 인공지능은 동시에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탑승객들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면서도 여러 대의 엘리베이터가 가장 효율적으로 운행되도록 자동 제어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은 이미 생활 속에 스며들어 있다

금융투자 회사의 인공지능 거래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주식과 선물의 비정상적인 베이시스를 놓치지 않고 고주파거래 시스템을 작동시켜 순간적으로 차익거래를 통해 이익을 취한다. 자율운전자동차에 삽입된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주행차선 주변의 교통상황을 자동 인식해서 스스로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조절하고 방향도 바꾸면서 시각 장애인을 목적지까지 데려다 줄 수 있다. 은행에선 아주 비정상적인 거래 주문이 발생하면 즉각 컴퓨터가 사기 행위인지 감지해서 자동으로 거래를 멈추도록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삽입되어 있다. 대규모 판매망을 가진 회사에선 인공지능이 전국의 서비스 요원이나 판매원들의 작업 내용을 일일이 간추려서 자동으로 일정을 짜고 작업을 지시한다. 인간의 판단 기준을 본뜬 컴퓨터 알고리즘이 작동할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발생한 다양한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학습하면 할수록 점점 더 능숙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최근 인공지능이 적용된 성공적인 사례가 등장하기 시작한 배경은 빅 데이터 분석 기술과 데이터 학습기술의 발달 덕분이다. 장기간에 걸쳐 데이터의 패턴을 학습한 인공지능은 인간의 두뇌로 처리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발생하는 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류하고 분석해서 의미 있는 가치를 발굴해 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기관인 가트너의 분석에 따르면 세상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데이터의 양은 앞으로 5년에 걸쳐 현존하는 데이터보다 무려 800%나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이 중 80% 정도는 e-메일, 이미지, 음향 등으로 일반적인 컴퓨터 프로그램으로는 정리할 수 없는 비정형 데이터에 속하므로, 고속 데이터 분석 처리가 가능한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서 빅 데이터 속에 담겨진 정보를 활용하고자 한다. 빅 데이터를 해석해 내는 인공지능 기술이 없다면 비정형 데이터 속에 숨겨진 많은 의미를 효과적으로 감지해내지 못하게 된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새롭게 문제들이 부상하고 이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드러나지 않은 데이터의 명석한 분석이 매우 긴요하다는 게 사회적 요구다. 이런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하고 의미를 추출해 내는 인지컴퓨팅 기술이다.

 

복잡해진 비즈니스를 혁신하려면 먼저 인공지능을 도입하라

흔히 인공지능을 거론하면 공상과학영화를 들먹이며 사람을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할 가능성을 말한다. 하지만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윤리적 대비는 전 지구적 공론을 통해서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당면한 문제는 어떻게 하면 복잡해진 비즈니스 상황에서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느냐에 있다. 인공지능 기술은 이미 판타지 영역에서 현실 세계로 이동해 있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제조업이든 서비스업이든 그것이 어떤 비즈니스건 앞으론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되지 않고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사회에서 성공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비즈니스 영역마다 기존에 다루지 않던 새로운 고객의 욕구가 발생하고 또한 예상하지 못했던 영역에서의 매출 기회가 열리고 있다. 기업뿐만이 아니라 정부도 마찬가지다. 복잡한 산업구조의 변화와 세계적인 경제활동의 변화를 고전적인 경제론만 가지고 둔감한 정부정책을 세워선 안 된다. 세계적인 경기동향을 자동 분석하고 새로운 트렌드에 대비할 수 있는 비책이 필요하다. 해외의 우수한 인공지능을 구입해서라도 우리 현실에 맞게 수정하고 다듬어서 국민의 미래 행복을 보장하는 정강정책 수립에 활용해야만 한다.

전 세계는 지금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에서 인공지능 기술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엔젤리스트(AngeList)에 의하면 이미 790여개의 인공지능 벤처회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물론 국내에도 10여개 업체가 상당한 수준의 인공지능 서비스기술을 개발한다고 들었다. 인공지능이 비즈니스 성공의 핵심이 되려면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나 상품이 항상 고객과 밀착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연어로 서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이 제공받은 소통방식이 뭔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믿기만 해도 반절은 성공한 셈이다. 컴퓨터가 말을 알아듣고 대답만 잘해도 기대 이상의 상호 밀착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미국 실리콘 밸리를 비롯한 세계 각국엔 자연어로 소통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하여 제공하는 벤처기업들이 100여개가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미 개발된 인공지능 툴을 잘 활용하면 길이 보인다

예를 들면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본사를 둔 윗트.아이(Wit.ai)는 사물인터넷을 자연어로 조종하는 인공지능이다. 말로써 집안 전등을 켜고 끄며 온도를 조절하고 시간이 되면 알람을 해주는 등 사물에 삽입된 센서를 이용해서 다양한 제어가 가능하다.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본사를 둔 마인드멜드(MindMeld)는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 보이스 인터페이스를 통해 어떤 장비나 분야에도 활용 가능한 기술을 제공한다고 한다. 고객과 직접 대화를 나누게 되면 인공지능 기술이 예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상황 변화를 실시간으로 겪고 또 학습할 수 있게 된다.

즉 고객이 왜 그런 상품을 찾는지, 특별한 관심사항은 무엇인지, 왜 구매를 망설이는지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할 수가 있다. 이런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면 서비스 방식이 정해진 트렌드에만 의존하지 않고 고객의 변화에 즉시 대응하고 개별적으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서 결국엔 매출로 이어지는 실익도 얻게 된다.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한국어 음성을 완벽하게 인식하는 인공지능 서비스가 아직은 없다.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S-보이스를 시험해보면 완벽하지 않다. 구글의 한국어 인식기술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랩스의 주장에 의하면 한국어 음성인식률이 95% 정도 된다고 한다. 이를 99% 이상으로 높이는 기술이 시급하다. 특히 다양한 억양이나 사투리도 수용될 수 있도록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야만 한다.

IBM왓슨이 제오파디 퀴즈 프로그램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왓슨이 다룬 데이터의 양은 1억가지 정도에 불과했다면, 지금 스마트폰에서 서비스하는 시리(Siri)나 구글나우(Google Now)는 10억가지 정도의 데이터를 다룬다. 하지만 앞으로 인간이 지식으로 다뤄야 할 정보량은 10억개 장소, 1억가지 노래, 100억명, 5억가지 사건, 10억개의 상품, 1000만개의 영화, 5000만개의 기업, 2억가지 책, 5000만 종의 생물, 1억가지의 취미, 200억종의 도메인 등을 고려하면 데이터 세트가 대략 500억 내지는 5000억종류가 될 수 있다. 이를 인간의 두뇌나 단순한 로직만으로 처리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인공지능 기술이 모든 비즈니스에 반드시 채용되어야만 할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미 개발된 인공지능 기술들을 잘 조합하면 현존하는 거의 모든 비즈니스에 특화된 서비스 조합이 가능하다고 본다. 대·중·소기업을 막론하고 비즈니스에 인공지능을 채택하여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하루빨리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