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플랫폼적 측면에서 지상파 방송사의 고민은 직접수신율 개선 및 보편적 방송 서비스 등 매우 다양하지만, 시장의 흐름으로 보면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바로 초고화질 방송과 이에 따른 지상파의 역할론이다.

다만 초고화질 방송의 경우 UHD의 가능성에 집중한 상태에서 많은 라이벌과 정당한 경쟁을 펼치고 있으나 지상파의 역할론은 유료방송과 비교하면 풀기 어려운 '난제'로 여겨진다. 유료방송의 매력 중 하나가 다양한 부가 서비스며, 지상파는 이 지점에서 운신의 폭이 적기 때문이다.

▲ (자료사진) 출처=KBS

하지만 29일 KBS가 이러한 약점을 효과적으로 보완하는 한편, 초고화질 UHD 경쟁력 확보는 물론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의 자존심까지 강렬하게 보여줘 눈길을 끈다.

KBS는 LG전자와 함께 29일 서울 여의도 KBS 사옥에서 세계 최초로 ATSC 3.0(Advanced Television System Committee 3.0) 기반의 재난방송과 방송정보안내(ESG, Electronic Service Guide)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시연했다.

일차적으로 UHD에 임하는 KBS와 LG전자의 경쟁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콘텐츠를 제작해 송출하는 KBS와 이를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제조사 LG전자의 시너지가 가감없이 발휘됐다는 후문이다.

특히 KBS는 지상파 UHD 실험방송을 주도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준 바 있다. 지난 2012년 세계 최초 지상파 UHD 실험방송(4K 30p)에 성공했으며 2013년에는 2차 실험방송(4K 60p)에도 성공했다. 2014년에는 브라질 월드컵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를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실시간 중계로 방송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녹화된 콘텐츠가 아니라 실시간으로 UHD 방송을 실시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고무적인 성과다.

2015년에는 4K 60p 실시간 UHD 방송 송출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용했으며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나서기도 했다. 올해에는 자체 연구개발한 장비를 활용해 북미 및 유럽 방식의 UHD 비교 실험방송까지 실시했으며 지상파 UHD 방송표준방식 협의회 검증실험방송까지 주관했다. 700MHz 대역 주파수의 대부분을 상실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둔 성과다.

29일 실험방송은 이러한 KBS의 노력이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진 느낌이다. 양사가 선보인 방송정보안내(ESG) 기술은 현재 시청하고 있는 채널의 방송 편성표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현재 채널의 방송 내용과 연관된 다양한 컨텐츠도 제공한다. 유료방송에서 볼 수 있었던 서비스를 지상파에서도 구현한 셈이다.

ATSC 3.0의 핵심기술인 루트(ROUTE, Real-time Object delivery over Unidirectional Transport)도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루트는 LG전자가 주도하는 IP(Internet Protocol)기반의 방송 전송 기술이며 주파수의 효율성을 높여 지상파 신호로 다양한 부가 서비스들을 함께 전송할 수 있다. 지상파 안테나를 통해 방송안내정보(ESG)와 같은 부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한편 KBS는 이번 실험방송을 통해 지상파 UHD의 가능성을 고조시키는 한편, 다양한 부가서비스 기술력까지 증명해 명실상부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보여줬다는 후문이다. KBS는 이번 실험방송을 다음달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되는 NAB 2016 K-UHD 테마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박병열 KBS 기술본부장은 “KBS는 지상파 UHD 방송의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라며 "UHD 방송이 차세대 성장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제도적인 지원과 협조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안승권 사장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차세대 방송기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