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를 맞은 대학가에는 완연한 봄날이 왔다. 날리는 엷은 벚꽃 잎보다도 밝고 싱그러운 청춘들이 내는 웃음소리가 거리거리를 메우고 있다. 각종 매스컴과 SNS를 통한 '무한 정보력'으로 무장한 이들 20대가 즐겨찾는 맛집이 근방에 생겼다고 해서 대학로를 찾았다. 최근 이미지 기반 SNS 인스타그램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고베 규카츠'다.

▲ 규카츠 정식. 사진=이코노믹리뷰

규카츠는 30여일 저온숙성한 냉장육 소고기에 얇은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일식 고기 요리다. 우리가 즐겨먹는 돼지고기 튀김 ‘돈까스’가 ‘포크커틀렛’을 변형한 ‘돈카츠’라는 일본 음식에서 기인한 것은 알려진 사실. 일명 ‘먹스타그램’ 속 규카츠는 돈까스와 꽤 비슷해 보인다.

평일 저녁이지만 먼저 온 몇 팀이 먼저 들어가기를 기다려 자리에 앉았다. 주문은 자리에서 할 수 없고 메뉴를 고른 다음 카운터로 가서 선불 계산해야 한다. 젊은 친구들이 주로 찾아서인지 이 같은 선불 방식이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고 빠른 회전율에도 도움이 되는 듯하다.

▲ 불닭 크림 우동. 사진=이코노믹리뷰
▲ 규카츠 정식. 사진=이코노믹리뷰

먼저 나온 건 별미로 이름 높은 불닭 크림 우동. 노란색의 크림이 살짝 부풀어 있는 표면 아래는 매콤한 볶음면이 들어있어 젓가락으로 살짝 비벼 먹으면 빛깔도 모양도 예쁘지만 크리미한 부드러움과 알싸한 매운 맛이 입안에서 잘 어우러져 좋았다.

본식인 규카츠를 내온 직원이 테이블마다 놓인 미니화로에 불을 붙여 달궈준다. 직원은 속이 익지 않은 규카츠를 미니 불판에 구워 먹으면 된다는 설명과 함께 먼저 ‘레어’ 규카츠 한 점을 먹어보기를 권했다.

▲ 고베 규카츠 오므라이스. 사진=이코노믹리뷰
▲ 고베 규카츠 흑미 덮밥. 사진=이코노믹리뷰

생와사비를 살짝 찍어 생고기 규카츠를 한 점씩 먹었다. 육회와 같은 부드러운 육질과 튀김의 고소한 풍미가 괜찮았다. 미니 불판에 얹어진 규카츠 두 세점이 ‘지글지글’ 소리를 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고기의 아래 면이 익으면서 육즙이 솟아나면 뒤집어 구운 다음 똑같이 생와사비나 특제 소스에 찍어 먹으면 된다. 구워진 규카츠도 식감이 부드럽고 육즙이 촉촉했다. 다만 생각보다 양이 적은 것은 좀 불만이었다.

같이 시켜본 흑미 덮밥이나 오므라이스는 다른 메뉴만큼 맛있다고 할 수는 없었다. 오므라이스는 계란옷이 빈틈없이 감싸진데다 토마토 조각으로 멋을 내 보기에는 좋았지만 볶아진 밥도 윤기가 없고 양념이 덜 들어 크게 권하고 싶지 않다. 프랜차이즈이다보니 일본 정통 규카츠를 맛보려는 사람들에게는 선뜻 권하기 어렵지만 한번쯤 새로운 맛과 새로운 볼거리를 경험하고 싶은 맛객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맛집이다.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동숭길 136

▶문의: 02-745-9717

▶영업시간: 연중휴무 10:00~22:00

▶가격정보: 규카츠 정식 1만2000원, 커리 크림 우동 9000원, 불닭 크림 우동 1만원, 드레스 오믈렛 1만원, 스테이크 흑미 덮밥 1만원

▶비고: 예약은 안되고 평일에도 웨이팅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