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맨디 그로브. 출처=인텔

실리콘밸리의 손에 꼽히는 거장이자 인텔의 전 CEO 앤디 그로브(Andy Grove)가 지난 21일(현지시간) 79세의 나이로 캘리포니아에서 타계했다.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수년간 앓아오던 ‘파킨슨병’이 주된 원인이었을 거라 예상된다.

인텔은 21일 자사 홈페이지에 그의 죽음을 공식 발표하며 추모했다.

앤디 그로브는 인텔을 작은 스타트업에서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업체로 끌어올린 일등 공신이다. 고든 무어와 로버트 노이즈에 이어 인텔의 세 번째 멤버로 알려진 앤디 그로브는 인텔과 무려 40년을 함께한 역사의 산증인이다.

1979년에 사장이 되었고, 1987년엔 CEO로 올라갔다. 그 후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인텔의 회장을 역임했다.

앤디 그로브가 남긴 가장 혁혁한 공은 1970년대 메모리칩 생산에만 열중하던 인텔을 마이크로프로세서(초소형연상장치) 제작으로 전환한 것이다. 개인용 컴퓨터가 상용화되던 시기라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인텔은 글로벌 IT 기업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오로지 그의 손에서 일궈낸 인텔의 마법이다.

자유로운 영혼, 고(故) 스티브 잡스도 앤디 그로브를 ‘멘토’라고 부르기도 했으며 페이스북과 휴렛팩커드의 이사 마크 안드레센은 그를 ‘실리콘밸리를 만든 사나이’라고 격찬하기도 했다. 맨디 그로브의 책 ‘오직 편집증이 있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모든 회사가 직면하는 위기를 어떻게 타계하는가’(1999)는 지금도 꼭 읽어야할 비즈니스 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맨디 그로브의 죽음에 실리콘밸리 거물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현 인탤 CEO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우리는 앤디 그로브의 죽음을 깊이 애도한다. 앤디는 불가능한 일을 수백 번이나 가능하게 했다. 과학기술전문가 세대, 비즈니스 리더와 사업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공표했다.

▲ 출처=빌게이츠 트위터

빌게이츠는 자신의 트위터에 “앤디 그로브의 죽음으로 슬픔에 잠겼다. 나는 그와 일하는 것이 즐거웠다. 그는 20세기의 위대한 비즈니스 리더 중 한명이다”고 남겼다. 애플의 CEO 팀 쿡도 자신의 트위터에 “앤디 그로브는 테크놀로지 세계의 거물 중 한 명이다. 그는 미국을 사랑했고, 미국을 최고의 완벽한 본보기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델의 CEO 마이클 델은 “앤디 그로브를 떠올리면, 그는 최고 중에 하나였다. 선생님, 친구, 리더. 그는 늘 무언가가 있는 것처럼 말했고, 실제 이루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