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국토교통부

흐르는 물은 썩지 않듯이 자금은 투자처를 향해 갈 때 생명력이 있다. 부동산시장에 새로운 투자방식 리츠가 금융시장의 돈맥 경화 물꼬를 틔울 전망이다.

부동산투자회사(리츠)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최근 들어 리츠 영업인가 신청 건수가 늘고 모집 금액이 증가하고 있다.

리츠(REITs)란 주식 등을 발행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은 뒤 부동산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부동산 투자 펀드를 말하며 개인 투자자도 간접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고 운영 수익에 따라 배당도 받을수 있는 상품이다.

▲ (자료: 국토교통부)

< 작은 구름을 보고  큰 바람을 기대한다 >

부동산시장에 봄바람을 일으키는 주인공은 뜻밖에 부동산 투자업체가 아닌 은행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일에 국토교통부는 하나금융지주와 서울 신설동 하나은행 지점에서 하나은행의 통,폐합한 지점 60여개의 부지를 활용해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하나은행은 리츠를 통해 보유지점을 매각하고, 리츠가 이를 주거용 오피스텔로 구조를 변경 건축하여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주택도시기금과 하나금융 관계사 등이 함께 출자를 하고, 부족한 재원은 타은행과 보험사 등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추진한다.

올해의 계획은 서울 신설동·청파동 소재 지점 등 8개 지점 건물을 재건축하여 3000호, 내년에는 서울 관수동·화양동 소재 지점 등 11개 지점 약 3000호를 뉴스테이로 공급하고 오는 2018년까지 약 4300호를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새 먹거리 위한 길 개척>

하나금융그룹이 리츠산업에 투자하여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사업에 투자하게 된 배경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하나은행은 지난 해 9월 외환은행과 합병 후 은행 합병으로 발생한 중복,통폐합지점 건물 등 활용성이 없는 부동산 등 무수익성 자산을 매각하여 자기자본을 확충하고 저금리 기조에 따른 은행 영업이익 감소에 대응하여 안정적인 투자처로 뉴스테이 사업에 직접 투자(출·융자)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주택임대관리업진출과 보험·카드 등 금융 관계사 참여를 통한 마켓팅·고객확보 등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 뉴스테이 1호점 e편한세상 도화(출처=대림산업)

다음은 고객의 은행 거래방식이 배대면 채널인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을 통한 거래 방식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5년 3분기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 에 따르면 은행창구에서 이뤄지는 입출금·조회거래 건수는 2014년말 대비 10%대로 줄어들어 비대면거래가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새해 들어 핀테크 기반에 의한 금융기법과 크라우드 펀딩 등과 같은 혁신적인 비대면채널 영업방식이 크게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에 이어 다른 금융기관들도 지점 축소와 복합영업점 운영등에 의한 금융혁신으로 비워지는 은행 건물 등 비수익성자산이 점점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유휴자산의 상품화와 투자대상으로 활용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다.

<KB국민은행도 참여 결정>

한편 KB금융지주도 국토부와 뉴스테이 사업 관련 MOU 추진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금융지주에서 그룹 시너지 창출 차원에서 사업 추진을 검토중이며 부동산 리츠 등 간접투자기구 활용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금융권이 뉴스테이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원인은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책으로 뉴스테이 투자 수익률이 안정적으로 확보되고, 투자 위험 역시 줄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는 뉴스테이 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취득세와 법인세 등은 깎아주고 공공자금인 주택기금이 임대주택 사업에 투입된 경우엔 주택기금이 사업 리스크를 일정 부분 떠안도록 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뉴스테이 1차 공모 당시 건설사 단독참여가 많았지만, 최근 진행된 4차 공모에는 건설사뿐만 아니라 은행, 연기금 등 재무적 투자자들의 참여도 크게 늘었다”며, “향후에도 금융기관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해 뉴스테이에 대한 재무적 투자 활성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내 은행권은 순이자마진(NIM)이 지속 하락하여 이익금 증대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비대면 채널 활성화, 지점 통폐합 등을 통한 자구노력과 동시에 중금리대출, 해외시장 진출 등 신시장 개척 및 새 먹거리 찾기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동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뉴스테이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면서 향후 등록 임대주택 재고의 비중이 증가할 전망"이라며 "부동산산업 내 분양·공급 위주의 산업 체계에서 임대 관리 등 후방산업까지 포괄하는 산업으로 체질 변화 가능성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