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차 티볼리 에어 / 출처 = 쌍용자동차

국내 대표 철강 회사 포스코와 완성차 업체 쌍용자동차의 ‘동맹’이 견고해지고 있다. 포스코의 차량용 강판을 사용한 쌍용차 티볼리가 ‘대박’이 터지면서 양사의 우정을 돈독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최근에는 마케팅으로까지 협력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쌍용차 ‘공동 마케팅’

지난 17일 포스코와 쌍용차는 최근 출시된 ‘티볼리 에어’의 성공을 위해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포스코는 티볼리 에어에 자사의 월드프리미엄(WP) 고강도강이 70% 이상 적용됐다고 밝힌 바 있다.

양사는 3월 18일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공동마케팅을 펼쳤다. 현장에서는 판촉물을 제공하고 구매 관련 문의를 받는 것은 물론 시승 기회까지 제공됐다. 쌍용차는 포스코 임직원에게 전 차종을 6%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직접 나섰다. 3월 16일 직접 현장을 찾았다. 그는 티볼리 에어에 직접 올라 운전대를 잡는 등 차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줬다.

일종의 ‘윈-윈 전략’으로 풀이된다. 포스코 측은 “티볼리 에어의 성공이 WP 제품의 판매 확대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이번 행사는 양측 모두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쌍용차 입장에서도 ‘국내 1위 철강업체’의 제품을 사용하는 만큼 차량 안전성과 관련한 이미지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출처 = 포스코

티볼리 돌풍에 웃는다

티볼리는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이끈 핵심 모델로 분류된다. 2015년 1월 국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시장에서 확실하게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2015년 판매량은 6만4000여대에 이른다. 내수 소형 SUV 세그먼트에서 판매 1위를 달성했다.

포스코와 쌍용차는 티볼리 개발 초기부터 신강종 개발·적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솔루션마케팅 활동을 함께 펼쳐왔다. 티볼리가 흥행몰이에 성공하자 2015년 6월에는 양사 전략적 파트너십을 증진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양사는 3월 현재 ‘쌍용자동차-포스코 파트너십 증진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동맹’이다. 협의체에서는 기술 측면의 협력뿐만 아니라 공동마케팅 및 홍보에 이르기까지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자동차 업계 ‘강판 전쟁’

포스코가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 계기가 또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 최근 ‘강판 전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차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안전’이 완성차를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척도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모델 간 편의사양·주행성능 등에 대한 격차가 줄면서 안전을 중요시 여기는 운전자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자동차의 몸통을 구성하는 강판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졌음은 물론이다. 차 업체들은 최근 ‘초고장력강판’, 월드프리미엄(WP) 등의 적용 비율을 강조하고 있다. 해당 시장에서 국내 1·2위 철강 업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그룹사의 이점을 활용해 현대·기아차에 대부분 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는 르노삼성·쌍용차 등과 힘을 모으면서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초고장력 강판은 일반 강판과 비교해 더 가볍고 강도는 더 높은 제품이다. 이 때문에 자동차의 안전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연비 향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포스코는 비슷한 강도의 제품을 WP로 분류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철강 업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을 겪는 가운데 자동차용 시장은 ‘새 먹거리 창출’ 차원에서 모두에게 절실한 분야”라며 “차량용 강판은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중국 저가 업체들이 넘볼 수 없는 시장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이익률도 높은 편이라 (철강 업체 입장에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출처 = 포스코

포스코는 향후 자동차용 강판 시장에 공급 규모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2015년 860만톤 수준이었던 판매량을 2018년 1000만톤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역시 지난 2014년 취임 당시 “자동차 강판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포스코가 올해 초 열린 ‘2016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모터쇼)’에 참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철강 업체가 세계적인 모터쇼에서 기술 전시회를 연 것은 포스코가 최초였다. 당시 이 회사는 자사 고유 제품을 비롯해 30여종의 미래 자동차 소재를 공개해 눈길을 잡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는 국내 시장에서 기반을 다지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협업을 강조하며 더 많은 수주를 위해 힘을 쏟을 것”이라며 “(포스코 입장에서는) 티볼리 에어가 성공하면 단순히 제품 공급량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