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이래로 지금까지 실물가치를 갖는 유일한 자산은 아마 금이 아닐까 싶다.

가치 변동성이 크지 않고 태환성이 높아 미 달러화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금이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의 불황 기운이 금에게는 우호적인 환경이 된다.  

7일 뉴욕 시장에서 유가 급등에 따라 국제 금값이 소폭(0.5%) 하락했지만 금은 이미 지난해 말 이후 18.6% 상승해 하며 다른 주요 자산들 중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해왔다.

특이할 만한 점은 미국의 금리 인상 지연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2월 중순부터 위험자산이 반등하는 국면에서도 금 가격은 계속해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도 순금가격은 지난 해까지 1g당 4만1000~4만2000 원 꼴이었던 것이 올 들어 19%가량 올랐다.

금펀드 수익률도 20%를 넘어섰다. 지난 6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는 4일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 금펀드의 연초 수익률은 20.77%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금의 수요는 보석이 전체 금 수요의 57.3%를 차지하며 가장 높고, 그 뒤로 골드 바, 코인, ETF 등의 투자 수요가 20.8%, 중앙은행 14.0%, 산업 7.9%를 차지하고 있다.

보석류의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수요 변동성이 적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데 비해 골드 바, 코인, ETF 등 투자 수요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높아 금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다. 최근 금값 인상은 이같은 투자 수요 확대에 따른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금 ETF의 금 보유량이 증가하고, 금 선물 비상업적 포지션도 확대되고 있다. 세계경제의 둔화 우려 속에서 마이너스 금리 등 통화 정책의 효용에 대한 의구심이 더해지면서 금 수요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또한 각국의 중앙은행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금 투자를 부추긴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외환 보유고 다변화 정책과 높아진 통화 변동성에 대한 대비로 2010년 이후 꾸준히 금을 매입하고 있다. 앞으로도 중앙은행의 금에 대한 수요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의 금 값 인상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하락이라는 큰 흐름 속 반짝하는 반등이라는 것이다. 원자재 시장 전문가는 “금은 산업 수요가 거의 없는 원자재로 미국 달러 완화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대비용으로 많은 투자가 일어났지만 폭락했고 다시 회복될지 미지수”라고 전했다.

그는 “자주 롤오버(월물교체) 리스크 때문에 금 펀드보다는 실물로 들고 있는 게 낫다고 하는데 실물 금은 판매금액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납부해야 한다는 한국의 실정상 이도 어불성설”이라고 평했다.

중국 증시를 제외한 글로벌 증시가 연초 대비 안정세를 찾자 미국도 당초대로 올해 기준금리를 올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달러화 강세는 곧 금값 약세를 가져올 것이다.

중국 증시를 제외한 글로벌 증시가 연초 대비 안정세를 찾자 미국도 당초대로 올해 기준금리를 올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달러화 강세는 곧 금값 약세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