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


지난해 상영된 영화 ‘이끼’의 원작은 웹툰이다. 다음에서 연재된 윤태호 작가의 동명 만화 ‘이끼’를 소재로 강우석 감독이 영화를 제작했다. ‘이끼’는 2009년 연재 당시 만화 팬들의 높은 인기를 끌며 15년 이상 무명생활을 했던 윤태호 작가를 일약 스타덤에 올렸다. 그는 펜으로 만화를 그리던 출판 만화계에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화를 그리는 웹툰계로 넘어온 작가 중 한 명이다.

출판만화와 웹툰의 양쪽 특성을 다 파악하고 있으며 과도기의 단계도 지나왔다. 기성만화를 그리던 그가 초기에 웹툰 만화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다. 펜에 잉크를 묻혀서 종이에 만화를 그릴 때의 감수성이 잘 나오지 않았다는 것.

그러나 그는 새로운 플랫폼에 맞춰 금방 적응했고 ‘이끼’라는 웹툰계의 역사로 남을 스릴러 대작을 탄생시켰다. 그는 “이끼가 영화화되기 전에는 누적 조회 수가 50만회였다”며 “그러나 영화화되고 나니 총 누적 조회 수가 3400만회로 껑충 뛰어올랐다”고 말했다. 단행본 판매 부수도 20만부 가까이 됐다.

그는 유명세를 타며 자신의 작품보다 웹툰계를 포함한 만화계의 발전을 위해 발로 뛴 대표주자이기도 하다. 만화계의 미래를 논하는 공청회 자리에 초대되기도 하고 각종 연설에 불려다니기도 했다. 또 세종대학교에서 만화를 공부하는 이들에 강의를 하며 후배 양성에도 힘쓰는 등 기성작가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윤 작가는 웹툰계의 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우선 그 자신에게도 작가가 독자를 만나기 편리한 공간이 웹툰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이 새로운 환경의 출현을 장점으로 활용해 많은 후배들이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본에서 만화 산업이 크게 발전한 사례를 본떠 우리 만화계 또한 디지털 환경의 변화를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폭제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가혜 기자 lit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