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뭔가 변화의 조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아직 오를 때가 아니라는 고수들의 우려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상승을 멈추지 않고 있는 금값도 이전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최근 금값의 상승세를 단기반등이라고 하기에는 두달간의 상승 기간이나 폭에서 제법 앞서 가고 있다. 금값 상승행렬에 참가했던 많은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의 구간이 언제일지를 가늠하느라 바빠지고 있다. 올들어서만 금값이 20% 가까이 상승했으니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상승폭 20%는 올들어서만의 수익률에 불과하다. 이전 투자자들의 참여시점이 언제이냐에 따라 수익률은 큰 차이를 보인다. 결론적으로 개개인의 수익률보다는 차트상의 매물대 분석을 통한 접근이 더 바람직해보인다. 일단 온스당 1240달러를 돌파한 국제 금값의 1차 저항성은 1250달러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중 1250달러를 돌파한 경험도 있지만 , 이 저항대를 돌파하면 당분간 매물에 대한 부담이 덜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단기투자를 제외하고 말이다.  쉬어가는 것도 이쯤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가야 오래가지 않을까하는 전망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뒤늦은 참가자들은 이 시점이 출발선상이니, 손바뀜 또한 활발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손바뀜을 동력으로 쉬지않고 계속 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가능하다. 지금 금값은 그런 상황을 맞고 있는 듯하다.

글로벌 경제상황은 다소 혼란스럽다. 금값이 쭉 오를 것이라고 명쾌하게 답을 해줄 수 있을만한 상황은 아니다. 골드만 삭스의 최근 보고서는 이 점을 지목하며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경제상황에 따른 수급 요인보다는 명쾌하게 답을 줄 수 없는 이 불안한 상황이 금값 상승의 주동력이다.

'안전자산 골드', 역시 사치품으로서 보다는 안전자산으로서의 진가를 더 발휘하고 있다. 이런 불안 심리의 근간은 기축통화국의 엄청난 통화남발에 기인한다. 돈을 찍어내 경기를 부양하는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기축 통화국들의 반칙에 기인한다. 비정상적인 통화에 의한 경기부양의 끝이 어떤 모습일지 누구도 상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기부양에 대한 약발은 4년여가 흘렀지만 여전히 미지수다.

곳곳에서 경제의 뉴노멀(new normal)을 외치고 있다. 말 그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기준 혹은 상황이라는 의미다.  글로벌 경제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기때문이다. 교과서적인 경제원리가 통하지 않고 있다. 뉴노멀적 상황은 당연히 선진국들이 이전에 없던 엄청난 통화방출로 경기부양을 해왔기 때문이다.

올들어 미국의 경제지표들은 일희일비하고 있다. 후행지표는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고 선행지표들은 미래가 불안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상반된 지표에서 투자자들은 무엇을 믿어야 할지, 경제지표 신뢰성에 대한 의문마저 제기하고 있다.  어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후행지표로 추가 금리인상을 점치고 있고, 또 다른 비관론자(?)들은 선행지표를 보고 역시 추가 금리인상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옐런 의장도 호리병의 '지니'처럼, 하루는 금리인상에 무게중심으 옮겨가고, 또 하루는 추가 금리인상에 부정적인쪽으로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듯 하다. 아직 확고한 판단이 안서는 상황만을 지켜볼 뿐이다.

이런 옐런 의장의 불안심리를 국제 금시장은 꿰뚫어 보고 있지 않을까.

지난 시간 국제금값의 움직임을 되돌아보는 것도 좋은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2011년 9월 9일 온스당 1899달러를 찍은 금값은 그 이후 5년여동안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그 이전의 금값의 모습은 2008년 금융위기가 상승의 기폭제 였다. 2006년부터 금융시장은 불안하게 움직였다. 당연히 금값은 거침없이 하이킥을 했다. 하지만 그당시 지나친 금값 급등에 시장 참여자들은 역시 의아해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2년뒤에 터질 줄 미처 몰랐기 때문이었다. 역시 금시장은 그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밖에는 해석이 안된다.

결론적으로 그 당시 금값 상승은 역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때문이었다. 시장은 자산의 안전한 대피처가 필요했다는 의미다.

작금의 상황은 어떠한가. 맥빠진 국제유가는 이제는 회복된다고 해도 예전만큼을 기대하기 힘들다. 오히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기대감은 유가가 상승세로 반전된다면 더 커질 것이다.

양적완화로 만들어진 주요 선진국 등의 경제 회복 기미도 믿음직 스럽지않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그 후유증은 두고두고 경제를 괴롭힐 것이 자명하다. 양적완화의 탈출구를 찾지 못한다면 그 후유증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상상을 초월하는 모습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다시 세계의 공장으로 거듭 날수 있을까. 시진핑의 개혁은 일단 실패했다. 개혁과 개방을 함께한 중국은 개방에서 엄청난 것을 얻었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만만찮다. 하지만 이 부작용에 대한 면역성은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상 불안하다. 진통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경제가 갑자기 호전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불안이다. 매일 매일 온탕과 냉탕을 거듭하는 뉴욕증시는 그런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안정적이지 않다. 특히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반전을 기대하지만 그래서 바닥쳤다는 분석 보고서들이 잇따르기를 기대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듯 하다.

현존하는 금은 불안을 먹고 큰다. 글로벌 경제, 불안한가 안정적인가가 답이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