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가 칼을 갈았다. 글로벌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시장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RX의 ‘변신’이 그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렉서스는 최근 4세대 RX를 출시했다.

RX는 브랜드 입장에서 ‘주력 선수’다. 1998년 1세대 모델이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2016년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230만대 가까이 팔렸다. 2015년 기준 렉서스 전체 판매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다.

“RX이면서 RX를 뛰어넘는다”

렉서스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4세대 RX를 국내 시장에 내놨다. 이 차의 개발 콘셉트는 ‘RX이면서 RX를 뛰어넘는다’다. 기존 모델의 성공을 각인시키면서 새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잘 녹여낸 문구라는 평가다.

RX 450h 슈프림 모델을 시승했다. 국내에 들어오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세 가지 라인업 중 가장 하위 트림이다. 가솔린 모델인 RX 350은 고급형 모델 단일 트림만 판매된다.

몸집이 커졌다. 모습은 화려해졌다. 렉서스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전면부 스핀들 그릴이 더욱 강조됐다. 강력한 인상이다. 한 번 보면 쉽게 잊히지 않을법한 존재감이다. LED 주간 주행등이 화살촉 모양으로 적용돼 눈길을 잡는다.

측면 라인은 뒤로 갈수록 올라가게 제작됐다. 날렵하면서도 역동적인 SUV의 이미지를 추구했다는 해석이다. 최근 글로벌 주요 브랜드들이 채택하는 디자인 전략이기도 하다. 뒷부분에는 ‘포인트’도 있다. 측면 윈도우와 뒤쪽 도어를 이어버린 것. 마치 C필러가 없는 것 같은 형상으로 만들어졌다. 루프 부분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이채로운 분위기를 낸다. 전체적으로 NX와의 패밀리룩은 잘 유지하면서 중후한 맛을 더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다.

실내에서는 새롭게 적용된 파노라믹 루프가 이목을 잡는다. 개방감을 높여줘 내부 공간이 더욱 넓어 보였다. 이전 모델 대비 전장과 축거를 각각 120㎜, 50㎜ 늘려 승객 공간 확보에 주력했다. SUV의 새 트렌드를 제시하는 모델이지만 크로스오버 차량이라는 ‘태생’은 잊지 않았다. 시트 포지션이 경쟁 SUV 대비 낮은 편이다. 핸들 각도를 시트 쪽으로 많이 기울게 만들었다. 세단을 운전하는 듯한 느낌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럭셔리카를 표방하지만, 곳곳에 개성을 입히기 위해 힘썼다.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감동적 드라이빙 ‘명불허전’

‘렉서스다운’ 하이브리드 동력 성능을 제공한다. RX 450h는 3.5ℓ V6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동시에 품었다. 총 시스템 출력 313마력에 최대토크 34.2㎏·m의 힘을 낸다. 공인복합연비는 12.8㎞/ℓ로 나타났다. 도심에서 13.4㎞/ℓ, 고속에서 12.1㎞/ℓ의 효율을 발휘한다.

e-CVT 트랜스 미션이 장착됐다. 최상위 트림에는 패들시프트도 적용된다. 차는 조용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계기판을 보지 않으면 시동이 걸렸는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저속에서 한껏 정숙함을 강조하던 차체는 고속에서는 몰라보게 달라진다. 가속에서의 스트레스가 거의 없을 정도다. 공차중량 2175㎏의 ‘거구’는 날렵하게 도로를 달린다.

단순히 ‘정숙성’만을 강조한 차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힘을 놓치지 않았다. 운전의 재미를 잡았다는 뜻이다. 과속방지턱 등을 꽤나 여유롭게 넘어 만족스러웠다. 핸들 감각은 동일 브랜드의 세단 모델보다 단단하게 설정됐다.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는데, 오히려 ‘운전하는 맛’을 잡아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추월 가속 성능이 꽤나 성공적으로 향상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스포츠, 노멀, 에코 등 총 세 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한다.

렉서스다운 ‘명불허전’의 드라이빙 능력을 보여준다는 총평이다. 거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는 것도 이 차의 특징 중 하나다. 럭셔리 SUV를 찾는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상품으로 다가갈 수 있을 전망이다.

가격은 RX 450h가 7610만~8600만원에 책정됐다. RX 350 모델은 807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