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를 매매하거나 임대하려는 문의가 늘었어요. 특히 요즘 따라 연락이 많이 오는 것 같아요. 알파리움 시세는 37평형이 11억선입니다.” (판교 알파돔 공인업소 관계자)

“전화는 많이 오는데 실제로 권리금이 올랐다거나 거래된 건 아직 없어요. 매매할 수 있는 상가가 거의 없기도 하고. 동판교의 중심 상업지구가 워낙 작고 수요자가 원하는 임대 평형에 맞출만한 게 없어요. 이러니 계약으로 이어지지도 않구요.”(판교 A공인업소 관계자)
 

삼성이 가는 곳에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상주 인구가 늘면서 그 일대 지역에 수요가 늘은 요인도 있고, 직원들이 붐비는 곳에 자리한 상가들은 권리금이 오를것이란 기대를 품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 임직원의 이주가 확정된 판교와 작년 말 들어선 서초구 우면동 일대 분위기가 활짝 폈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는 ‘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가 지난해 11월에 들어섰다. 경기 수원시에서 근무하다가 출퇴근이 용이한 우면동 일대로 전·월세를 얻으려는 직원들의 수요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서초구 우면동 일대 아파트 평균 전세금은 작년 1월 기준 3.3㎡당 1393만원에서 1년만에 1556만원으로 뛰었다. R&D캠퍼스 인근 서초네이처힐 4단지 84㎡의 매매가도 8억원에서 1년만에 4500만원이 올라 8억 4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분당선 등 각종 호재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판교는 왜 다시 주목받고 있을까. 작년 말 착공한 제2 테크노밸리 호재와 삼성 후광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물산 임직원 3100~3200명이 판교 알파리움 빌딩에 내달 18일부터 약 2주에 걸쳐 입주한다.

때문에 지난해 상반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동판교) 공동주택 매매가는 3.3㎡당 2200만원에서 올해들어 2300만원까지 올랐다. 1년만에 3.3㎡당 100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삼평동의 지난해 가격상승률(4.63%)은 입주가 시작된 2010년 이후 2번째로 높은 성적을 내기도 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삼성 왔네” 판교·우면동 ‘들썩’

지난 17일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양재역에서 내린 뒤 서초18번 마을버스를 타고 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에 도착했다. 도심 속 시골이었던 우면동 일대가 한눈에 봐도 변화된 분위기가 느껴진다.

푸른빛 유리로 이루어진 ‘서울 R&D 캠퍼스’는 누가 봐도 새로 지어져 주변환경이 매우 깨끗했다. 3년간 공사를 마치고 태어난 이곳은 지상 10층 건물 5동(棟), 지상 8층 건물 1동 등 총 여섯 동이 들어서 있다. 삼성전자의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립됐으며, 삼성전자 서초 사옥과 수원 등지에 흩어져 있던 연구·개발 인력 7000명 가운데 4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인근 공인업소 관계자는 “삼성 입주 후 인근 아파트 전세금이 많이 뛰었다”며 “삼성 직원들 전세 문의가 많은데다 아예 매물이 없어서다. 어쩌다 나와도 금방 계약된다”고 말했다.

상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작은 커피숍도 줄지어 오픈했다. 캠퍼스와 마주보는 곳에는 ‘서초네이처힐’ 단지도 보인다. 걸어서도 가까우니 대표적 수혜단지로 꼽힐만하다. 인근 공인업소 관계자는 “‘서초네이처힐’ 단지는 1년전 전세금이 5억이었다. 지금은 6억대다. 매물조차 없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본사 인력이 내달 입주하는 판교 알파리움에는 ‘삼성입주’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피부로 느낄만한 거래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았지만 “임대 문의전화가 늘었다”는게 인근 공인업자들의 전언이다.

알파리움은 판교 현대백화점이 걸어서 8분 정도로 매우 가깝고, 인근에 음식점, 커피숍 , 노래방 등 다양한 업종의 상가가 분포돼 있다. 또 기존 테크노밸리 단지와 가까워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제2 태크노밸리 사업도 지난해 말부터 순항 중이어서 판교가 더욱 확대될 조짐이다. 제2 테크노밸리에는 900여개의 기업이 입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삼성 후광효과요? 글쎄…”

부동산 전문가들은 삼성 이전이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을 미미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다른 여러 가지 개발호재가 더 주효했다는 것.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팀장은 “삼성이 호가를 띄우기 좋은 건 사실이고, 프레임을 갖고 보면 삼성 후광효과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전하는 직원 수 다해 5000명 이하 수준이고 삼성 효과라고 단정짓긴 어렵다”며 “우면동 일대 아파트 가격이 뛴 것은 내곡지구 영향일 수 있고, 판교는 알파리움 분양권 전매가 작년부터 풀리면서 거래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라고 했다.

이미윤 부동산 114 리서치 연구원은 “삼성이 가격상승에 보탬이 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판교는 이미 신분당선과 제2 테크노밸리 효과로 가격이 오를대로 올랐다. 특히 알파돔시티 단지의 경우 중대형평수가 많아 10억이 있어야 한다. 여유 있으신 분들은 강남에 거주할테고, 20~30대 삼성직원 수요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복합적인 개발호재 영향으로 봐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