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구글

A씨는 소셜커머스 쿠팡에서 물건을 주문했다. 24시간이 채 지나기 전에 쿠팡맨이 물건을 가져다줬다. 쿠팡맨은 친절한 미소로 A씨를 대했다. 일정이 촉박한 택배기사들은 때때로 불친절한 모습을 보인다. 반면 쿠팡맨은 항상 여유롭고 친절하다. A씨가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쿠팡부터 방문하는 이유다.

집에서 잠자던 B씨는 휴대폰으로 메시지를 받고 집을 나선다. 구글 택배트럭이 곧 주변에 도착한다는 메시지다. 정해진 시간에 트럭이 도착한다. B씨는 트럭 뒤편 스마트 로커에서 PIN 코드를 입력하고 물품을 찾는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한 물건이다. 기사는 운적에서 내리지 않는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 트럭에 운전기사가 없다. 자율주행 택배트럭이다. 

어쩌면 자율주행트럭이 택배기사는 물론 쿠팡맨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겠다. 구글은 최근 자율주행트럭을 이용해 물품을 배달해주는 시스템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다. 자율배송플랫폼(Autonomous Delivery Platform)이 그것이다. 앞서 B씨 이야기는 특허 출원 문서에 설명에 따라 가상으로 구성한 것이다. 다만 구글이 이런 서비스를 어느 시점에 상용화할지는 불명확하다.

일찍이 구글은 2009년부터 자율주행차를 연구해왔다. 2020년까지 이를 상용화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에 드러난 자율주행 택배트럭 계획안은 자율주행차 연구를 응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구글이 직접 택배 대행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물론 B2B 진출도 타진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택배 자동화에 대한 구글의 관심도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미 드론을 통해 물품을 배송해준다는 ‘프로젝트 윙’을 가동해왔다. 구글의 택배 드론은 내년에 일부 상용화될 예정이다. 이번에 자율주행 택배트럭 계획까지 공개하면서 구글은 미래 배송 플랫폼 청사진을 다각화한 셈이다.

구글이 이 같은 배송 플랫폼을 구축해 얻을 효과를 분명히 밝히진 않았다. 다만 대개 회사들이 시스템 자동화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인건비 절감으로 대표되는 시스템 효율화를 염두에 둔 것이다. 로봇 혹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오랜 염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일부 전문가는 인공지능이 고도화되더라도 감정 노동을 요구하는 서비스직은 인간이 로봇으로 대체되지 않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소비자가 ‘사람 냄새’가 묻어 있는 서비스를 원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쿠팡맨이 '사람 냄새'를 파는 대표적인 사례다. 물론 미래 소비자가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는 지켜볼 일이다. 

- IT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싶으세요? [아이티 깡패 페이스북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