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역 대표 건설사들이 잇달아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며 건설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건설사는 자사의 강점을 토대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해 미래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 호남기반 중소건설사 세운건설은 건설업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 건설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2년 금광기업을 인수한 후 남광토건, 극동건설 등 매출액 규모만 놓고 보면 자사보다 최소 10배 크기에 해당하는 기업을 연달아 인수해 화제를 모았다.

세운건설은 봉명철 회장이 지난 1995년 전남 화순군에 설립, 주로 전라도 일대 도로, 항만 등 공공발주 토목공사와 지역 내 건축공사를 담당해 왔다. 2015년 기준 매출액 156억원, 시공능력 406위, 자본금은 31억 4천만 원의 중소건설사다.

세운건설에 삼켜진 금광기업은 시공능력평가 70위였고, 남광토건은 시공능력평가 59위다. 극동건설은 44위로, 지난해 회생절차 이후 관급공사 중심으로 약 5165억원의 신규 수주를 달성한바 있는 국내 굴지의 중견 건설사다. 이들 건설사 모두 항만, 도로 등 토목공사에 강점을 갖고 있다. 또 금광기업과 남광토건은 아파트 건축 및 분양 사업에 진행한 경험이 있다.

이에 세 건설사를 흡수한 세운건설은 토목사업 외에 아파트 분양 등 주택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계열사 통합 후 단일 브랜드 아파트 분양이 이뤄질 가능성도 커진다. 시공능력 순위도 단숨에 30위 안으로 진입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울트라건설 인수‘ 호반건설, 미래성장동력 찾았다

같은 호남 연고 업체 가운데 호반건설 역시 법정관리 중인 울트라건설 인수에 나섰다. 지난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최근 울트라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선정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은 정밀실사와 가격조정 과정을 거쳐 다음달 본계약을 체결한다.

그동안 호반건설은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유동성은 풍부하지만 사업 다각화의 부족으로 인한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 공동주택사업 중심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었기에 미래성장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것.

이에 호반건설은 토목과 플랜트, 건축, TBM장비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해왔던 울트라건설을 인수해 사업영역을 다각화한다. 건설업의 전체적인 전망이 어두워짐에 따라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회사가 보유한 강점과 다른 회사의 장점을 결합해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극복하려는 의도다.

울트라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57위 업체로 관급공사 위주의 토목사업을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4년 유동성 위기를 겪어오다 지난 2014년 서울중앙지법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5위 업체로 주택사업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만 9751억 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각각 547억 원, 1183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시공능력 평가액도 4107억원에서 2조 1520억 원으로 올랐다. 더욱이 지난해 20개 단지에서 무려 1만 8231가구를 쏟아냈다. 이는 10대 건설사인 삼성물산(1만4659가구), 롯데건설(1만3581가구), 포스코건설(1만3152가구)보다 많은 물량이며, 한화건설(6784가구), SK건설(6161가구)보다는 2배 이상 웃도는 규모이다.

앞서 호반건설은 지난해에도 토목과 도시재생 등 수주 실적이 좋은 금호산업 인수에 나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