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측의 롯데 경영정상화 모임이 공개한 인터뷰 동영상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은 “당연히 가문의 장남인 히로유키(宏之·신동주의 일본이름)가 후계자가 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롯데 경영정상화를 위한 모임 동영상 캡처

롯데그룹의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이 직접 인터뷰 동영상을 공개하고, 일본 롯데홀딩스의 후계자는 장남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라고 말했다.

9일 롯데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모임(ロッテの経営正常化を求める会) 일본어 홈페이지((l-seijouka.com)에는 ‘롯데 창업주 신격호 인터뷰(ロッテ創業者重光武雄インタビュー)’라는 제목의 16분짜리 인터뷰 동영상이 공개됐다.

동영상은 질의응답 방식으로 구성됐으며, 촬영된 시점은 지난 1월이라고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일본 홍보대행사인 VOX 글로벌 측은 밝혔다.

홈페이지에서 롯데경영정상화모임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인터뷰를 통해 롯데의 창업정신‧경영철학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과 롯데의 후계자에 대한 본인의 생각도 밝혔다”고 동영상 공개를 설명하고 “롯데 사원 여러분들께서는 현 경영진이 제기하는 건강 이상설에 현혹되지 말고, 창업자가 직접 전하는 메시지를 확인해 달라”고 강조했다.

첫 번째 질문에서는 롯데홀딩스 후계자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신 총괄회장은 “당연히 장남(신동주)이 후계자가 돼야 한다. 이것은 한국과 일본의 오너 기업에서는 상식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고, 다른 이에게 경영권을 넘겨준다면 모든 사람들로부터 신용을 받지 못하게 것이다”라고 답했다. 덧붙여 “자신의 이익만을 위하는 이가 오너가 된다면 롯데는 더 이상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장면에서는 롯데의 창업 정신, 임직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등에 문답이 소개됐다.  신 총괄회장은 “창업 때부터 줄곧 강조해 온 롯데의 가치는 ‘신뢰’다. 소비자들이 ‘롯데라면 틀리지 않다’라며 안심하고 제품을 구매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아울러 많은 임직원들의 땀과 노력이 지금의 롯데를 만드는 기초가 됐다”고 밝혔다. 
 
동영상에서 드러난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와 판단력에는 일단 표면적으로 이상이 없어 보였다.

이는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측이 제기하고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한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적극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앞서 신 총괄회장은 지난 3일 서울 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후견개시 심판청구 1차 심리에서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언론 앞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며 건강이상설을 불식시키려는 노력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동영상 공개가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과 앞으로의 롯데 경영권 문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에 한국과 일본의 재계 및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지속적으로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영권을 요구하고 있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에 전혀 대응하지 않으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