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욱 ㈜스토리엔 대표 .

다음 중 대한민국 최고의 간식은 무엇일까요?

①떡볶이 ②순대 ③어묵 ④김밥

필자는 ①번 떡볶이입니다. 아마 독자 여러분도 필자와 같이 ‘떡볶이’를 선택한 사람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정말, 이 떡볶이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 유래는 모르지만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 앞 골목길에 쭉 서서 매운 맛에 훌쩍거리면 먹던 추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온 국민의 영원한 추억의 군것질거리였죠. 아마 ‘노벨 간식상’이 있다면 주고 싶을 정도죠.

학교 앞 골목길에서 맛있게 먹던 떡볶이가 이제는 브랜드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네이버 검색에서 ‘떡볶이 창업’으로 검색해 보니, 무려 138개가량의 떡볶이 브랜드들이 쭉 뜹니다. 떡볶이 종류 별로 보면 크게 매운맛을 강조한 떡볶이, 치즈·라면·계란 등 서브 메뉴를 첨가한 떡볶이, 국물이 많은 떡볶이, 그리고 옛날식 떡볶이, 즉석조리 떡볶이 등으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 이름을 찬찬히 살펴보니 유독 의미 있는 스토리가 담긴 떡볶이 브랜드도 있더군요. 경영자의 철학과 브랜드의 핵심가치가 담기고, 회사의 비전을 제시하기도 하고요. 또 만화 주인공을 소환하여 추억 속으로 빨려들게도 합니다.

먼저 스토리와 썸을 탄 떡볶이로 ‘죠스떡볶이’를 꼽을 수 있는데, ‘죠스’는 영어로 ‘Jaws’입니다. 할리우드 영화 <죠스>에서는 상어의 강한 턱을 의미하지만, 죠스떡볶이는 한국인 성인 여성이 벌릴 수 있는 입의 가로 길이가 4.5㎝라는 점을 착안해 3.5㎝ 떡볶이 제품을 내놓았다고 합니다. 즉 한입에 먹기 좋은 떡볶이 크기로 만든 것이라 합니다. 이 브랜드에는 고객을 위한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이죠. 참, 죠스떡볶이 로고에 숨어있는 상어 지느러미를 찾았나요?

두 번째 눈에 띈 브랜드는 ‘국대떡볶이’입니다. 여기서 ‘국대’는 짐작하시다시피 ‘국가대표’의 준말입니다. 이 회사의 김상현 대표는 한 강연에서 ‘분식계의 국가대표를 꿈꾼다! 떡볶이계의 별다방 국대떡볶이’라 했으니, 그 자신감이야말로 국가대표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브랜드명에는 회사의 비전이 양념돼 있습니다.

 

세 번째는 추억과 감성을 전해주는 브랜드입니다. 바로 ‘영심이떡볶이’와 ‘아딸떡볶이’. 영심이떡볶이의 ‘영심이’는 배금택 화백이 그린 1990년의 추억의 만화 <영심이>의 주인공입니다. 영심이떡볶이는 우리를 추억 속으로 이끄는 힘이 있답니다. 그리고 아딸떡볶이의 ‘아딸’은 간판에 ‘아버지가 만든 튀김! 딸이 만든 떡볶이!’라고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왠지 아버지와 딸이 소담스럽게 음식을 담아주고, 부녀지간의 훈훈한 정을 그대로 느끼게 하는 브랜드라 말할 수 있죠. 추억 속으로, 그리고 따뜻한 감성으로 이끄는 브랜드명이죠.

끝으로 핵심 가치를 담은 ‘두끼떡볶이’입니다. ‘떡볶이로 한 끼, 볶음밥으로 두 끼’, 바로 이 슬로건이 두기떡볶이 브랜드의 가치를 고스란히 전하고 있습니다. 떡볶이에 다양한 튀김류와 라면, 쫄면 등 다양한 면사리를 추가할 수 있고, 다 먹은 뒤에 볶음밥을 먹을 수 있어 두 끼 해결이 가능하다는 콘셉트죠. 즉, ‘식사가 되는’ 떡볶이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바쁜 직장인이나 지갑이 얇은 학생들에게 충분히 소구할 수 있는 브랜드라 봅니다.

설 연휴가 지나면 남은 음식이 많이 생기게 마련이죠. 그중 썰어놓은 가래떡은 어떻게 할까요? 설 연휴에 떡국을 자주 먹은지라 떡국엔 손이 잘 안 가게 되죠. 이럴 때 떡볶이는 어떨까요? 얇게 썬 떡국용 떡이니 국물떡볶이가 제격일 것 같은데요, 거기에 자신만의 특별한 맛을 추가하여 엄마표, 아빠표 레시피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이때 꼭 스토리가 담긴 브랜드명도 잊지 마세요. 어쩌면 죠스떡볶이, 국대떡볶이, 영심이떡볶이, 아딸떡볶이, 두끼떡볶이처럼 훌륭한 스토리가 담긴 브랜드가 탄생할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