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제한 규제가 풀리며 새로운 투자 상품으로 실버주택이 각광받고 있다(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

올해부터 실버주택 시장의 대변혁이 예상된다. 지난 3월 11일 노인복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60세 미만인 사람도 입주가 가능하고 일반인에게도 양도 및 임대할 수 있는 등 재산권 행사가 자유로워진다. 새로운 투자가치로 떠오르는
실버주택 투자에 대해 전문가들은 분양보다는 임대전략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노년층을 위해 만든 실버주택이 최근 나이 제한 규정을 없애 새로운 재테크, 투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 분당 헤리티지의 경우 전용면적 82.5㎡(25평)가 지난달 5억원 정도에서 최근 5억5000만원대로 올랐고 경기도 파주 신세계 첼시 인근 유승앙브와즈 112㎡ 아파트는 최근 실거래 가격이 1억7500만원에서 2억원대로 올랐다.

이처럼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실버주택은 노인 주거 안정을 위해 지난 1989년 12월 임대 중심 운영을 전제로 처음 도입됐다.

자연 녹지지역에 주로 허가가 났기 때문에 주변 환경이 쾌적하고, 병원·스파·체육관 같은 편의시설이 좋지만, 60세 이상만 실버주택 거주·매매 권한을 가질 수 있다는 규정 때문에 투자 측면에선 별로 주목 받지 못했다.

그러나 2008년 8월4일 이전에 승인된 실버주택에 한해 나이 제한규정을 사실상 폐지하는 내용의 ‘노인복지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하면서 60세 미만인 사람도 입주가 가능하고 일반인에게도 양도 및 임대할 수 있는 등 재산권 행사가 자유로워졌다. 자연녹지 내에 건축이 허용되고 취·등록세 50% 감면, 전기사용료 20% 할인, 주차장 기준 완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제외 등 여러 혜택이 많다.

 

 

실버주택은 1997년부터 분양이 허용되면서 현재까지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약 5000가구가 공급됐다. 헤리티지 외에도 40·50층 고층 건물 두 개로 이뤄진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더 클래식 500’, 경기도 용인의 ‘엘펜하임 실버타운’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삼성생명 노블카운티, SK건설 그레이스힐, 신성건설 아너스밸리, 송도병원 시니어스타워 등의 실버주택이 세워졌다. 하지만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고 우후죽순처럼 뛰어들었던 중소업체의 실버주택 사업은 대부분 실패로 종결됐다.

그 이유는 전원형의 경우 가족과의 단절에 따른 외로움, 소통의 단조로움, 입주자들 간의 불필요한 경쟁의식과 판박이식 식사. 부실한 의료시설, 여가·편익시설의 부족 등이다. 도심 근교형은 입지와 시설 면에서 전원형보다 만족도가 높지만 비교적 높은 입주 비용이 걸림돌이다.

최근 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도심형 실버주택은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 비교적 성공 요인이 많이 내재돼 있다. 쾌적한 주거환경보다는 교통, 의료시설, 편익 및 여가시설, 커뮤니티시설 등을 완비하고, 개인별로 맞춤형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버주택 투자전략은 어떻게 세울까?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분양보다는 임대전략이 유리하다”고 이야기한다. 입주금이 비싼 만큼 연금소득 대비 입주 비용을 따져봐야 하고 실거주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

세부적인 계약사항으로는 시공사의 부도 위험이 없는지,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운영하는지, 시설운영선납금 반환이 가능한지, 부대시설의 이용요금이 별도 부과되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무엇보다도 실버주택은 투자가치보다 은퇴 후 행복한 삶의 주거가치에 비중을 두고 선택해야 하므로 자금 활용이 쉽도록 분양보다는 임대 전략이 비교적 유리하다.

최원영 기자 uni354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