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움츠렸던 분양시장이 5일간의 긴 설 연휴 이후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켠다.

정부의 가계대출규제 강화와 금리인상, 공급과잉 논란 등 불안요인에 오는 4월 총선 정국도 앞두고 있어 건설사들이 분양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밀어내기 분양이 집중됐던 지난 2008년보다도 175%나 많은 물량이 예정돼 있어 최근 전세난으로 새 집 장만을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2~3월 전국에서 공급을 앞둔 분양 물량은 총 6만4904가구(일반 분양 가구 기준, 임대 제외)로 조사됐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3만7637가구를 포함해 광역시 9597가구, 지방 1만7670가구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만9470가구)보다 2배가 훨씬 넘는 120% 늘어난 수량이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밀어내기 분양이 집중됐던 2008년(2만3600가구)보다도 175%나 증가한 수준이다.

더욱이 크게 늘어난 수도권 물량은 2월보다는 봄 이사철을 앞둔 3월에 집중돼 있다. 수도권 2~3월 물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계획됐던 9921가구에 비해 2만7716가구가 늘었으며, 총 계획된 분양 물량 3만7637가구 중 약 85%에 해당하는 3만1297가구가 3월에 나온다.

통상적으로 설 연휴가 끝나고부터 분양시장이 본격 기지개를 켜지만, 올해는 여러 악재가 겹쳐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건설사들이 최대한 많은 물량을 밀어내는 모양새이다. 수도권에서는 강남 재건축, 강북 재개발, 동탄2신도시 등과 지방에선 부산 해운대 등 인기지역에서 알짜 물량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여러 불안 요인으로 부동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라서 설 연휴가 지나면 오는 4월 총선 전까지 건설사들이 대거 분양 물량을 쏟아낼 것”이라며 “공급과잉 논란이 있는 상황이지만 그만큼 선택할 수 있는 알짜단지들이 많아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만하다”고 말했다.

설 이후 2~3월 두 달 동안 전국에서 공급 예정인 주요 알짜 분양단지를 소개한다.

수도권- 강남 재건축 및 고양·동탄2신도시 신규 물량 ‘풍성’

분양 물량이 집중된 수도권, 그 중 서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단지는 삼성물산이 오는 3월 분양 예정인 강남구 개포동 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블레스티지’다.

단지는 전용 면적 49~126㎡, 전체 1957가구 규모이며 이 중 396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단지 남쪽으로 대모산이 있으며 단지 동쪽은 개포근린공원이 접하고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개원초, 개일초, 개포중, 개포고, 경기여고 등 학군도 좋다. 올해 개포지구 첫 분양단지로 고급마감재를 적용하고 단지 내 조성되는 대규모 커뮤니티에는 수영이 조성되고 세대별로 생활용품을 보관할 수 있는 지하창고도 제공된다.

강북 재개발 단지 중에도 주목할 물량이 있다. 현대건설이 서울시 은평구 녹번동 53번지 녹번1-1재개발 구역에 내달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녹번’이다. 지하 3층~지상 20층, 13개 동, 전용 면적 49~118㎡ 총 952가구 규모이며, 이 중 260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서울지하철 3호선 녹번역 역세권으로 광장을 통해 역 진입이 가능하며 3호선, 6호선 환승역인 불광역도 가깝다. 은평초·녹원초(예정) 등과 인접하며, 생활권 내에는 이마트·NC백화점·녹번시장·은평구청 등이 위치해 있다.

방배동 일대에도 2012년 ‘방배 롯데캐슬 아르떼’ 분양 이후 4년 만에 신규분양이 나온다. GS건설이 서울 서초구 방배동 992-1번지 일대 단독주택을 헐고 대형 브랜드 아파트를 짓는 방배3주택재건축 단지로 오는 3월 분양 예정이다. 단지는 전용 면적 59~128㎡, 총 352가구 규모며 이 중 97가구가 일반 분양분이다. 서울지하철 2호선 방배역이 가깝고 상문고 등도 인접해 있다.

경기도에서는 GTX, KTX 등 교통호재가 있는 고양시와 동탄2신도시를 주목할 만하다.

경기 고양시 장항동 한류월드 부지 내 M1~3블록에선 GS건설·포스코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이 3월께 2204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선보인다. 킨텍스와 서울 강남구 삼성역을 잇는 GTX가 2022년께 개통될 예정이라 강남 접근성이 대폭 개선된다.

동탄2신도시에서는 GS건설과 포스코건설이 2, 3월 분양 대기 중이다. GS건설은 화성시 능동과 A8블록에 2, 3월 연이어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2월 경기 화성시 능동 624-2번지 일원에 내놓는 ‘신동탄 파크자이 2차’는 전용 면적 84㎡ 단일 면적 총 3762가구이며, 3월 A8블록에 들어서는 ‘동탄2신도시 자이(A8블록)’는 전용 면적 86~101㎡ 979가구로 구성된다.

포스코건설은 3월에 동탄2신도시 A36블록에 전용 면적 59~84㎡의 중소형으로만 구성된 총 745가구를 내놓는다. 동탄역 인근 상업, 업무시설 이용이 쉽다.

지방- 부산·진주 등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주목

청약열풍이 분 부산광역시를 포함한 지방도 공급이 많다. 전년도 같은 기간(1만9549가구) 대비 39.5% 늘어난 2만7267가구가 공급되며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도 있어 주목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단지는 포스코건설이 부산 연산동 1990번지 일원 연산2구역을 재개발해 3월 선보일 예정인 ‘연산2구역 더샵’이다. 단지는 전용 면적 39~129㎡, 총 1071가구로 조성되며, 이 중 552가구가 일반 분양분이다. 부산지하철 3호선 물만골역 역세권이며 남쪽으로는 황령산, 금련산 조망이 가능하고 인접해 쾌적하다. 이마트, 연제구청, 연제보건소 등이 가깝고 부산시청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양동초, 양동여중, 양정고, 부산진여고 등과 부산여대, 동의과학대 등이 있어 교육환경이 좋다.

동원개발은 부산 해운대구 우동 142-4번지 일대에 ‘해운대비스타동원’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6층~지상 45층 2개 동 규모로, 아파트 504세대, 오피스텔 41실로 구성된다. 아파트는 전용 면적 84㎡와 101㎡ 타입으로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중형 평형대로 구성됐다.

광주에서는 보광건설이 동구지원2-1구역을 새로 개발해 짓는 골드클래스 716가구를 3월경 분양한다. 이 중 341가구가 일반 분양 물량이다. 광주 지하철 1호선 학동·증심사 입구역 역세권 단지다.

흥한주택종합건설이 내달 향후 미래가치 높은 신진주역세권 도시개발사업지구에 선보이는 ‘신진주역세권 센트럴 웰가’도 주목할 만하다. 지하 2층, 지상 33층, 10개 동, 전용 면적 59~84㎡, 총 1152가구의 대단지며, 아이사랑 콘셉트로 지어져 주부들에게 인기가 예상된다. 남해고속도로, 국도2호선 등과 KTX진주역, 경전선 복선전철 등의 교통 여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