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10월 법정관리에 돌입했던 쌍용건설이 2년 만에 내부 체질개선을 하고, 올해 화려한 재기를 꿈꾸고 있다. 앞서 1998년 쌍용건설은 1차 워크아웃 이후 7차례 실패 끝에 8번만에 M&A를 이뤄냈다.

지난해 법정관리를 졸업한 쌍용건설은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에 힘을 쏟고, 리스크 낮은 사업지를 검토했다. 덕분에 국내에서 공공입찰 기업신용등급 A-를 획득했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건설공제조합, 엔지니어링 공제조합 보증 업무도 다시 정상화됐다.

해외에서는 싱가포르에서 정부발주공사 참여 신용등급 중 최고인 BCA A1 등급을 회복했고, 7월에는 싱가포르 최대규모 민간은행인 UOB(United Overseas Bank)와 최상위 신용등급의 수수료율을 적용 받는 보증한도 약정도 체결했다.

또한 활발한 분양 대신 사업 부담이 낮은 리모델링 사업과 지역주택조합 시공을 택했다. 이에 따라 쌍용건설은 지난해 ‘둔촌 현대 3차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과 ‘평촌 목련3단지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수주했으며, 지역주택조합 시공도 전략적으로 추진했다. 특히 900억원 규모의 등촌1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도 지난해 10월 단독 수주했다. 쌍용건설이 재건축사업을 수주한 것은 지난 2012년 원주 단계주공아파트 이후 만 3년 만의 일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 2015 두바이 Palm Gateway. 출처=쌍용건설

'한국-두바이-싱가포르' 잇는 해외건설명가의 '부활' 꿈꾼다

쌍용건설은 M&A 이후 입증된 시공능력에 더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해외뿐 아니라 국내서도 영업 성과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자산 규모만 217조원(2014년 기준)에 달하는 두바이 투자청(ICD)과 M&A 투자계약을 체결한 후 국내외 신인도가 대폭 상승됐기 때문이다.

또한 전통적으로 해외 고급건축 시공실적이 탁월했던 쌍용건설은 ICD와 계약을 맺은 이후 화려한 재기가 전망되고 있다. 쌍용건설은 ICD에 인수되어 모회사 발주사업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 게다가 해외 고급건축물 시공 실적 1위에 걸맞게 역사와 기술이 축적이 된 회사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쌍용건설의  대표적인 해외 실적은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 호텔과 두바이에 있는 주메이라 에미리트 타워 호텔을 들 수 있다. 실제로 쌍용건설은 1980년 싱가포르 건설시장에 진출한 이래 30년 가까이 35건에 총 42억달러 규모의 랜드마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달 25일에는 싱가포르 LTA(Land Transport Authority 육상교통청)에서 발주한 도심지하철 TEL 308 공구를 미화 2억 5천 2백만 달러(한화 약 3천 50억 원)에 수주하기도 했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이 올 초 신년사에서 말한 것과 같이 “'한국-싱가포르-두바이'를 연결하는 3대 허브축을 바탕으로 영업력을 강화”해 나갈 모양새다.

실제로 쌍용건설은 두바이에서 미화 총 16억 달러 규모(약 1조9000억 원 / 당사지분 총 7억3000만 달러, 약 8600억 원)의 고급건축 프로젝트 3건을 동시에 수주하며 본격적인 해외건설명가 재건에 나선다. 두바이 로얄 아틀란티스 호텔(Royal Atlantis Hotel / 8억4000만 달러)과 팜 게이트웨이(Palm Gateway / 3억8600만 달러), ICD와 세계적인 투자회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A 프로젝트(3억7000만 달러) 등 3건의 공사를 수주한 것.

이로써 쌍용건설은 13년만에 두바이에 재진출하게 됐다. 이런 프로젝트들이 세계적 건설사와의 J/V(Joint Venture)임에도 쌍용건설이 리딩사로 참여한 배경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등 고급건축분야의 압도적인 시공실적과 기술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회생절차까지 갔던 쌍용건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단 한 건의 공사도 타절 없이 현장을 유지하며 회사의 핵심가치인 발주처의 신뢰와 고품질 시공을 지켜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이번에 수주한 로얄 아틀란티스 호텔은 팜 주메이라(Palm Jumeirah) 인공섬은 기존 아틀란티스 더 팜 호텔을 능가하는 47층 초특급 호텔(795객실) 1개동과 37층 최고급 아파트(231세대) 1개동을 시공하는 프로젝트이다. 블록을 쌓아 올린듯한 아름다운 비정형 외관을 자랑하며, 이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두바이는 물론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팜 주메이라 인공섬 입구에 들어설 팜 게이트웨이는 지상 261m 높이의 61층과 49층, 48층 등 3개동 총 1265가구 규모의 최고급 아파트이다. 이 프로젝트 역시 세계적인 관광지인 팜 주메이라의 새로운 랜드마크이자 관문으로서 쌍용건설을 세계에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2015 두바이 Royal Atlantis 조감도. 출처=쌍용건설

쌍용건설, 올해 새로운 도약할까

쌍용건설은 올해 국내에서도 새로운 도약이 점쳐진다. 국내 주택사업 부문에만 5653가구의 공급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단 1가구도 분양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되는 물량이다.

쌍용건설은 오는 3월 '독산동 플래티넘' (859가구)를 시작해 경기도 광주, 용인, 여수, 인천 등 전국적인 분양 계획을 가지고 있다. 2012년 6월 ‘울산 화봉지구 쌍용 예가’ 분양 이후 4년 만이다.

최근에는 부천 소사뉴타운 괴안3D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경기 부천시 소사구 괴안동 201번지 일대에 아파트(794가구)와 부대시설을 신축하는 것으로, 공사금액은 1250억원에 달한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 뛰어난 공법 및 해외 실적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싱가포르에서의 대규모 공사 수주도 예상된다”며 “또한 ICD 자체 발주공사는 물론 2020년 두바이 엑스포 관련 물량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쌍용건설 김석준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국내시장은 임대주택같은 운영시장의 중요성 증대 등 선진국형 건설산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비한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빠른 시간내 영업이익의 선순환 구도와 함께 복리후생 증진 바탕을 마련할 것을 시사한 바 있다.

쌍용건설의 지난해 매출은 1조 3534억원으로,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0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