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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주목하라] 전산업 융합하는 바이오 경제시대 '성큼'OECD, "IT만큼이나 큰 파급력 가질 것"

바이오산업은 인구 고령화문제, 식량 문제, 환경 문제, 에너지 문제 등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바이오산업이 대중화 되면 IT산업이 세계 경제에 미친 영향보다 더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산업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의료·헬스케어 분야로 59.1%(1910억달러)에 이른다.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바이오산업은 의료·제약, 농업·식품, 산업, 융합분야에 걸쳐 광범위하게 걸쳐져 있다. 우리가 영위하는 대부분의 산업과 융합이 가능해 차세대 발전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각 산업군과의 융합으로 이제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제품이나 시스템을 만들어내고 신사업을 창출할 동력이 될 전망이다.

바이오산업, 전 분야와 융합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009년 “바이오경제 2030(The Bioeconomy to 2030)”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30년 바이오 경제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OECD가 말하는 바이오 경제시대란 바이오 기술과 타 기술들이 융합하여 IT가 경제에 가져온 변화만큼이나 큰 영향을 주는 시대를 말한다.

OECD가 예견한대로 바이오경제 시대는 성큼 다가왔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2014년 세계 바이오산업 시장은 3231억달러로 추정되는데 이는 연평균 4.7%씩 성장해 2010년에 비하면 약 76%의 성장을 이뤄낸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아시아-태평양 바이오산업 시장은 6.8%의 성장률을 기록, 774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2019년이면 세계 바이오산업 시장은 4273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출처=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바이오산업은 바이오기술과 여타 산업군의 기술이 융합돼 창출되는 산업 전반을 일컫는다. 바이오기술은 어떤 제품이나 프로세스를 만들기 위해 '살아있는 유기체나 생물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바이오산업은 크게 레드바이오(의료/제약), 그린바이오(농업/식품), 화이트바이오(산업), 융합바이오로 나뉜다. 융합바이오는 최근 들어 각광받기 시작한 분야로 다른 기술과의 융합이 강조되는데 특히 센서나 분석기기, 유전자 분석 서비스 등으로 대표된다.

바이오산업 중에서도 국가별로 가장 크게 육성하고 있는 것이 레드바이오다. 레드바이오는 의약품, 백신 등이 해당된다. 그린바이오는 유전자재조합식품(GMO)으로 널리 알려진 개량종자나 유전자 변형 동식물이 해당되며 조금 더 넓게 보면 건강 기능 식품이나 식품·사료 첨가제 등이 포함된다. 화이트바이오는 바이오에탄올 같은 바이오연료나 바이오폴리머, 수처리용 미생물 등이 해당된다.

국내에서는 바이오산업을 8개로 분류해 국가 표준으로 제정하고 있다. 바이오의약, 바이오화학, 바이오식품, 바이오환경, 바이오전자, 바이오공정 및 기기, 바이오에너지 및 자원, 바이오 검정·정보 서비스 및 연구개발 등이다.

바이오기술이 현재 산업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레드바이오에서 현재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분야는 '바이오의약품'으로 제약 분야다. 제약 산업을 이끌 차세대 기술로 떠오르며 '바이오의약품', '바이오시밀러', '바이오베터' 등 바이오기술을 활용한 제약제품이 합성의약품을 밀어내고 관심을 끌고 있다.

그린바이오 분야에서는 크게 작물 보호, 종자, 비료 등이 주로 개발되고 있다. 바이오기술이 주가 되는 작물 보호와 종자분야는 전체 시장의 약 40%를 차지한다. 작물보호란 흔히 농약이라고 불리는 것인데 시장 규모가 2014년 기준 약 567억달러에 이른다. 기존의 농약은 화학적 합성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바이오기술과 접목시킨 농약은 미생물을 이용해 만든 제품이다.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지면서 바이오 농약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종자분야에서 대표적 바이오제품은 GMO작물이다. 2014년까지 약 210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유전자 변형 작물이라 하여 GMO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있는 상태다. 따라서 콩, 옥수수, 면화와 같은 작물에 한해 브라질, 미국 등의 대규모 경작지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한편 그린바이오에 속하는 건강기능식품의 전체 시장 규모는 2010년 기준 약 840억달러로 추정된다.

화이트바이오분야는 2014년 기준 약 1230억달러의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이 분야의 제품들은 기존 휘발유, 경유 같은 석유제품이나 폴리에틸렌과 같은 석유화학제품과 경쟁을 하고 있다. 화이트바이오에 속하는 ‘바이오폴리머’ 제품은 석유화학제품과 기능이 동일하다. 폴리머는 나일론부터 시작해 컴퓨터 케이스를 만드는 ABS수지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보통은 석유에서 얻은 화학물질로 합성해 만들지만, 자연계에도 많은 폴리머가 존재해 생물체로부터 얻어내는 폴리머를 바이오폴리머라고 부른다.

   

왜 바이오기술에 주목하는가?

글로벌 경제에서 최근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인구 고령화문제, 식량 부족문제, 환경 문제 등이 있다. 이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이오기술이다.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는 만큼 의료나 헬스케어 산업은 계속 클 수밖에 없는데 바이오기술을 활용한 레드바이오 분야가 현재는 가장 큰 주축이 되어 발전하고 있다. 또한 치료법에만 몰두했던 기존 의료업계가 이제는 질병 예방에 주목하면서 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바이오산업은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가 의료·헬스케어 분야로 68.1%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의료서비스 제공으로 12.1%를 점유하고 있다. 유럽 역시 바이오산업이 크게 성장했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의료·헬스케어로 68.1%를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도 마찬가지로 의료·헬스케어가 53.2%에 달한다. 중국 역시 95%를 의료·헬스케어가 점유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사후 처방 및 치료 위주였던 의료·제약 분야가 앞으로는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조치를 취하는 예방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중심이 되는 것이 '유전자 분석'분야다. 이는 암과 같은 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미리 인지하기 위한 수단이면서 동시에 질환 자체를 없애는 것까지 활용될 수 있다. 이에 향후 유전자 분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리서치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차세대 유전자 염기 분석 시장은 2014년 약 24억달러 규모에서 2020년 87억달러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유전자 가위 기술 확보가 중요한 유전자 치료제 및 세포 치료제 시장이 연 3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 출처=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그린바이오가 필요하다. 식량 문제는 절대적 '양'의 문제는 아니다. 어느 한 나라가 독점해 특정 식품을 대량생산하고 FTA(자유무역협정) 등을 통해 수출하기 시작하면서 식량 생산의 불균형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언젠가 정말로 식량전쟁이 벌어진다면 종자를 가진 나라, 종자 개량 기술을 가진 나라가 힘을 가질 것이 분명하다. 미국은 이미 많은 식품의 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도 종자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홍콩이나 네덜란드 등에서 각종 종자 회사를 인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밀의 자급률은 1%에 불과하며 옥수수역시 종자의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종자는 ‘인류의 공공자원’이라 불릴 만큼 중요한 이슈다.

이에 따라 GMO 기술이 인구 증가 및 경작지 축소로 인한 미래 식량 문제의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후에는 쌀이나 밀과 같은 작물들도 GMO작물이 개발될 것으로 보이며 재배 지역도 지금보다 더 많은 국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까지는 여러 나라 국민들이 GMO에 대한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어 중국과 같은 나라들은 GMO작물 개발 필요성 및 안전성을 설명하는 등 부정적 이미지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바이오 농약 시장 역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신규 화학물질 농약 출시 빈도가 50%정도 낮아진데다 화학성분 기반의 농약들이 환경 생태계에 유해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면서 화학 성분 기반 농약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 하지만 농작물의 대량생산에 있어서 농약은 필수적이기에 화학 성분 기반 농약의 대체제로 바이오 농약 개발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는 바이오 농약 시장이 형성 초기 단계이므로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바이오 농약 개발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넓은 의미의 그린바이오에 속하는 건강 기능 식품 역시 중요하다. 고령화 사회가 도래하고 100세시대가 다가오면서 이제는 '어떻게 오래 건강할 것인가'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이루어져 2040년이면 인구의 32.3%가 노인인구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웰빙 바람이 불며 2014년 기준 국내 건강기능식품의 시장규모는 1조 4900억원으로 2011년 대비 44.7% 성장했다. 이에 '보조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 또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환경문제가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지난해 파리에서 열렸던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로 한 만큼 각 국가들은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석유제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화이트바이오가 주목받고 있다. 앞서 말했듯 바이오폴리머와 같은 제품은 석유화학제품을 대체할 수 있고 바이오에탄올 등은 바이오연료로 활용될 수 있어 앞으로도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융합분야 역시 각광받는 이유가 있다. 융합분야는 타 분야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사업이 창출될 수 있다. 최근에는 전자산업에서 나노 수준의 물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미생물을 하나의 제조 기계처럼 사용하는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

나노 크기의 물질을 개발할 때는 화학적인 개발법보다 미생물들이 나노물질을 만들어 내는데 더 적합하다. 이에 아직은 실험단계이지만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을 활용해 물질을 제조하는 사례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MIT 벨처 교수가 제안한 'M13 박테리오파지'를 활용한 2차 전지 재료를 만드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기존 대비 약 10배의 출력을 낼 수 있는 2차 전지 생산이 가능해지며 기존 공정 과정에서 배출되던 환경오염 물질도 거의 없다. 또한 이 박테리오파지는 자연에 대량으로 존재하고 인체에 무해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예가 바로 바이오와 전자산업의 융합이다.

건강에 더 좋으면서 기존 음식과 같은 맛을 내는 식품들의 개발도 바이오기술과 여타 기술의 융합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Just Mayo'라는 제품이 있다. 이 제품은 기존의 마요네즈와는 다르게 계란을 사용하지 않고 식물성 단백질을 사용해 기존 마요네즈보다 건강에 좋으면서도 기존 제품과 비슷한 맛을 내도록 만들어졌다. 이 제품을 만든 회사는 Hampton Creek이라는 회사인데 새로운 마요네즈를 개발하기 위해 수만 개의 단백질을 분석해 기존 식품과 동일한 맛을 내는 단백질들을 찾아 결합시켰다. 이를 위해 구글맵의 데이터 분석가를 부사장으로 영입했으며 기존 마요네즈와 거의 유사한 맛을 내는 단백질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는 바이오와 데이터 분석 기술의 융합으로 만들어진 결과라 볼 수 있다.

   
▲ 출처=LG경제연구원

바이오기술 대중화로 신사업 기회 창출

LG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바이오기술의 핵심은 다른 기술과 결합해 만들어내는 '새로운 가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오기술과 다른 기술이 결합하면 지금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제품과 시스템을 생산해 낼 수 있다는 것. 무엇보다 바이오기술이 대중화된다면 대부분의 산업분야에 적용되면서 다양한 신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최근 바이오기술에 획기적인 사건으로 꼽히는 것이 유전자 분석 비용의 하락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유전자 분석 비용은 심리적 최저 비용인 1000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2007년에는 10만달러에 달했던 비용이 2015년에는 400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유전자 분석 시장을 주도했던 Illumina가 2014년 출시한 'HiSeQ X10'이라는 유전자 분석 시스템을 사용하면 분석비용은 1000달러 선까지 내려간다.

분석 비용이 내려간다는 것은 곧 바이오기술의 대중화 시기가 앞당겨진다는 것으로 보여져 업계에서는 매우 의미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최근 사이언스지에서는 2015년 과학계 최고의 이슈로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를 선정했다. 유전자 가위란 유전체 내의 특정 염기 서열을 찾아내 절단하는 효소를 말하며 이는 기존 유전자 가위 기술보다 제작이 용이하고 정확성과 효율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자 분석 비용이 낮아지고 유전자 교정이 기존 보다 쉬워진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낮은 가격으로 다양한 유전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더 빨리 다가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곧 바이오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산업군의 신사업 창출이 더욱 활발해 질 것을 의미한다.

이연지 기자  |  yeonji0764@econovill.com  |  승인 2016.01.26  07: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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