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저금리의 골이 깊다. 자연스럽게 투자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은 직접 땅을 매입하고, 건물을 사고파는 실물 투자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일반 개인들도 투자할 수 있는 대체투자 부문이 주목받고 있다. 이 중에서도 일정한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REITs)와 펀드(REF)로 대표되는 간접투자가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 간접투자 시장은 기관투자자 위주의 사모방식에 집중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일반투자자도 참여 가능한 공모방식으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더욱이 투자 대상이 오피스에 국한되지 않고 주택, 물류, 창고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어, 앞으로 간접투자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리츠 시장, 어디까지 왔나?

간접투자(부동산 펀드, 리츠) 시장은 부동산 경기와 관계없이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리츠는 주로 부동산개발사업·임대·주택저당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며, 만기는 3년 이상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간접투자 방식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때 국내 기업들의 부동산 구조조정 지원을 위해 도입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성장폭은 부동산경기가 침체된 2008년 이후 더욱 확대됐다. 특히 리츠 영업인가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급속도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서 위탁관리리츠(자산의 투자·운용을 자산관리회사에 위탁)의 인가와 인가신청이 두드러졌다. 종류별로 살펴보면, 자기관리리츠 인가신청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였지만 2010년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으로 리츠 설립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면서 자기관리리츠의 설립이 증가했다.

미분양 기업구조조정리츠의 인가는 지난 2009년경에 두드러졌다. 건설경기 부양과 악성 미분양주택 해결을 위해 주택 매입 시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법안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2~2013년은 해산인가된 리츠가 많아 2009년 이후 증가하였던 리츠 인가수가 다소 답보상태였으나, 2013년 이후 성장세로 회복했다.

매년 지속적인 성장을 반복한 리츠는 지난해 최대 전성기를 누렸다. 저금리 및 주택 시장 호황을 배경으로 리츠 인가 건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인가된 리츠는 40건으로 전년(30건)보다 25%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총 자산 규모도 18조3000억원으로 전년(15조원)에 비해 30%나 늘었다. 연도별 자산규모는 국민연금이 투자를 개시한 2006년부터 급격히 증가했으며, 지속적인 부동산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자산유동화를 위해 다양한 구도의 리츠 설립하게 된 게 오늘날 리츠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일반인이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공모형 상품은 전체 리츠 시장의 10% 정도에 국한돼 있다. 이에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그다지 크진 않는데, 최근 들어 일반 투자자들도 참여가능한 리츠 상품이 점점 늘고 있다.

투자 대상 ‘다양하게’… 리츠 시장 규모 더 커진다

그동안 리츠는 오피스 빌딩 투자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지난해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가 도입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그동안 리츠의 투자 대상을 보면 오피스가 7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리테일, 호텔 순으로 투자 비중이 높았다. 투자수익률은 리테일이 10%대이고, 오피스와 호텔이 6~7%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에서는 오피스 외에도 다양한 대상에 투자가 진행된다. 미국의 경우 투자 유형이 오피스와 창고 등 리테일 뿐 아니라, 산업용 시설, 단독 건물, 헬스 케어 등 다양한 종류의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오피스가 5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주택의 투자비중도 21%로 높으며, 상업시설, 호텔 등 비교적 다양한 대상에 투자한다. 국내의 경우 아직 전체적인 시장이 성장과정에 있으나, 향후 다양한 자금 조달 수단과 경험이 축적될 경우 투자대상이 다양해 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택과 물류 시설에 투자하는 리츠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2014년 각각 12건, 1건에 불과했던 주택과 물류 리츠는 지난해 각각 22건, 7건으로 늘었다. 여기에 재건축·재개발, 해외 부동산 등으로 최근 투자처를 다변화하고 있어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강민석 부동산연구팀장은 보고서를 통해 “시장금리가 다운돼 있는 상태에서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의 경우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확보가 가능하다”며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형 상품 늘어나야

정부도 리츠를 활용해 임대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뉴스테이’나 ‘서울리츠’를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품들은 일반 투자자를 주력으로 삼는 것이 아니다. 젠스타 송기욱 선임연구원은 “서울리츠, 뉴스테이 리츠들은 일반 소액 투자자들이 참여는 어렵고, 수익성이 높은편은 아니다”며 “공모형 상품이 늘어나고 있으니 이를 노려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과거에 비해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으나 저금리와 현금 유동성으로 인해 실물자산과 함께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간접투자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펀드는 해외 쪽으로 눈 돌려야

국내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던 펀드는 지난해 경기 침체 여파 등으로 공실률이 늘어나면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종합 서비스 회사인 젠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설정된 부동산 펀드는 167건으로 2014년(180건)보다 감소했다. 설정 금액(4조3711억원)도 전년보다 26% 줄었다. 대신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 비중이 늘었다. 실제 지난해 전체 펀드 설정액 대비 해외 투자 펀드 비율은 역대 최고인 46.4%(2조원)에 달했다. 김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펀드는 국내보다는 수익률이 높은 해외 투자로 몰리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부동산펀드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시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저금리 시대에 일반 개인들도 투자할 수 있는 대체투자부문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공모형 해외 부동산 펀드를 내놓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국내보다는 해외로 눈길을 돌리면 아직 수익성 있는 부동산이 많다는 계산이다.

‘수익률 10%’ 부동산 클라우드 펀딩시장 뜬다

100만원으로 수억대의 부동산 투자가 가능하다. 수익률도 10%가 넘는 경우가 많다. 1% 수준의 은행 예금 금리보다 훨씬 매력적이다. 이런 투자 배경에는 부동산 분야의 P2P(개인 대 개인) 대출이 자리하고 있다. 부동산 P2P 투자는 신용에 기반한 일반 P2P와 달리 건축물을 담보로 잡기 때문에 원금 손실 가능성을 최대한 줄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부동산 P2P 업체는 5곳 정도다. 이러한 P2P 대출 스타트업의 전체 대출 규모가 300억원가량으로 추산되고 있어 대출 규모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상반기 설립된 ‘테라펀딩’ 이후 하반기부터 신규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투게더앱스, 펀딩플랫폼, 루프펀딩이 줄이어 문을 열었고, 올해 들어서는 엘리펀드가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테라펀딩은 소형 빌딩을 짓는 건축주에게 중금리로 대출을 해주고, 그 이자로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배당한다. 투자 기간은 6개월~9개월까지 다양하다. 연간 평균 수익률만 13.02%에 달한다. 테라펀딩 누적 투자액은 1월 19일 현재 90억5000만원을 돌파했다. 누적 상환액도 29억5000만에 달한다. 전체 P2P 대출 업계 1위다.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는 “P2P 대출에서 투자자 안전장치는 확실히 마련해놨다”면서 “감정평가를 사전에 확실히 하여 리스크를 줄이고, 대출한 금액을 못 받더라도 부동산이라는 담보가 있다보니 경매로 넘기면 원금회수는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부동산 P2P 분야의 대출 사고율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여기에 저축은행이나 대부업보다 대출 금리가 낮아 대출 희망자들도 줄을 잇고 있다.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는 “최근 3억 정도 펀딩하신 분이 있는데 퇴직하시고 돈을 굴릴데가 없어 방문하셨다”며 “전체적인 투자자는 30대 직장인이 제일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