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핵협상(JCPOA·포괄적 행동계획) 관련 후속 조치를 이행함에 따라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

이번 이란 제재 해제에 따라 다양한 산업군의 수출 효과가 기대되는 가운데 식품업계의 수혜도 예상된다. 그러나 식품업계에서는 중동 시장에 대한 식품 수출은 지난해부터 이제 막 시작된 단계라, 기대하는 분위기이지만 당장의 큰 효과를 예상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할랄(Halal:무슬림의 율법에 따라 도축된 육류와 가공·조리된 식품)’ 인증을 등에 업고 무슬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업체들은 지난해 집중적으로 국내외 기구로부터 할랄 인증을 받은 뒤 올해 수출 판로 확대를 모색하고 있던 상황이라, 이번 이란 제재 해제에 따라 더 큰 범위의 공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 식품업계가 눈독을 들이는 동남아 시장 공략에 할랄 인증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올해는 수출용뿐 아니라 내수용 프랜차이즈도 인증획득에 열을 올리고 있다.

먼저 SPC는 2012년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로부터 바게트, 고구마파이, 소보루빵, 우유식빵 등 60여 종의 제품에 대해 할랄 인증을 받았다. 대표 상표인 파리바게뜨의 동남아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파리바게뜨는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신흥 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매일유업도 할랄인증에 적극적이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할릴인증 기관인 이슬람 성직자 협의회(울레마협의회·MUI)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올해는 말레이시아 총리실 산하 할랄인증 기구인 자킴(JAKIM) 인증 획득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들 기구와 함께 세계 대표 할랄인증 기관으로 꼽히는 싱가포르 무이스(MUIS) 인증도 검토 중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분유가 중국에서 동남아로 확대하려면 할랄인증이 필요했다”면서 “할랄인증 그랜드 슬램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할랄 인증을 토대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수출 중인 햇반, 김치, 김을 중동에까지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할랄 제품 수출을 지난해의 두 배 수준인 40억원으로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CJ제일제당의 할랄 수출액은 2012년 3억4천만원, 2013년 5억원, 2014년 12억원, 2015년 20억원으로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한류 열풍으로 한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의 시장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대상그룹의 경우 할랄 식품 수출은 현재 동남아시아 시장에 집중돼 있다. 현재 중동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현지의 시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이번 이란 제재 해제는 분명히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그러나 현재 단계에서 어떠한 성과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중동 진출의 좋은 기회로 여겨지는 만큼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란에서 드라마 ‘주몽’과 ‘대장금’ 등이 인기리에 방영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다”면서 “이제 본격적인 수출이 가능해 지면서 우리나라의 K-푸드가 동남아를 중심으로 이란 등 중동까지 본격적인 진출의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