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 칼국수'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 겨울이다. 칼바람이 기승을 부릴때 38년 전통으로 우려낸 칼국수 한그릇 어떨까. 대학로에 위치한 '혜화칼국수'는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데 제격이다.

혜화칼국수는 이름처럼 혜화동에 자리 잡았다. 혜화 로터리에 있는 주유소와 혜화 파출소 사이의 골목길을 따라 걸으면 바로 보인다.

명성과는 다르게 건물은 소박하다. 비교적 허름한 간판에 조그마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세 개의 방과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인다. 방 세 개의 좌석 모두 좌식으로 되어 있는데 특히 겨울에 방바닥이 따듯해서 아주 좋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테이블이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가족, 친구 혹은 연인이 붙어 앉아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 이 곳에서만 풍겨져 나오는 정겨움을 느낄 수 있다.

각 테이블에는 김치 항아리가 있다. 신김치와 부추 무 채 무침이 항아리에 들어있는데 칼국수에 곁들여 먹으면 일품이다. 칼국수를 기다리며 한 접시, 칼국수 먹으면서 몇 접시. 신김치와 부추 무 채 무침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 테이블에 아예 김치 항아리를 놓은 것이다. 혜화칼국수에선 손님들에게 맛있는 김치를 내놓기 위해 매주 김장을 한다.

 

칼국수에는 다른 고명 없이 애호박만 들어가 있다. 양념장을 따로 주기 때문에 맵게 드시고 싶으신 분들은 칼국수에 이 양념장을 추가하시면 된다. 혜화칼국수의 육수는 다름 아닌 소 사골을 우려 만드는 것이다.

일반 닭 칼국수와는 달리 진득하고 깊은 맛이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장국과 어우러지는 국수는 혜화칼국수에서 직접 만든다. 콩가루와 밀가루를 섞어 몸에 좋으면서 맛있는 면은 얇아서 잘 끊어지지만 아주 부드럽게 잘 넘어간다.

맛뿐만 아니라 건강에까지 좋은 혜화칼국수는 한 그릇에 8000원으로 싼 가격은 아니지만 두 여자가 하나를 시키면 충분할 정도로 양이 많다.

사이드 메뉴로는 수육, 바싹 불고기, 생선튀김, 녹두빈대떡, 문어가 있다. 이 중에서 칼국수와 함께 먹었을 때 가장 맛있는 것은 바싹 불고기다.

칼국수의 구수하고 담백한 맛에 바싹 불고기의 바삭하고 고소한 맛을 곁들이면 정말 금상첨화다. 물론 다른 사이드 메뉴들도 하나하나 다 맛있다.

생선튀김의 경우, 튀김 옷이 매우 얇고 그 안에 대구살이 가득 들어있다. 다른 생선 튀김은 살이 얼마 없어 생선 맛을 잘 느끼지 못하는데 혜화칼국수의 생선 튀김은 살이 많아 탱탱한 생선살의 탱탱한 식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간장이 같이 나오지만 생선튀김 자체에 간이 되어있어 간장을 찍지 않아도 맛있다.

혜화칼국수의 장점은 당연 맛이다. 혜화칼국수만의 특유의 맛이 있다. 그래서 이 맛을 한 번 느껴 본 사람은 혜화칼국수를 잊지 못해 다시 찾아온다.  손님들은 "혜화 칼국수만 30년을 먹고 있는데 이 집은 예나 지금이나 맛이 변한 것이 없다"고 말한다.

 

▶주소: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35길 13 (혜화 로터리에 있는 SK주유소와 파출소 사이 골목길을 따라 1분 걸어 올라가면 발견 할 수 있다)

▶문의:  02-743-8212

▶영업시간: 11:00 ~ 22:00 (명절 당일, 다음날 휴무)

▶가격정보: 국시 8000원, 수육 15000(소) 28000(대), 문어 15000(소) 28000(대), 생선튀김 15000(소) 28000(대), 바싹불고기 15000(소) 28000(대), 녹두빈대떡 10000원.

▶비고:  화장실이 야외에 위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