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선 자서전 쓰는 게 유행이랍니다. 이게 바로 ‘퍼스널 스토리텔링’이네요.”

얼마 전, 3년 동안 베이징 특파원을 다녀온 절친한 기자 한 분과 식사를 했는데, 그에게 지난 달 출간한 <퍼스널 스토리텔링 전략>을 선물하자, 대뜸 이렇게 말하더군요.

최근 중국에서는 개인의 스토리를 만들고 집필해주는 사업이 성행이랍니다. 우리 돈으로 몇 백만원만 주면 의뢰인의 스토리를 작성해 주니 필자에게 그 사업을 해보라고 권합니다. 물론 웃으며 손사래를 쳤지만 중국에서 퍼스널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높다니 반가웠습니다.

2015년 1월에 칼럼을 시작할 때 말씀드렸듯이 ‘브랜드가 썸 타다’는 브랜드가 썸을 타면 브랜드 스토리텔링의 시작이며, 고객과의 썸, 창업자와의 썸, 개발자와의 썸, 연예인과의 썸, 스포츠인과의 썸, 핫이슈와의 썸, 이런 썸들은 결국 브랜드 스토리가 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화제가 된다고 했습니다. 개인 역시 브랜드이며 또 브랜드 스토리가 필요하죠. 곧 무언가와 썸을 타야 합니다. 그 썸으로 퍼스널 스토리텔링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브랜드 스토리텔링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제대로 구축해서 제대로 알리는 것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퍼스널 스토리텔링은 개인의 아이덴티티를 찾아서 진화시키는 거죠. 여기서 개인의 브랜드를 ‘전문성’이라고 보면, 자신만의 전문성으로 차별화하고 이를 성장시켜 전문가가 되는 것입니다.

퍼스널 스토리텔링에서는 ‘전문화(專門化)’와 ‘진화(進化)’가 중요 핵심어입니다. 이런 단계가 스토리텔링(Story-Telling)과 스토리두잉(Story-Doing)입니다. 즉 스토리텔링으로 자신을 전문화하고 스토리두잉으로 진화해 나가야 합니다.

퍼스널 스토리를 만들기 위한 첫 작업은 퍼스널 아이덴티티 구축입니다. 바로 자신의 ‘전문성’을 찾아서 기초공사를 하는 작업이죠. ‘스토리 탐색’을 통해 자신의 전문성의 씨앗을 발견하고 이를 다른 요소와 차별화해야 합니다.

필자의 지인 중에 현재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사람이 있는데, 사회복지 분야에 경험이 없어 고민하던 중에 필자가 상담을 통해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복지사’라는 차별점을 만들어 주었죠. 그는 10년 이상 근무한 경험을 그의 새로운 일에 스토리로 접목함으로써 과거 경험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로 연결하여 살렸던 거죠.

두 번째 작업은 ‘스토리텔링으로 나만의 브랜드 만들기’입니다. 언어학자인 빌헬름 훔볼트(Wilhelm Humboldt)가 ‘인간은 언어가 보여주는 대로 현실을 인식한다’고 했듯이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인식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자신의 스토리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면서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워딩(Wording)을 하고, 상징 표현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인식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퍼스널 스토리텔링에서는 그중 하나로 자신의 바이라인과 소셜미디어 타이틀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자신을 인식하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북칼럼니스트 최보기의 ‘최보기의 책보기’는 그의 브랜드가 되었고,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는 ‘자신은 사진을 통해 치유를 하는 작가’라는 의미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단계는 전문성 확립을 위한 스토리두잉입니다. 즉 자신이 세상에 소리친 약속을 이행하는 단계입니다. 그 약속을 실행하면서 스토리텔링을 하는 거죠. 즉 ‘스토리텔링→스토리두잉→스토리텔링’으로 계속 순환하는 구조이며, 이 과정에서 자신의 전문성이 강화되고 전문영역이 확장되며 강력한 퍼스널 브랜딩이 구축되게 됩니다. ‘남보다 뛰어나다고 내가 고귀한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우수해질 때 내가 고귀해지는 것이다’라는 헤밍웨이의 말처럼 끊임없이 성장하는 거죠.

이제 곧 2016년 병신년(丙申年)입니다. 병(丙)은 붉은색을 의미하여 ‘붉은 원숭이의 해’입니다. 붉은 원숭이는 열정적이며 사교적이고 재주가 많지만 자신을 너무 과신한다고 합니다.

병신년에 여러분 모두 열정적인 한 해, 재주를 한껏 부리는 한 해, 또 겸손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며, 새해 목표로 자신의 차별점을 탐색하고, 이를 아이덴티티로 구축해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퍼스널 스토리텔링을 한번 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