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회장이 이끄는 알리바바가 112년 전통의 홍콩 유력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인수했다. 이에 SCMP 인수를 주도한 마윈 회장의 ‘심복’인 차이충신(蔡崇信) 알리바바 부회장은 인터넷, 즉 전자상거래 시장의 강점과 SCMP의 미디어 역량을 더하는 시너지를 장담하고 나섰다. 경영난에 휘청이던 SCMP에 알리바바의 혁신을 불어넣어 기사 콘텐츠를 무료로 풀어내는 등 다양한 콜라보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이 지점에서 국내외 언론에서는 알리바바의 미디어 장악 시나리오가 부상하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정부와 알리바바의 관련성을 부각시키며 일종의 산업지배 로드맵이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알리바바도 SCMP 인수 직후 그 배경을 묻는 질문에 “타 지역 사람들이 중국에 갖는 편견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해석하기에 따라 언론의 편집권과 연결된 민감한 지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알리바바의 SCMP 인수가 미디어 장악 시나리오의 일환이라는 것은 일리가 있는 분석이다. 마윈 회장은 지난 6월 중국 최대 경제지인 재일재경일보에 12억 위안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섰으며 그 외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를 보유한 신랑망을 노리는 상황이다. 심지어 동영상 업체 유큐투더우까지 인수했다.

미디어의 개념을 콘텐츠와 플랫폼으로 나누고 최근 페이스북과 구글, 애플 등이 IT 플랫폼으로 미디어의 역할을 일정부분 수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지점은 고려하면 전방위적 장악이다.

하지만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미디어 산업을 장악하는 의도는 가져도, 이를 바탕으로 ‘황제’가 되려는 복안을 가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역량의 집중적 측면에서 알리바바가 미디어 산업에 ‘올인’할 가능성은 전무한 상태에서 오히려 미디어 산업을 활용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 유력하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대표적이다. 그는 2013년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해 자사의 전자상거래 솔루션과 미디어의 기능을 극적으로 결합시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전자상거래의 빅데이터 기술과 미디어의 콘텐츠적 강점을 연결해 각각의 사업, 즉 전자상거래와 미디어 산업의 시너지를 노린 대목이다.

기본적으로 전자상거래는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다. 이러한 기술력을 미디어의 DNA에 이식하는 방식은 워싱턴포스트의 변신으로 이미 성공을 입증한 바 있다.

미디어의 강점을 전자상거래를 비롯한 IT 생태계에 주입하는 것도 고무적이다. 아마존은 자사의 특급 배송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한 고객에게 워싱턴포스트 디지털판 6개월 공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흥미로운 지점은 아마존의 이러한 전략이 아마존 프라임 고객을 위한 6개의 부가 서비스 중 1개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 고객에게 음악 100만 곡을 광고없이 제공하고 사진용 클라우드 무제한 이용권 및 킨들 책 공짜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6개월 무료 구독권은 철저하게 일부다. 페이스북이 인스턴트 아티클을 활용하면서도 ‘주력’으로 삼지 않는 현상과 오버랩된다.

결론적으로 알리바바는 소상공인을 살리는 자사의 B2B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할 장치 중 하나로 미디어 산업에 주목했다는 분석이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