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기자

앱애니는 세계에서 가장 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데이터 분석 회사다. 한국에도 2013년에 지사를 차렸고 고객사도 제법 많다. 강남역 9번 출구로 나와 조금 걸으면 나오는 건물인 부띠끄모나코에 앱애니코리아 사무실이 있다. 정도일 지사장을 찾아 앱애니 스토리와 글로벌 앱 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사무실의 온돌 마루가 열기를 더해줬다.

앱애니는 모바일 앱 데이터를 측정해 통계의 기준점을 제시해주는 회사다. 앱애니는 모바일 앱 전략 수립에 있어 완벽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전 세계 157개국 앱 데이터를 다루고 있는 만큼 신뢰도가 높다. 약 86만개 앱의 데이터가 앱애니와 연동되어 있다. 50만명의 업계 종사자가 앱애니 데이터를 바탕으로 핵심 의사결정을 내린다. 글로벌 상위 10대 퍼블리셔 중 9곳이 그렇다.

첫 시작은 2010년에 무료 앱 분석 플랫폼과 시장 데이터를 제공하면서 출발했다. 현재 직원 수는 410명이다. 본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이며 전 세계 15개 지사가 있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4번에 걸쳐 940억원을 투자받았다. 올해 실적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오르고 있다.

고객사 성공 사례를 보면 국내의 경우 넷마블게임즈가 대표적이다. 우리를 통해 국내 대표 게임사를 넘어서서 글로벌 회사로 발돋움했다. 2015년 4월에는 세계 10대 퍼블리셔에 올랐다. 해외 사례는 게임사 글루가 대표적이다. 여러 히트작을 개발하며 앱애니 마켓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핵심 결정을 내렸다. 글루 관계자는 “앱애니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가 어떤 종류의 게임을 원하는지 보완할 부분이 어딘지 찾을 수 있었다”고 피드백을 줬다. 그는 글루 팀원들은 앱애니 데이터를 통해 정기적으로 내부 보고서를 만들어서 어떤 시장에서 어떤 게임이 뜨고 지는지를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고도 전했다.

앱애니코리아는 2013년도에 문을 열었다. 나는 지난해 하반기에 합류했다. 그전까지 앱애니코리아는 현지 영업 사무소 개념에 가까웠다. 본격적인 국내 비즈니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

국내 성과를 말하자면 설립 이후 3년에 걸쳐 삼성, SK플래닛, 티몬 등이 고객사가 됐다. 게임사 중엔 넷마블, 위에이드엔터테인먼트, 엔씨소프트, 넥슨, 컴투스, 게임빌 등이 고객사다. 고객사들이 성과를 내고 있어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음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선순환 구조다.

▲ 사진=노연주 기자

현지화 전략은 일단 앱애니 모든 서비스가 한국어로 제공된다. 다만 기업마다 모바일 데이터 니즈가 다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시장 인사이트 보고서를 한국어로 발간한다. 앱애니 웹사이트 블로그 탭에 들어가면 보고서를 볼 수 있다.

피드백을 열심히 받고 있다. 우리 고객사들이 어떤 데이터를 통해 어떤 이득을 얻고 시장에서 성공하는지를 굉장히 민감하게 보는 중이다. 그것을 통해 앱애니도 어떤 부분에 조금 더 집중해서 고객사의 성공을 도울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국내 앱 사용자의 특징은 트렌드에 굉장히 민감하다는 것이다. 게임 사용자 비중이 높으며 데이터 소비량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도 특징이다. 또 오후 9시 이후 야간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카테고리별 앱 소비시간을 보면 미국은 SNS 앱 사용이 많은데 한국은 게임과 메신저에 소비하는 시간이 월등히 높다.

2016년 앱 시장 키워드를 말하자면 앱 시장의 웹 잠식 가속화다. 소비자들이 앱에서 보내는 시간과 비용이 갈수록 늘고 있다. O2O, 핀테크와 같이 생활에 밀접한 서비스가 앱 경제를 이루고 있고 tvOS,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같은 콘텐츠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O2O 시장은 성장과 함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고객확보 비용이 높아진 것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사용자 확보를 위해 가격 혜택을 남발하는 바람에 서비스 가치가 떨어졌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 O2O 업계에 합병 바람이 불기도 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신흥시장과 함께 성숙된 단계다. 올해 5월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40% 매출 성장이 일어났다. 규모로 보면 글로벌 4위다. 다만 비게임 부문의 성장이 더딘 편이다. 구글플레이와 애플 iOS에서 게임 매출이 전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VR과 AR은 아직 초기 도입단계다. 페이스북,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초기 도입을 주도 중이다. 몰입형 게임이 당장에 타깃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여러 부문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더 많은 기업이 몰입형 콘텐츠 시장에 가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목해야 할 앱 수익모델이 있는데 바로 구독 매출을 기록하는 앱이다. 월정액을 받는 개념인데 최근 아주 큰 성장 조짐이 보인다. 비디오 스트리밍 앱 ‘HBO나우’, 소개팅 앱 ‘틴더플러스’가 그런 사례다. 국내에서는 ‘멜론’이 구독 매출을 통해 매출 순위 상위에 올라 있다.

인도 앱 시장은 최근 굉장히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구글플레이 앱 다운로드 순위가 글로벌 3위다. 스마트폰 시장 규모 또한 세계 3위에 해당한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아직 10~15%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앱 개발자에게는 기회의 땅이다.

앱 스타트업에 조언해준다면 크게 3가지를 꼽을 수 있겠다. 첫 번째는 데이터의 중요성이다. 데이터를 통해 정확히 타깃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모바일 생태계 현황을 이해하는 것이다. 개발자의 입장은 사용자의 입장과 다를 수 있다. 피드백과 니즈에 얼마나 빨리 대응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세 번째는 해외시장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앱 시장은 포화상태다. 반면 신흥시장으로 타깃을 돌리면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남아 있다.

우리의 국내 시장 목표는 앱 시장의 기준점을 제시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다. 우리 데이터를 통해 가장 정확한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고객사를 돕고 싶다. 궁극적으로 앱 개발자들이 시장을 정확히 분석하고 도움을 얻어 앱 생태계가 선순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정도일 지사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CSUC)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세계 최대 IT 전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 영업 대표를 역임했으며 GfK 한국 영업 총괄부장을 맡기도 했다. 앱애니 한국 지사장으로는 지난해 11월 취임했다. 그는 처음 앱애니로부터 연락이 왔을 때를 “제의가 왔을 때 원래 잘 알고 있었고 모바일 시장에 풍부한 인사이트를 가지고 있는 회사라서 합류하게 됐다”고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