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르쉐의 스포츠카 역사를 다시 쓰는 중책을 맡은 미션 E. 사진 제공/ 포르쉐 AG

적어도 10년 안에 포르쉐 사상 최초의 100% 전기차가 거리를 누빌 예정이다. 포르쉐 감독 이사회는 지난 12월 4일(현지 시간) ‘미션 E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포르쉐는 스투트가르트 주펜하우젠 공장의 주요 부지에 약 7억 유로를 투자해 빠른 시간 안에 도장 공장과 조립 라인을 신규로 구축하고, 기존의 엔진 공장을 확장해 전기 모터 생산에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더불어 기존의 차체 공장이나 바이작 연구개발센터 등 전사적으로 미션 E 프로젝트 관련 계획을 세우거나 이미 실행에 옮기고 있다.

전기를 충전해 달리는 포르쉐라니 이보다 더 싱거울 순 없다. 포르쉐 최초의 패밀리카나 4도어 세단 수준의 충격이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기존 고객들의 거센 반발과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카이옌과 파나메라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자동차 업계의 리더가 된 포르쉐라는 점, 폭스바겐발 디젤 쇼크로 거의 모든 자동차 메이커가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포르쉐도 예외일 수 없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포르쉐 스스로 스포츠카 역사의 새 장을 열겠다고 공언했다는 점 때문이다. 그렇다. 포르쉐 100% 전기차는 도로 위는 물론 트랙에서도 거침 없는, 상당한 실력의 소유자일 것으로 전망된다.

▲ 미션 E는 특수 제작된 800V 충전기를 통해 단 15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80%를 충전할 수 있다. 사진 제공/ 포르쉐 AG

미션 E 콘셉트카는 지난 9월 프랑크푸르트 국제모터쇼(IAA)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미션 E는 BMW i8이 그러했듯이 감성적인 디자인으로 관람객의 눈을 먼저 사로잡았다. 미션 E는 ‘E 퍼포먼스’라는 표현에 걸맞은 기술적 완성도를 갖춘 첨단 스포츠카로 놀라운 주행 성능과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이끄는 실용성의 극적인 조합을 보여준다. 4개의 도어, 4개의 독립 시트에 600마력(440kW)을 상회하는 고출력으로 3.5초 안에 시속 100km/h를 돌파할 수 있고, 완충 시 주행 거리는 500km를 넘는다(참고로 대선배 격인 테슬라 모델 X의 최상위 버전인 P90D의 제로백은 3.2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BMW i8은 최고 출력 362마력으로 4.4초에 시속 100km/h를 돌파한다). 미션 E의 바닥 내부에 통합된 리튬이온배터리는 지금 나와 있는 급속 충전기보다 전압이 두 배 높은, 특수 제작된 800V 충전기를 통해 충전된다. 단 15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80%를 충전할 수 있다. 차고 바닥에 설치된 유도 전류 장치로 무선 충전이 가능한 옵션도 제공된다.

디젤 쇼크로 폭스바겐 그룹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그 여파가 아우디와 포르쉐에까지 미치고 있다. 이 틈을 타 자동차업계가 빠르고 재편되고 있다. ‘전기차’는 새로운 기회이자 대세 키워드로 떠올랐다. 선두 자리를 놓치고 싶지 않은 포르쉐는 미션 E라는 매력적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올리버 블루메 포르쉐 회장은 “우리는 전기 자동차 개발이라는 도전에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100% 전기 스포츠카 부문에서 포르쉐의 철학에 충실하면서도, 가장 스포티하고 기술적으로 완성된 차를 사람들에게 제공할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어디서 들어본 듯한 말이다. 포르쉐 마니아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카이옌과 파나메라를 출시했고, 보란 듯이 성공한 포르쉐인 만큼 안심이 간다. 물론 소음도 배출 가스도 전혀 없는 포르쉐 전기차를 타고 안 타고는 어디까지나 당신의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