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내용보다 저자가 호기심을 더 자극한다. 정확히는 저자 직업이 궁금하다. 멘탈리스트. 느끼한 호주 배우 사이먼 베이커 주연의 미국 CBS 수사드라마에도 나오는 직종이다. 멘탈리스트는 미드의 주인공 패트릭 제인처럼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사람의 마음을 순식간에 읽어내는 전문가들을 말한다. 저자만 해도 3M, 바이엘, 버라이존, 시티즌 뱅크, 트래블러스, 버거킹 등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그의 고객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심리학자들이 ‘마법의 단어’로 밝혀낸 7개 단어를 통해 효과적인 소통의 기술들을 총정리하고 있다. 예일대 심리학과 존 바그 교수는 “우리 뇌는 ‘움직인다’는 단어를 읽으면 의식적으로 행동할 준비를 한다”고 말했다. 즉, 특정 단어는 뇌의 특정 부분을 자극해 자신도 모르게 행동하게 할 만큼 강력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무의식적으로 사람의 마음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단어, 즉 ‘마법의 단어’를 제대로 알고 사용한다면, 말 한마디에도 자신의 생각을 담아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첫 번째 마법의 단어는 ‘좋아요(YES)’다. 우리 언어에 존재하는 최고의 단어다. ‘좋아요’가 가진 마법의 힘은 갈등을 해결하고 친밀감을 형성하며 무엇보다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데 있다. ‘좋아요’라는 말은 모든 인간의 본능인 ‘수용’의 욕구를 채워준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심리학 교수이자 긍정심리학의 창시자인 마틴 셀리그먼은 “좋아요”라는 말 뒤에는 흥분과 긍정성, 낙관주의, 자신감과 연결된 감정이 뒤따라온다”고 말한다. 저자는 긍정의 결과를 유도하기 위해 대화 시 상대방이 “좋아요”라고 답할 수 있는 첫 번째 질문을 던지고, 도중에도 사소하게 여러 번 “좋아요”라는 대답이 나오도록 유도하라고 조언한다.

두 번째 마법의 단어는 ‘하지만(BUT)’이다. ‘하지만’은 좋은 의도까지도 모두 무효로 만드는, 일명 ‘지우개’ 효과를 낸다. “좋은 생각이네, 하지만 지금은 투자할 수가 없어”를 예로 들어보자. ‘하지만’의 앞에 오는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대신에 뒤에 오는 말만 강하게 꽂힌다.

우리는 무심코 이 말을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잘만 활용하면 커뮤니케이션 결과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이라는 지우개를 의견 불일치를 ‘지우는 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마법의 단어는 ‘왜냐하면(BECAUSE)’이다. 어떤 일을 할 때,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설명해주면 반응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하버드대학 사회심리학과 엘런 랭어는 연구를 통해 이를 증명했다. 복잡한 도서관에서 복사기 앞에 줄 서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 말했다. “죄송하지만, 전 다섯 페이지만 복사하면 되는데, 제가 복사기를 먼저 사용해도 될까요?” 이때 성공률은 60%였다. 좀 더 구체적으로 부탁해봤다. “죄송합니다. 전 다섯 페이지만 복사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제가 지금 급한 사정이 있어서 그러는데요. 복사기를 먼저 사용하면 안 될까요?”라고 말하자 성공률은 94%로 뛰었다. 이 경우 이유와 결과의 관계를 알고 싶어 하는 상대방 뇌의 욕구를 충족시켜줬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어떤 결정을 내리거나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이유’가 필요하다. 랭어의 실험은, 작은 이유일지라도 상대의 긍정적 반응을 불러일으킬 만큼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네 번째 마법의 단어는 ‘이름(THEIR NAME)’이다. 상대의 이름, ‘그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다. 브라운대 청각신경과학자 세스 호로비츠는 인간의 청각이 평소에는 남들의 이야기를 흘려듣지만 갑자기 자신의 이름이 불릴 때 한층 더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뉴욕주립대학 심리학과 브렛 펠헴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자신과 관련된 대상, 예컨대 자기 이름에 들어가는 글자를 선호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다섯 번째 마법의 단어는 ‘만약에(IF)’이다. ‘만약’는 저항의 장벽을 마법처럼 와해시킨다. 가령, 누군가가 “나는 못한다”는 식의 말을 할 때마다 “만약”을 이용해보라.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건 압니다. 하지만, 만약에 해내신다면 어떻게 될까요?”

여섯 번째 마법의 단어는 ‘도움(HELP)’이다. “도와줘”는 듣는 사람의 참여를 이끌고 상호 의존하는 관계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마법의 단어다. 이 말을 제대로 사용하면 사람들이 사회 규범에 따라 행동하고 스스로 중요한 존재라고 느끼게 만들 수 있다. 즉 소속감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못한다, 도움이 필요하다’라고 말한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약함을 드러내는 것이므로 사람들 간에 교감과 친분을 쌓아준다. 물론 진정성이 담겨야 한다. 도움을 요청할 때는 ‘우리’ 같은 ‘복수 대명사’를 사용함으로써 서로 한 배를 탔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 일곱 번째 마법의 단어는 ‘감사(THANKS)’다. 인간이 행복하게 잘살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감정과 긍정적인 감정의 균형이 맞아야 한다. 이것을 ‘긍정성 비율(Positivity Ratio)’라고 하는데, 대개 긍정적인 감정을 세 번 느낄 때 부정적인 감정은 한 번 느끼는 정도로 균형이 맞아야 한다. ‘고마워’라는 말은 어떤 관계에서든 긍정성의 비율을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 ‘고마워’라는 말이 최대한 효과를 발휘하려면 적절한 타이밍, 상대방 칭찬, 상대방의 의도와 수고 인정, 내가 받은 이익 언급 등이 필요하다.

<마법의 일곱 단어> 팀 데이비드 지음, 박선령 옮김, 비즈페이퍼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