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대표적인 ‘서민의 술’ 소주 값까지 올랐다니... 보통 음식점에서 4000원 선이었는데 이제는 5000원이라면, 서민들을 위한 술 맞나요?”

지난달 30일부터 하이트진로 참이슬 출고 값이 1000원대로 오르면서 보통 음식점에서 대략 4000원에 판매되던 소주가 5000원대로 오를 전망이다. 이 같은 소식에 직장인 김준호(34세) 씨는 불경기에 가격만 올라가는 장바구니 물가에 서민들을 위한 술까지 가세했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토로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행보에 롯데주류와 무학 등 경쟁 소주 업체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맥주업계까지 가세해 가격 인상에 동참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주목된다.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클래식(360㎖)의 출고가격은 병당 961.70원에서 54원 오른 1015.70원으로 변경됐다. 지난 3년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을 포함한 원료비와 포장재료비, 물류비 등 누적 인상요인율은 12.5%에 달하지만 원가절감 등으로 인상률을 최대한 낮췄다는 게 하이트진로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참이슬 출고가격이 오른 가운데 대형마트와 음식점에서의 가격 인상 폭이 어느정도 일지 역시 관심거리다. 소주업계 관계자는 “3년 전 소주 가격이 8%가량 올랐을 때 대형마트의 인상 폭이 100원 정도였다”면서 “이번에는 80원∼100원 선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음식점 에서는 참이슬 가격이 1000원 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주류 업계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까지 이어지면, 이는 매출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의 가격 인상으로 경쟁 업체 역시 소주 출고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 주류 업계 분위기가 좋지 않아 적절한 가격과 시기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표적인 ‘서민의 술’로 알려져 있는 소주 가격이 올라가면, 맥주 역시 가격 인상에 줄줄이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소주 가격이 줄줄이 인상 된다면 맥주 가격 인상 명분이 생길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빈병의 취급 수수료와 보증금 인상이 이어지면 맥주 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환경부는 내년 1월 21일부터 빈 병의 취급 수수료와 보증금을 인상하는 법률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소주의 빈병 취급 수수료와 보증금은 각각 17원, 60원으로 오른다. 맥주는 각각 14원, 80원 오른다.

맥주 업계 관계자는 “아직 인상 관련 내용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면서 “국내에 저렴한 가격의 수입 맥주들이 대거 들어오면서 국산 맥주와의 경쟁이 치열해진 상태라 선뜻 인상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부의 법률 개정이 실행된다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 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들리고 있어 주류 업계의 눈치작전이 치열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