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와 정부의 규제완화 영향 등으로 주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국민들이 체감하는 주택가격에 대한 부담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현대경제연구원에서 전국 성인 남녀 805명을 대상으로 주택시장 전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들의 평균 체감 주택가격은 2억 8000만원으로 실제 평균 주택매매가격(2억 4400만원)보다 3600만원을 상회(실제 대비 14.8%)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응답비율은 집값이 비싼 서울지역과 고액주택 보유비율이 높은 50대 고소득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또 ‘서울에 사는 30~40대 저소득층 전월세 거주자’의 대다수는 주택 구입을 위해 세후소득 13년 치를 모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2014년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PIR : Price to Income Ratio)은 5.7배인 반면 설문응답자들이 느끼는 체감 PIR은 12.8배에 달했다. 실제 주택구입 소요기간보다 체감지수가 2배에 달하는 것. 특히 임차가구, 월평균 가구소득 299만원 이하, 30~40대, 서울지역의 응답자들의 소득대비 체감 주택가격이 높은 것으로 응답됐다.

설문 응답자들은 내년 주택가격이 평균 1000만원(체감 대비 3.6%)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1년 후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자는 45.8%에 달한 반면, 하락은 15.3%에 불과했다.

집 살 의향이 있는 무주택자들은 5명 중 1명 수준이며, 임차가구들은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주택 구입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임차가구의 주택 구입 의향은 20.1%(전세 19.7%, 월세 20.9%) 수준이며, 임차가구의 주택구입 의향이 없는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67.9%)가 대부분이고 주택가격 하락(12.6%), 주택 필요 없음(7.5%) 응답률은 낮았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용화 선임연구원은 "주택가격 안정과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 여력 확충을 위해 맞춤형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저소득층의 경우,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소득 증대 및 근로장려세제 지원 등으로 집 살 여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20~30대의 경우, 소득 향상과 더불어 청년 신혼부부를 위한 행복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임차가구의 경우, 저금리 공유형모기지를 확대해 집 살 여력을 확충하는 한편, 임차를 매매수요로 전환할 수 있도록 1:1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주택가격 안정과 가계부채 증가 억제를 위해 LTV, DTI 규제 재강화 등 정부의 정책적 선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