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HOPLUS 매장 전경.


이단아(異端兒). 사전적 의미론 전통이나 권위에 맞서 혁신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런 의미에서 제일모직은 팝업스토어계의 이단아다. 팝업스토어는 인터넷의 팝업창과 같이 깜작 등장해 사라지는 매장을 말한다. 한시적으로 운영이 되는 만큼 매출보다는 홍보에 초점을 맞춰 운영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때문에 매출 면에선 적자를 기록하는 게 대부분.

그런데 제일모직은 달랐다. 남들과 새로운 전략을 구사했다고 할까. 홍보보다는 판매에 초점을 맞췄고, 적잖은 매출을 올렸다. 제일모직의 구호플러스가 주인공이다. 구호플러스는 국내 의류 업체 최초의 팝업스토어다.

한시적으로 운영을 하는 제약이 있지만 ‘구호플러스’ 라인을 론칭, 성과를 거뒀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구호플러스가 판매가의 50% 이상 할인해 판매한다는 점이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의류업계의 특성상 고객의 충성도가 높다는 점을 착안, 운영전략을 만들었다는 게 제일모직 관계자의 귀띔이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구호의 주 타깃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으로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한 명품 브랜드로 구매력이 높은 소비계층을 위해 탄생한 브랜드”라고 말했다.

여기에 하나 더. 구호플러스는 애견을 위한 옷과 목줄 등 전용 상품을 선보였다. 팝업스토어의 의미를 한층 살리는 취지에서 기획된 이벤트로 수익금 일부는 유기견 보호단체에 기부된다.

KUHOPLUS 매장 내부.


기업 홍보보다는 사회공헌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로 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평소 유기견 돕기 캠페인에 관심을 가져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씨가 기획한 것으로, 애견 상품이 1개 판매될 때마다 ‘구호’를 상징하는 950원이 유기견 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와 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KARA, Korea Animal Rights Advocates)에 기부된다.

‘구호’는 지난 2006년부터 매년 ‘하트 포 아이(Heart For Eye)’ 캠페인 티셔츠 판매 수익금 전액을 시각장애 어린이의 개안수술 기금으로 기부하는 사회공헌 활동도 진행해 온 바 있다.

정구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2030 젊은 세대가 합리적인 가격에 ‘구호’만의 차별화된 디자인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과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의식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구호플러스는 7월 31일까지 신사동 가로수길을 비롯, 수도권과 지방의 주요 백화점에서 운영할 계획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